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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물질을 확인하고 그 양을 결정하는 방법.
특정 물질의 존재나 조성을 확인하는 것을 정성분석, 물질의 양을 계산하는 것을 정량분석이라 한다.
18세기 스웨덴의 토르번 베리만이 무기정성·정량분석을 창시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20세기 이전에는 저울을 제외한 어떤 기기도 사용하지 않고 물질간의 화학반응을 이용하여 분석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것을 고전적 분석이라고 하는데, 20세기에 들어서 기기를 이용하여 분석물의 물리적 성질을 측정하는 기기분석법이 널리 사용되었다.
기기를 이용한 기기분석법에는 스펙트럼 분석법, 전기분석법, 분리법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기기분석법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스펙트럼 분석법은 전지기 복사선을 분석물에 쏘았을 때 흡수, 산란, 방출되는 전자기 복사선을 측정하여 분석하는 방법이다. 전기분석법은 분석용액을 전기나 전자장치와 연결하여 분석물의 양과 성질 등을 측정하는 방법이다. 전기분석법에는 전기전도도법, 전압전류법, 전위차 분석법 등이 있다. 분리법에는 크로마토그래피와 질량분석법이 널리 사용된다. 크로마토그래피는 이동상이 정지상을 통과할 때의 혼합물의 성분이 분리되는 것을 이용한 것이고, 질량분석법은 전기장과 자기장 속에 있는 물질의 이온들을 분류함으로써 화학물질을 확인하는 방법이다.
화학분석
화학분석은 크게 고전적 분석(또는 습식분석)과 기기분석으로 나뉜다.
고전적 분석은 저울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기계나 전자기기도 사용하지 않는 분석방법들을 말한다. 이 방법은 주로 분석되는 물질과 여기에 첨가되는 시약 간의 화학반응을 이용하여 분석하는 것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분석은 기기분석 부류에 속하는데, 이는 저울 외에 다른 기기도 사용하는 것이다. 분석자는 광범위한 부류의 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 고전적 분석과 기기분석은 다시 무게분석과 부피분석으로 세분된다.
무게분석은 임계질량을, 부피분석은 임계부피를 측정하는 것과 관련된다.
화학분석의 발전은 화학의 발전과 병행되었다. 18세기 스웨덴의 과학자 토르번 베리만은 보통 무기정성·정량분석의 창시자로 여겨진다. 20세기 이전에는 거의 모든 검사를 고전적 방법으로 했다. 19세기말에 분광기나 전해 무게분석장치 같은 간단한 기기들을 사용하기도 했지만 20세기에 들어와서 비로소 기기분석이 많이 사용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전자공학이 발달하고 이어서 디지털 컴퓨터가 널리 사용되면서, 고전적 분석으로부터 기기분석으로 변화가 촉진되었다. 지금은 기기분석이 주종을 이루고 있긴 하지만 아직도 몇 가지의 고전적 분석법은 필요하다. 화학분석의 주요한 단계는 ① 시료채취, ② 시료채취 장소에서 시료 예비처리, ③ 실험실 처리, ④ 실험실 분석, ⑤ 계산, ⑥ 결과 해석으로 나눌 수 있다. 분석 결과를 정확하게 얻으려면 각 단계를 정확하게 해야 한다.
어떤 분석화학자들은 위의 모든 단계를 포함하는 분석(analysis)과 실험실에서 행해지는 부분, 즉 시료분석(assay)을 구별하기도 한다.
시료채취 단계에서는 분석을 하기 위해 시료 전량 중 일부분을 떼어낸다. 이때 떼어내는 부분은 전체 물질을 대표할 수 있어야 한다. 시료의 크기와 시료의 수를 정하기 위해 종종 통계가 이용된다. 시료채취 계획을 세울 때 분석자는 분석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자세히 알아야 하며 분석의 정확도와 시료채취에 소모되는 시간과 돈을 추정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분석물질 내의 위치와 시간을 달리하여 여러 시료를 채취하면 분석의 정확도가 커진다. 예를 들어 호수의 물을 시료로 한다면 호수 중심부의 여러 깊이에서, 또 중심부 부근의 여러 장소에서 시료(물)를 채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료를 모은 후에 시료채취 장소에서 시료를 화학적·물리적으로 즉시 처리하는 것이 좋다. 처리의 종류는 시료 및 시료의 분석에 사용되는 물질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천연수 속에 녹아 있는 산소의 양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이 시료를 밀봉된 저장용기에 담아 냉동방으로 이동시키게 된다. 밀봉하는 것은 대기 중에 노출되어 생길 수 있는 산소 농도의 변화를 막고, 냉동시키는 것은 미생물 때문에 생기는 산소 수치의 변화를 지연시킨다. 시료가 실험실에 도착하고 나면 시료분석에 앞서 추가작업이 필요하다. 어떤 경우에는 여러 시료들을 단순히 섞어서 균일한 하나의 복합시료로 만든 후에 분석하게 된다. 이 과정을 통해 각 시료 견본을 분석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다. 시료는 분석될 수 있는 형태로 만들기 위해 화학적·물리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광석 시료는 보통 먼저 산성용액에 녹여야 한다. 일단 시료 견본이 준비되면 분석자가 우연오차의 크기를 추정하기 위해 충분히 실험실 분석을 한다. 보통은 각 시료당 최소한 3번의 분석을 한다. 시료분석이 끝난 후에 여기서 나온 정량적 결과들을 수학적으로 처리하여 정성·정량 분석 결과들을 의미를 알 수 있는 형태로 얻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 정량분석에서는 2개의 값이 기록된다. 첫번째 값은 시료분석을 통해 추정된 정확한 값이고 2번째의 값은 시료분석에서 발생하는 우연오차의 양을 나타낸다.
