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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민주정은 성년 남자 시민이 참가하는 민회가 국정 전반에 걸쳐 최종적인 결정권을 가지는 형태로 완성되었다. 근대 민주정의 특징 중 하나인 직업적인 관료는 아테네인과는 무관한 존재로, 그들은 시민 가운데에서 한정된 임기의 공직자들을 추첨으로 뽑고(단 장군 등의 전문직들은 예외), 엄격한 자격 심사와 업무보고를 통해 감시했다.

민회의 결의를 보면, 관리의 부정에 대한 이 엄격한 감시는 권력은 인간을 반드시 부패하게 한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성립됐다. 3권 분립의 관념이 없었던 그들에게 민회란 어떤 의미에서 법정과 중복되는 기구였으며, 거기서 공사의 사건들이 논의되고 결정되었다.

오늘날 국가가 범죄 기소를 담당할 때 핵심적 역할을 하는 검찰관직에 상응하는 것은 없었지만 대신 활과 화살로 무장한 경찰에 해당하는 국가소유의 소수 노예병력이 존재했다. 따라서 관리의 부정에서 살인죄에 이르기까지 개인에 의한 고발이 민회법정에서 처리되는 모든 심리의 출발점이었다.

물론 전문적인 법학자는 없었으며, 추첨으로 뽑힌 시민들이 투표기구를 이용해 판결을 내렸다. 그 때문에 원고와 피고의 사이에는 완전히 논쟁적 분위기가 자리 잡게 되어, 진실의 추구보다도 참석한 시민 배심원들을 잘 설득하는 데 더 역점을 두었다. 이 때문에 아테네에서는 변론술이 발달하게 되었다. 이 시대의 유적에서 재판에 진 사람이 상대편 증인의 혀를 저주하는 내용을 새긴 납판들이 다수 발굴되고 있어 매우 흥미롭다.

이렇듯 아테네의 민주정은 아마추어들의 정치였지만, 그들은 단순한 아마추어가 아니라 중대한 경험을 몸에 익힌 비전문가들이었다. 민회에서 발언의 자유는 보장되었지만, 실질적으로 민회를 이끌어가는 것은 귀족출신의 유명한 정치가였다. 즉 시민들이 정치가의 지도력을 신임하고 지지하는 형태로 운영되었다.

고대 그리스 세계에서 민회의 의결은 로마의 민회나 프랑스의 삼부회와 같은 집단단위 투표 방식이 아니라 항상 1인 1표의 투표 방식이었다. 따라서 민주화의 과정은 민회로의 권한 집중과 함께 민회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사람들의 머리 수의 차이, 즉 다수결의 원칙에 입각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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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엽 집필자 소개

단국대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에서 사학과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저서로는 <이야기 그리스로마사>, <로마제국과 곡물문제>, 논문으로는 「초기 프린키파투스 체제하에서 기사신분..펼쳐보기

신선희 집필자 소개

단국대학교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박사 과정에서 그리스사를 전공했다. 논문으로 「고전기 아테네의 거류외인 연구」 , 「기원전 451~450년 페리클레스의 시민권법 제정 동기」가 있다.

출처

이야기 그리스로마사
이야기 그리스로마사 | 저자신선희 외 | cp명청아출판사 도서 소개

그리스와 로마를 중심으로 한 고대 지중해 세계의 역사를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함께 이야기 식으로 풀어냈다. 신화가 아닌 역사에 중심을 두고, 고대 지중해 세계의 역사를 ..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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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민주정의 서막을 열다이야기 그리스로마사, 신선희 외, 청아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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