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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로마사
지진으로 붕괴된 크레타 문명
필로스 발굴에도 참여한 그리스 고고학자 마리나토스(1901~ 1974년)는 1932년 크레타 섬의 중심도시인 이라클리온 동쪽에 위치한 암니소스를 발굴했다.
지금은 작은 해수욕장에 지나지 않지만, 크레타 문명 시대에는 크노소스의 외항이었다. 출산의 여신 에일레튀이야의 동굴이 가까이에 있으며,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는 '접근하기 위험한 항구'라고 묘사되어 있다. 옛날 크레타 섬은 지금보다도 물이 풍부해, 그 항구에서 강을 거슬러 크노소스까지 배가 다닐 수 있었을 것이라 상상하는 학자도 있다.
마리나토스는 이곳에서 항만 시설과 후기 미노스 시대의 한 단계(기원전 1550~1500년경)에 속하는 이층짜리 작은 저택을 찾아냈다. 건물의 2층 벽에 그려져 있는 2개의 '백합 그림'은 현재 이라클리온의 고고학 박물관 2층에 전시되어 있다. 저택 바닥에는 경석(硬石)이 많았다. 그런데 크레타 섬에는 화산이 없으므로, 경석은 아마 크레타 북쪽으로 100킬로미터쯤 떨어진 테라(오늘날의 산토리니) 섬에서 떠내려온 것이라고 마리나토스는 추측했다. 그 섬은 기원전 16세기에 대규모 화산 분출에 의해 섬 중심부가 함몰해버려, 그때 생긴 거대한 분화구는 깊은 바다가 되고, 남은 부분은 눈썹 모양의 섬이 되었다.
마리나토스는 화산폭발 때 크레타에서도 지진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해일이 일어나고, 분출된 화산재가 하늘 높이 올라가 수년 동안 공중에 남아 햇빛을 가리는 바람에 흉작이 계속되어 크레타 문명이 큰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지진으로 인한 크레타 문명의 멸망이라는 자연재해설은 이미 에번스가 제창한 학설이지만 한동안 그리스인의 침입에 의한 멸망이라는 인재설에 의해 아주 밀려나는가 싶었다. 그런데 마리나토스는 에번스와는 약간 차이가 있지만, 다시 자연재해설을 들고 나온 것이다. 그는 또한 테라 섬의 파멸적인 붕괴는 철학자 플라톤(기원전 427~347년)이 전하는 '아틀란티스 전설'과 관련이 있으며, 그 전설이 생기게 된 요소들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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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와 로마를 중심으로 한 고대 지중해 세계의 역사를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함께 이야기 식으로 풀어냈다. 신화가 아닌 역사에 중심을 두고, 고대 지중해 세계의 역사를 ..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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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지진으로 붕괴된 크레타 문명 – 이야기 그리스로마사, 신선희 외, 청아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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