보통 실험실 분석의 결과들을 평균해서 이를 가장 좋은 값으로 기록한다. 오차의 추정치로 가장 많이 쓰이는 값은 표준편차로, 이는 시료분석의 결과가 평균값과 얼마나 다른가를 나타내준다.
정확한 저울을 써서 몇 가지 예비측정을 하는 것만으로도 유용한 정량분석 결과들을 많이 얻을 수 있다. 이때 측정되는 것은 밀도·비중·점성도·수소이온농도(pH) 등이다.
밀도는 물질의 부피에 대한 질량의 비로 정의된다. 비중은 밀도와 관련된 양으로 특정 온도에서 물의 밀도와의 비로 주어진다. 점성도는 물질이 그 모양의 변화에 대해 견딜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낸다. 용액의 pH는 그 용액 속에 들어 있는 수소 이온(H+)의 활동도(몰농도와 활동도 계수의 곱)에 상용로그를 취해 이 값의 음수값을 택한 것이다. 이것은 pH의 값이 항상 양의 값을 갖도록 한다.
분석 전 방해물질의 제거
고전적 분석이든 기기분석이든 어떤 분석과정에서 중요한 단계는 시료분석을 하기 전에 시료로부터 방해물질을 제거하는 것이다(방해물질제거). 방해물질이란 분석시료의 측정을 방해하는 것들로 분석시료가 아닌 물질들을 말하며, 이들은 그릇된 분석 결과를 가져다주게 된다.
방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몇 가지 방법이 고안되었다. 이들을 분리시키는 기술 중 가장 흔히 쓰이는 방법으로는 증류, 선택적 침전, 여과, 착물화, 삼투, 역삼투, 추출, 전해무게분석, 크로마토그래피 등이 있다. 이들 방법 중 일부는 방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실제 시료분석을 할 때도 이용된다.
증류는 액체나 액체·고체 성분의 혼합물을 유리 용기(끓임 플라스크)에 넣어 가열하는 것이다.
휘발성이 더 큰 물질(끓는점이 더 낮은 것)이 기체상태로 전환되어 냉각관(냉각기)을 통해 유리용기에서 빠져나간다(기화). 증류액이라 하는 이 응축된 액체는 받음 플라스크에 모이게 되며, 휘발성이 작은 성분부터 분리된다. 즉 성분들의 상대적인 끓는점에 따라 분리가 이루어진다.
보통 유리용기와 냉각기 사이에 비그류(Vigreux) 증류관을 집어넣어 분리효율을 크게 한다. 비그류 증류관은 기체가 냉각기에 들어가기 전에 응축과 기화를 되풀이할 수 있는 표면을 제공해주는 관이다. 이 과정을 통해 휘발성이 상대적으로 큰 액체는 앞부분에, 휘발성이 상대적으로 작은 성분은 뒷부분에 농축된다. 분석물은 보통 냉각기에 도달하기 전에 몇 차례의 기화-응축과정을 거친다.
선택적 침전법은 혼합물로부터 방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이용된다(화학침전). 용액에 특정 시약을 첨가하면 이것이 방해물질과 선택적으로 반응하여 침전물이 만들어진다.
이 침전은 여과나 원심분리 등의 물리적인 방법에 의해 혼합물로부터 분리될 수 있다.
여과는 입자를 그 크기에 따라 분리하기 위해서 이용된다. 1가지 응용 예로 선택적으로 침전시킨 후에 그 침전을 제거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실험실에서 하는 이러한 고체-액체 여과는 구멍의 크기가 다른 여러 등급의 거름종이를 써서 한다.
깔때기에 고정되어 있는 거름종이나 다른 여과장치에 혼합액을 부으면 액체는 여과기를 통과하는 반면 침전은 통과하지 못하고 남아 있게 된다. 여과기의 구멍 크기가 작으면 보통 여과속도가 느리므로 부분적으로 진공을 유지하는 플라스크에 여과시켜 여과속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 종이 여과기 대신 종종 프릿 유리질이나 유리 섬유질의 여과기가 사용된다. 실험실에서는 고체-기체 여과도 행해진다.
착물화는 방해물질의 작용을 막는 다른 방법이다.
방해물질과 선택적으로 착물을 형성시키기 위해 분석되는 혼합물에 착물화제를 첨가한다. 착물은 2가지 물질의 화합물로 보통 용액 속에 그대로 녹아 있게 된다. 착물의 화학적 성질이 원래의 방해물질과 다르기 때문에 이 착물은 분석시료물에 대해 방해작용을 하지 않는다.
삼투는 같은 용매를 포함하고 있는 두 용액 사이를 반투막으로 막아 분리하는 기술이다.
