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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 이슬람 철학 문헌은 히브리어와 라틴어로 번역되어 유럽에 소개되었으며, 유럽 중세철학의 발전과 현대철학의 출현에 공헌했다(→ 히크마). 동부와 서부 이슬람 철학은 이슬람 전통주의의 부활과 새 지혜의 출현에 의해 압도되어 고립되었다. 전통주의의 대표격인 이븐 타이미야(1328 죽음)는 사소한 변혁에도 반대하여 철학적·신학적·법학적 논의를 전개하여 독실한 선조들의 믿음과 관행으로 돌아가자고 주장했다. 선조들은 곧 예언자 마호메트와 그 교우들을 의미하고 그때는 철학이 없었으므로 철학도 변혁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미 이성 철학은 알 가잘리의 〈철학의 부조리〉라는 저서로 큰 타격을 입어오던 차였다. 즉 이슬람 이성철학은 지하로 들어가서 한동안 지내다 새 옷을 갈아 입고 새 지혜란 이름으로 나타난 것이다. 새 지혜는 곧 이슬람 신학, 그리스의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신플라톤 학파, 중근동의 신비주의 및 고대 이란의 빛 개념 등이 결합된 것이다. 새 지혜의 첫 주창자는 앗 수라와르디(1191 죽음)이다. 그는 새 지혜를 조명철학이라 불렀다.
최초의 새 지혜학자 앗 수라와르디는 이븐 시나가 본질과 실존을 구분하고 아리스토텔레스가 본질과 우연, 가능성과 현실성 및 질료와 형상 등을 구분한 것을 단지 이성에 의한 구분이라고 혹평했다. 그대신 그는 빛과 어둠으로 불리는 실존과 그것의 부정에 대한 관념에 관심을 두었다. 종교의 다양성에 대한 비당파적 태도는 다른 무슬림 철학자나 신비주의자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지혜의 특징이 되었다.
앗 수라와르디보다 새 지혜의 발전에 더 큰 영향을 끼친 이가 이븐 알 아라비(1204 죽음)이다. 그의 교설은 존재의 단일성을 그 핵심으로 삼고 있으며, 진리인 절대 유일자와 그의 현현(顯現)인 창조를 뚜렷하게 구분하는 것이다.
이븐 알 알라비 이후 새 지혜는 동부 이슬람 철학자들에 의해 급속도로 발전했다. 이븐 시나와 앗 수라와르디, 이븐 알 아라비의 저서에 대한 주석이 널리 행해졌으며, 또 뛰어난 시들을 보급하여 문학교육이 이루어졌다. 12명의 이맘파를 국교로 삼은 이란은 17세기에 문학과 과학의 부흥기를 맞이했다.
미르 다마드(1631 죽음)와 그의 제자 물라 사드라(1640 죽음)는 이스파한 학파를 대표했으며, 역사와 철학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으로 폭넓은 저작 활동을 했다. 이들의 저서에는 철학, 신학 및 신비주의가 갈라놓을 수 없을 정도로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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