이 막은 용액중 조그만 성분(보통 용매)은 통과시키고 큰 분자들은 통과시키지 않는다. 자연적인 경향은 용매의 농도가 높은 쪽에서 농도가 낮은 쪽으로 용매가 흐르는 것이다. 용매의 농도가 더 낮은 쪽의 용액에 압력을 가하면 농도가 낮은 쪽에서 농도가 높은 쪽으로 용매가 흐르는 역삼투가 일어난다.
역삼투는 물의 정제에 종종 쓰인다. 어떤 경우에는 화학적 시료분석에 앞서 분리를 하기 위해 삼투나 역삼투가 이용될 수 있다.
추출은 섞이지 않는 용매에서 용질의 상대적인 용해도를 이용하는 것이다. 만약 용질이 수용액에 녹아 있다면 물과 섞이지 않는 유기 용매를 첨가시킨다.
용질은 물이나 유기 용매에 녹게 된다. 두 용매에 대한 용질의 상대적인 용해도가 다르다면 부분적으로 분리가 일어난다. 위층의 밀도가 작은 용매층을 물리적 방법을 이용하여 아래층으로부터 분리시킨다. 분리된 각 층에 대해 이 과정을 반복적으로 시행하면 분리가 더 잘된다(용매추출). 이와 같은 회분법(回分法)뿐만 아니라 향류추출(向流抽出)이라 불리는 연속과정을 써서 추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해무게분석법은 전류를 이용하여 용액으로부터 고체를 전극에 석출시키는 것이다.
보통 용액 속에 있는 금속 이온이 금속판으로 석출되는 것이지만, 다른 전극막이 형성될 수도 있다.
크로마토그래피는 이동상(액체나 기체)이 고정상(고체나 액체)을 통과하면서, 고정상에 대한 성분들의 상대적인 인력에 의해 혼합물의 성분들이 분리되는 일련의 분리방법들을 말한다.
크로마토그래피는 사용되는 이동상의 형태에 따라 보통 2가지로 나누어지는데 이동상이 액체인 경우 액체 크로마토그래피, 이동상이 기체인 경우 기체 크로마토그래피라고 한다. 간단한 액체 크로마토그래피 장치에서는 고정상이 유리관과 같은 관 속에 놓여지며, 관의 아래 끝부분은 유리솜이나 탕화(湯化)된 유리 원판 등의 마개로 느슨하게 틀어막혀 있다. 분리를 하기 전에 고정상에 이동상으로 사용할 액체(분리용매)를 채운 다음, 분리하려고 하는 혼합물을 관의 꼭대기에 부어 고정상에 흡착시킨 후에 용매를 흘려 내려서 각 성분을 분리한다.
용리 크로마토그래피라고 알려진 가장 흔한 형태의 크로마토그래피에서는 용액이 아래쪽으로 흐를 때 관의 꼭대기에 계속 이동상을 부어준다. 기포가 관 속에 들어가서 이동상의 흐름을 막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고정상은 이동상 속에 계속 잠겨 있어야 한다. 혼합물의 성분이 관을 통해 내려가면서 고정상과의 인력에 따라 각 성분들은 두 상 사이에 분배된다. 각기 다른 성분은 고정상에 대한 인력이 다르기 때문에 분리가 일어난다.
고정상에 대한 인력이 상대적으로 큰 성분은 관 속에 더 오랫동안 남아 있는 반면 인력이 작은 것들은 더 빠른 속도로 내려간다. 관을 통과해서 나온 분리된 성분들을 모은다.
판 위에서 행해지는 분리의 경우도 유사한 과정을 거치지만, 이 경우는 일정한 위치에서 시간적으로 분리가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시간 간격이 지난 후 공간적으로 분리가 이루어진다(판 크로마토그래피). 즉 이 경우에는 고정상을 입힌 판의 아랫부분에 시료를 일직선의 띠처럼 흡착시키고 용매가 들어 있는 용기에 담그면, 용매가 판을 따라 올라가면서 시료의 각 성분이 분리된다.
이때 시료의 각 성분이 고정상과의 인력에 따라 판의 서로 다른 높이 위치에 띠 모양으로 분리되므로 각 띠별로 긁어 모으면 분리된 성분을 얻는다.
고전적 분석법
고전적 분석법의 대부분은 화학반응을 이용하여 분석하는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기기분석법은 주로 분석물의 물리적 성질을 측정하는 것이다.
고전적인 정성분석은 분석물에 1가지나 일련의 시약을 첨가하여 이루어진다. 화학반응 및 이를 통한 생성물을 관찰하여 분석물을 확인할 수 있다. 첨가되는 시약은 1가지나 1부류의 화합물과 선택적으로 반응하여 특징적인 반응 생성물을 만들 수 있는 것을 선택한다. 보통 반응 생성물은 침전물 또는 기체이거나 색깔을 띠는 것들이다. 예를 들면 구리(Ⅱ)는 암모니아와 반응하여 특징적인 짙은 청색을 띠는 구리-암모니아 착물을 형성한다. 마찬가지로 녹아 있는 납(Ⅱ)은 크로뮴산염을 포함하는 용액과 반응하여 황색의 크로뮴산납 침전을 형성한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양이온뿐만 아니라 음이온의 정성분석도 가능한데, 탄산염이 강산과 반응하여 이산화탄소의 기포를 형성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정성분석을 하기 전에 보통 분석물이 유기화합물인지 무기화합물인지를 먼저 밝혀야 한다(→ 유기화학). 결국 정성분석은 유기분석과 무기분석의 부류로 나뉜다. 고전적 유기 정성분석은 보통 첨가되는 시약과 유기 분자의 작용기와의 화학반응과 관련된다. 결과적으로 시료분석을 통해 유기 분자의 일부분에 관한 정보는 얻을 수 있으나 그 분자를 완전히 확인할 만큼의 충분한 정보는 얻지 못한다. 끓는점·녹는점·밀도 등의 측정은 전체 분자를 확인하기 위해서 작용기 분석과 함께 이용된다.
유기 작용기를 확인하기 위해 이용되는 화학반응의 예로 사염화탄소 용액 속에서 브로민과 탄소-탄소 이중결합을 포함하고 있는 유기화합물이 일으키는 반응을 들 수 있다. 이중결합의 양쪽에 브로민이 첨가되면서 브로민 특유의 적갈색이 없어지는 것은 탄소-탄소 이중결합의 존재를 알 수 있는 양성 검사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질산은과 몇몇 유기 할로젠화물(염소·브로민·아이오딘을 포함하는 화합물) 사이의 반응에서는 할로젠화은 침전이 생기는데, 이는 유기 할로젠화물에 대한 양성 검사이다. 한편 혼합물 속에 들어 있는 화학종의 수가 많기 때문에 고전적 정성분석은 복잡해질 수 있다. 다행히 모든 일반적 무기 이온과 유기 작용기에 대한 분석체계가 면밀히 세워졌다.
앞에서 언급된 대로 기본적 과정은 무게분석과 부피분석으로 나눌 수 있다. 2가지 방법 모두가 분석물과 첨가되는 시약 사이의 완전한 화학반응을 이용한다. 무게분석 과정에서는 첨가된 과량의 시약이 분석물과 반응해 침전을 형성한다. 이 침전을 여과 및 건조시켜서 무게를 잰다. 그 무게로부터 분석물 속에 들어 있는 분석되는 물질의 농도나 양을 계산할 수 있다. 부피분석은 적정분석으로도 알려져 있다. 적정표준액이 뷰렛으로부터 분석물에 조금씩 첨가된다.
적정분석을 잘하는 비결은 보통 색깔의 변화로 관찰되는 적정의 당량점을 인식하는 것이다. 적정하는 동안 색깔의 변화가 저절로 일어나지 않는 경우에는 적정에 앞서 소량의 색 지시약을 분석물에 첨가한다. 산-염기 산화-환원, 착물화, 침전 적정에 당량점이나 그 부근에서 색깔이 변하는 지시약을 이용할 수 있다. 지시약의 색깔이 변화되는 순간까지 더해진 적정표준액의 양은 적정의 종말점이다. 종말점은 당량점의 근사치로 쓰이며, 종말점과 함께 적정표준액의 농도를 알면 분석물의 양이나 농도를 계산할 수 있다.
스펙트럼 분석법
분석물에 의해 흡수, 산란, 방출되는 전자기 복사선을 측정하는 것을 말한다.
기록할 수 있는 복사선의 종류가 매우 많고 이를 측정하는 방식이 각 방법마다 매우 다르기 때문에 스펙트럼 분석법이 기기분석의 가장 큰 부류를 이룬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스펙트럼 분석법은 기기에 의해 방출되는 전자기 복사선이 분석물에 의해 흡수될 때 그 흡수량을 재는 것이다. 광자로 알려진 복사선의 한 양자가 분자에 충돌해 그 분자가 어떤 들뜬 상태(에너지가 높은 상태)로 될 때 흡수가 일어난다. 복사선에 대한 흡수가 일어나면 입사되는 복사선은 시료를 통과하면서 그 세기가 감소한다. 시료분석을 하기 위해 흡수량을 측정하는 기술이 흡광광도법 혹은 흡수분광광도법이다.
복사선을 공급해주고 이를 측정하는 기기는 스펙트럼 영역마다 다르지만 그 작동 원리는 모두 같다.
각 기기는 ① 적당한 에너지 영역의 전자기복사선 광원, ② 시료가 담겨져 있으며 그 복사선이 통과할 수 있는 용기, ③ 복사선이 시료를 통과한 후 그 세기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검출기 등 최소한 3가지의 주요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본질적으로 복사선이 흡수되는 양은 분석물의 농도 및 복사선이 시료를 통과하는 거리(용기의 길이)에 따라 커진다. 시료가 복사선을 흡수하면 그 복사선의 세기는 감소한다. 시료가 들어 있는 일정한 길이의 용기를 통과하는 복사선의 세기가 감소하는 정도를 측정하면 시료의 농도를 알 수 있게 된다.
물질이 복사선을 흡수하는 파장은 그 물질의 화학적 조성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흡광광도법은 정성분석에도 이용될 수 있다. 분석물을 용기 속에 넣고 스펙트럼 영역에 걸쳐 입사·흡수되는 방사선의 파장을 조사하여 그 흡수량을 측정한다. 여기서 얻게 되는 복사선 세기 또는 흡수량을 입사선의 파장이나 에너지의 함수로 표시하여 그림으로 나타내면, 피크가 나타나는 파장으로부터 분석물의 성분을 확인할 수 있다.
다른 스펙트럼 영역에서 일어나는 흡수는 분석물 내에서 일어나는 다른 물리적 과정에 해당된다.
핵자기공명분광법(NMR)이라는 라디오파 흡광광도법에서는, 몇몇 원자의 스핀을 갖고 있는 원자핵이 고주파 영역의 에너지를 흡수하면 자기장의 존재하에서 다른 스핀 상태로 전이를 일으킨다. 여기서 관심있는 핵의 근처에 있는 다른 원자의 스핀을 가진 핵이 자기장의 세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이들 인접한 원자핵들이 흡수를 약간 다른 에너지 쪽으로 이동시킨다.
결과적으로 NMR에서 관심있는 원자핵을 포함하고 있는 원자에 붙어 있는 원자단의 서로 다른 원자핵의 수 및 그 형태를 유추할 수 있게 된다. NMR에서 설명된 것과 유사한 형태로 스핀을 갖고 있는 전자를 연구하기 위해 전자스핀공명분광법(ESR)이 이용된다. 흡수되는 복사선은 마이크로파 영역에 해당되며 전자의 스핀 상태의 전이를 일으킨다.
외부에서 자기장이 공급될 필요가 있다. 이 기술은 홀전자를 포함하는 물질의 구조와 반응을 연구하는 데 효과적이다.
열법분석에서는 분석물에 열을 가하여 분석물의 몇몇 성질을 측정한다. 그결과는 정성·정량 분석에 이용된다. 예를 들어 화합물이 가열과정 동안에 어떤 식으로 반응하는지를 안다면 이 분석방법으로 특정 변화가 일어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측정함으로써 정량분석을 할 수 있다.
적외선 분광광도법이라는 다른 형태의 흡광광도법은 적외선이 흡수되면 분자의 진동이 변화된다는 사실과 관련된다. 진동 에너지 준위는 원자나 작용기의 형태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적외선 분광광도법은 주로 유기 정성분석에 이용된다.
자외선-가시광선 흡광광도법은 원자나 분자의 채워져 있는 최외각 궤도함수에 있는 전자를 에너지가 높은 채워지지 않는 궤도함수(핵으로부터 더 멀리 떨어져 있는 궤도함수)로 이동시키기 위해 자외선과 가시광선 영역의 복사선을 이용한다.
자외선-가시광선 흡광광도법은 주로 원자나 분자의 정량분석에 이용된다. 이 분석법이 유용하게 쓰이는 이유는 자외선과 가시광선의 영역에서 나타나는 여러 유기·무기 화합물들의 흡수 피크의 높이가 다른 스펙트럼 영역에서 나타나는 피크의 높이에 비해 더 높기 때문이다. 피크가 높다면 낮은 농도의 분석물도 쉽게 측정될 수 있다.
X선 흡수법에서는 X선 영역의 복사선이 내부 궤도함수(핵에 가까운 궤도함수)의 전자를 들뜨게 하여 채워지지 않은 외부 궤도함수로 전이시킨다.
어떤 경우에는 입사되는 X선의 에너지가 원자나 분자로부터 전자를 떼어내어 분석물을 이온화시킬 수 있을 정도가 된다. X선을 흡수하여 들뜬 내부 껍질의 전자는 분자 전체보다는 분자내의 원자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X선 흡수 스펙트럼의 연구로부터 얻어지는 정보는 전체 분자보다는 분자를 이루고 있는 원자와 관련된다. 분석물의 스펙트럼을 알려진 물질의 스펙트럼과 비교함으로써 X선 흡수법으로 정성분석을 할 수 있다.
다른 스펙트럼 영역에서와 유사한 방식으로 정량분석도 행해진다.
2번째의 주요한 스펙트럼 분석법은 복사선 산란이라 하는데, 이 방법은 시료를 통과하는 특정 복사선이 분석물 입자를 때려 각기 다른 방향으로 산란되는 것을 이용한다. 산란된 복사선의 세기나 입사되는 복사선의 세기가 감소한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검출기가 사용된다.
산란 메커니즘에 따라 이 방법은 정성분석이나 정량분석에 이용될 수 있다. 산란된 복사선의 세기가 측정된다면 그 세기를 일련의 표준용액 농도의 함수로 세기를 표시한 곡선과 비교하여 정량분석이 이루어진다. 분석물의 농도는 분석물과 같은 세기를 가지는 곡선에서의 농도에 해당한다.
화학분석을 위해서는 틴들 산란, 라만 산란, 레일리 산란 등 3가지 형태의 복사선 산란이 중요하다.
산란을 일으키는 입자의 크기가 산란되는 복사선의 파장보다 클 때 틴들 산란이 일어난다. 라만 산란과 레일리 산란은 산란 입자의 크기가 입사되는 복사선의 5% 이하일 때 일어난다. 라만 산란과 레일리 산란은 모두 입사되는 복사선과 관련된 요동하는 전자기장이 분석물에 영향을 미쳐 생긴다.
요동하는 장(場)은 전기 쌍극자(크기는 같으나 부호가 반대인 전하가 떨어져 있는 것)를 유도하는데, 라만 산란이 레일리 산란과 다른 점은 라만 산란의 경우 유도된 쌍극자에 의해 원래와는 다른 진동 준위로 이완을 유도하는 점이다. 따라서 산란된 복사선의 파장과 입사되는 복사선의 차이는 입자의 원래 진동준위와 산란된 후의 진동준위의 에너지 차에 해당한다. 산란된 복사선은 다음 2가지 중의 1가지 형태로 정량분석에 이용될 수 있다. 검출기가 용기 및 복사선 광원과 일직선으로 놓이게 장치된다면, 검출기는 입사되는 복사선의 세기가 용기 내에서의 산란에 의해 감소된 만큼에 대해 반응한다.
감소된 세기를 측정하는 것을 비탁측정이라 하고 이 방법을 비탁법(比濁法)이라 한다.
입사되는 복사선의 세기가 감소되는 정도를 측정하는 대신 산란되는 복사선의 세기를 측정하는 방법을 혼탁법(混濁法)이라고 한다. 혼탁측정을 하기 위한 장치가 비탁측정장치와 다른 점은 검출기 위치의 차이뿐이다. 혼탁법에서는 검출기가 복사선 광원 및 용기와 일직선으로 놓여 있지 않고 보통 입사되는 복사선의 경로에 수직으로 놓여 있다.
입사되는 복사선의 방향을 바꾸는 또다른 스펙트럼 분석법으로는 굴절률측정법이 있다. 물질의 굴절률은 진공 속에서의 전자기복사선의 속도에 대한 물질 속에서의 전자기복사선의 속도의 비로 정의된다. 각 물질은 매우 정확히 측정될 수 있는 일정하고 고유한 굴절률을 갖기 때문에 순수한 물질의 정성분석에 이용된다.
스펙트럼 분석법의 주요부류 중 마지막 것은 방출되는 복사선을 측정하는 것이다.
스스로 복사선을 방출하는 소수의 방사성 핵종(核種)을 제외하면 외부의 에너지원에 의해 분석물이 먼저 들뜬 상태로 된 후에야 방출이 일어난다. 대부분의 경우 전자기복사선을 흡수하면 들뜬 상태가 된다. 흡수 과정은 흡광분광법의 측정에서 일어나는 것과 같다. 분석하려는 분자나 원자 내의 전자는, 자외선-가시광선을 흡수한 후에 1개나 그 이상의 빈 궤도함수를 가진 위쪽 전자궤도함수 중 핵에 가까이 있는 쪽으로 이동된다. 들뜬 전자가 아래쪽 전자궤도함수로 되돌아갈 때 방출이 일어난다.
방출되는 복사선은 발광(發光)이라 한다. 처음 흡수가 일어난 후 방출은 2가지 메커니즘 중의 1가지로 일어난다. 가장 흔한 형태의 발광에서는 들뜬 전자가 스핀 반전이 일어나지 않은 상태(자기장의 존재하에서 전자가 회전하는 방향을 바꾸지 않음)로 낮은 전자 궤도함수로 되돌아간다.
형광(螢光)이라고 알려진 이 현상은 흡수된 직후에 일어난다. 확률이 적긴 하지만 때때로 들뜬 전자는 전자의 스핀이 2번 반전되는 단계인 중간단계를 거쳐 낮은 전자궤도함수로 되돌아간다. 이렇게 해서 생기는 발광은 인광(燐光)이라고 한다. 형광과 인광 모두 분석에 이용될 수 있다. 형광과 인광의 차이점은 인광의 경우 방출될 때까지 시간이 지연된다는 점이다.
전자를 들뜨게 하는 복사선의 공급이 중단되었을 때 발광이 바로 중지되면 그것은 형광이고 계속 발광이 일어난다면 인광이다.
전자기복사선 흡수 이외의 다른 방법으로도 발광이 개시될 수 있다. 몇몇 원자는 불꽃의 열에만 노출되어도 복사선을 방출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들뜬 상태가 될 수 있다. 불꽃으로부터 방출되는 복사선의 파장이나 세기를 측정하는 분석법은 불꽃 방출분광법이다.
X선 방출분광법은 방출되는 X선을 기록하는 일련의 분석들이다(엑스선분광법). 외부 궤도함수의 전자가 내부 궤도함수의 빈 자리로 떨어질 때 X선이 방출된다. 전자, 양성자, 알파(α) 입자나 다른 입자로 원자를 포격하면 빈 자리가 생기며 이는 X선을 흡수해 생길 수도 있다. 방출되는 X선은 정성·정량 분석에 이용된다. 특히 X선 형광은 다른 X선 분석법보다 분석에서 더 자주 이용된다. 결정성 고체 물질을 통과하는 X선의 회절 형태는 고체의 결정구조를 결정하는 데 유용하다.
구조를 결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회절무늬를 측정하는 분석법을 X선 회절분석법이라 한다.
다른 방출 분석법으로는 전자분광법과 방사화학분석법이 있다. 전자분광법은 X선·자외선·이온이나 전자 등으로 분석물을 포격시켜 방출되는 전자의 운동 에너지를 측정하는 일련의 분석법들로 이루어진다.
방사화학분석법은 불안정한 원자핵으로부터 입자나 전자기복사선이 자발적으로 방출되는 것을 측정하는 것이다. 방출되는 입자나 전자기복사선의 세기는 정량분석에 이용되며, 방출 에너지는 정성분석에 이용된다. 알파(α) 입자, 전자, 중성자, 양성자, 감마(γ)선 등의 방출이 이용될 수 있다. 감마선은 에너지적으로는 X선과 같지만 전자 궤도함수의 전이보다는 원자핵 전이의 결과로 방출된다는 점이 다르다. 방사성 동위원소는 입자나 복사선을 자발적으로 방출하는 동위원소이다. 방사성 분석법을 이용하여 방사성 동위원소를 분석할 수 있다.
때로는 분석을 위해 입자나 복사선으로 비방사성 시료를 포격시켜 시료의 전부나 일부를 임시로 방사성 물질로 변화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전기분석법
분석용액과 전기적으로 접촉시키기 위해 전극이라는 전기전도성 도구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전극은 용액의 전기적 파라미터를 측정하기 위해 전기나 전자장치와 연결하여 사용된다. 이렇게 측정된 파라미터로부터 분석물을 확인하고 용액 속에 있는 분석물의 양을 알 수 있다. 전기분석법은 측정된 전기적 변수에 따라 여러 부류로 나뉜다. 주요 전기분석법은 전기전도도법, 전압전류법, 전해무게분석법, 전기량분석법, 전류분석법, 전위차 분석법 등이다. 대부분의 방법들은 1개나 그 이상의 전극과 분석물 사이의 전자 흐름과 관련이 있다. 분석물은 전극으로부터 1개나 그 이상의 전자를 받아들이거나(환원), 1개나 그 이상의 전자를 전극에 줄 수 있어야(산화) 한다.
전기전도도법은 분석물이 전류를 전도시킬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는 방법이다.
액체 용액에서는 녹아 있는 이온들에 의해 전극 사이에 전류가 흐른다. 용액의 전도도는 용액 속에 있는 이온들의 수와 형태에 따라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크기가 작고 전하가 큰 이온이, 크기가 크고 전하가 작은 이온보다 전류를 잘 흐르게 한다(작은 이온이 큰 이온보다 더 빨리 움직일 수 있으므로). 모든 이온이 전도도에 기여하므로 이 방법은 정성분석에는 그리 유용하지 못하다. 즉 선택성이 없다.
전기전도도법의 2가지 주요용도는 용액의 총전도도 측정 및 이온과 관련된 적정에서 종말점을 결정하는 것이다.
전압전류법은 다양한 분자와 이온성 물질의 정성·정량 분석에 모두 이용된다. 이 방법에서는 전위(전압)를 일정하게 변화시키면서 전류를 측정한다. 2개나 3개의 전극을 1조로 분석용액 속에 담구어 기준전극과 비교해서 일정하게 변화되는 전위를 지시전극에 나타낸다.
분석물은 지시전극에서 전기화학적으로 반응한다. 기준전극은 그것이 잠겨 있는 용액에 관계없이 그 전압이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만들어졌다. 보통 대부분의 전류를 흐르게 하기 위해 3번째 전극인 보조전극을 용액 속에 설치한다. 전위차는 지시전극과 기준전극 사이에서 전위가 조절되지만 전류는 보조전극과 지시전극 사이에서 흐른다. 전압전류법에는 몇 가지 형태가 있는데, 이들은 지시전극에 가해주는 전위가 변하는 형태에 따라 다르다. 폴라로그래피는 지시전극이 수은 또는 드물게 다른 액체 금속으로 만들어진 전압전류법이다.
수은 방울의 표면은 분석물과의 전기화학 반응이 일어나는 장소이다. 물질들이 서로 다른 전위에서 특징적인 피크를 나타내므로 이 기술은 정성분석에 이용될 수 있다. 삼각파 전압전류법은 전기화학 반응이 일어나게 되는 전위를 넘어설 때까지 전위가 일직선상으로 증가하도록 하다가 그 전위를 넘어서는 순간 즉시 원래의 전위로 되돌리는 방법이다. 교류(AC) 전압전류법은 교류전압을 가하는 것이고 시차 펄스 전압전류법은 전위 펄스를 주기적으로 가하는 방법이다.
전해무게분석법은 전압전류법처럼 2개나 3개의 전극을 이용한다.
미리 무게를 달아놓은 작업전극에 일정한 전류나 일정한 전압을 가한다. 작업전극은 전압전류법이나 대부분의 다른 전기분석법에서의 지시전극에 해당된다. 전류나 전압을 가하는 동안 분석물과의 전기화학반응을 통해 생긴 고체 생성물이 작업전극에 쌓인다. 분석되는 물질이 전기화학반응에 의해 용액으로부터 완전히 없어진 후 작업전극을 꺼내어 깨끗이 씻어 말린 후 무게를 잰다. 반응 생성물로 인해 늘어난 전극의 무게로부터 분석물의 처음 농도를 계산할 수 있다.
한편 정전류 전해무게분석법에 의한 분석(보통 1번 분석하는 데 30분)이 정전위 전해무게분석법에 의한 분석(보통 1번 분석하는 데 1시간)보다 더 빨리 끝날 수 있지만 정전류분석법이 방해물질의 영향을 더 받기 쉽다. 용액 속의 1가지 성분만이 반응하여 전극에 석출될 수 있을 경우에 정전류 전해무게분석법이 더 좋은 방법이다.
정전위 전해무게분석법에서는 1가지 전기화학반응만 일어나게 하기 위해 작업전극에서의 전위를 조절한다.
전기량분석법은 정전류나 정전위 방식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전해무게분석법과 유사하다. 하지만 전기화학반응에서 생기는 생성물의 무게를 재는 대신 분석물을 완전히 반응시키는 데 필요한 총전기량을 잰다는 점에서 전해무게분석법과는 다르다.
전기량 분석을 하기 위해서는 반응의 생성물이 전극에 쌓일 필요는 없지만, 전극을 통하여 흐르는 전류가 1가지의 전기화학반응에만 이용되어야 한다. 이러한 요구조건은 정전류 전기량분석법에서, 전기량 적정을 하기 위해 이 정전류를 사용함으로써 충족될 수 있다. 전기량 적정에서 전류는 분석물과 화학적으로 반응하는 적정액을 만들어낸다. 적정표준액이 되기 이전의 전구물질을 과량으로 유지함으로써 모든 전류가 반응물을 만드는 데 이용된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다. 전기화학적으로 만들어진 적정표준액은 분석물과 완전히 반응하므로 정량분석이 가능하다.
정전위 전기량분석법은 1가지의 전기화학반응만이 일어날 수 있도록 작업전극의 전압이 조절되어 있기 때문에 방해물질의 영향을 받는다.
전류분석법은 전압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면서 전류(암페어)를 측정하는 것이다. 지시전극과 용액 속에 있는 2번째 전극 사이를 흐르는 전류가 측정되며, 이는 분석물의 농도와 관련이 있다. 일정한 전위에서 전기 활성종의 농도에 따라 전류가 선형으로 변하는 장점을 이용하여 전류분석법은 흔히 2가지 방식으로 쓰인다.
일련의 표준용액의 농도의 함수로 전류의 작업곡선을 얻은 후 이 곡선으로부터 분석물의 농도를 결정하거나 전류적정법에서 종말점을 찾는 데 전류분석법이 이용된다. 전류 적정곡선은 전류를 적정표준액의 부피의 함수로 나타낸 것이다. 이 곡선의 모양은 어떤 화학종(적정표준·분석물 혹은 반응의 생성물)이 전기활성을 띠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각 경우에 종말점의 전후에서는 이 곡선이 직선의 형태를 띠게 되며, 이 두 직선을 외삽(外揷)하면 그 교점이 종말점이 된다.
전위차분석법은 전류(보통은 0 부근)를 조절하면서 두 전극 사이의 전위차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전위차 분석법은 가장 자주 사용되는 전기분석법일 것이다. 가장 흔한 형태의 전위차분석법에서 2가지 다른 형태의 전극이 사용된다. 지시전극의 전위는 분석물의 농도에 따라 변하는 반면 기준전극의 전위는 일정하다. 전위차분석법은 지시전극의 특징을 토대로 두 부류로 구분된다. 지시전극을 분석물 속에 넣으면 화학적·물리적으로 비활성인 금속이나, 전도성 물질에 따라 전극이 담겨져 있는 전체 용액의 전위를 알려준다. 비활성 지시전극을 사용하는 전위차분석법이 쓰이는 가장 흔한 경우는 산화환원적정의 종말점을 결정하는 것이다.
전위차분석에 쓰이는 지시전극의 2번째 부류는 이온 선택성 전극이다. 이온 선택성 전극은 1가지 단일 화학종과 우선적으로 반응한다. 지시전극과 기준전극의 전위차는 특정 화학종의 농도 또는 활성도의 변화에 따라 변한다. 비활성 지시전극과는 달리 이온 선택성 전극은 용액 속에 있는 모든 화학종과 반응하지는 않는다.
분리법
크로마토그래피와 질량분석법은 화학분석에서 특히 중요한 분리법이다.
크로마토그래피는 분석을 하기에 앞서 방해물질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앞에서 설명되었다. 기체 크로마토그래피법과 액체 크로마토그래피법 모두 화학분석에 이용될 수 있다. 기체 크로마토그래피에서는 고정상이 관 속에 들어 있다. 이 관은 보통 금속이나 유리관이 감겨 있다. 관의 입구 부근에 있는 주입기를 이용해 분석물을 첨가한다. 이동상인 기체는 보통 금속관에 의해 주입기와 관에 연결되어 있는 고압 기체가 들어 있는 원통형 통 속에 들어 있다.
관으로부터 나오는 출구에 있는 검출기는 분석물로부터 분리된 각 성분에 대해 반응한다. 검출기는 기록장치나 컴퓨터 같은 다른 판독장치와 전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이들이 검출기의 반응을 시간의 함수로 나타내준다. 검출기의 반응을 시간의 함수로 나타낸 곡선이 크로마토그램이다. 분석물로부터 분리된 각 성분은 크로마토그램 상에서 피크로 나타난다. 각 성분이 관을 통과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알고 있는 물질들이 관을 통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비교하여 정성분석을 한다.
시료를 주입한 후부터 어떤 성분이 검출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머무른 시간이라 한다. 성분의 종류에 따라 머무른 시간이 다르므로 정성분석에 이용된다. 특정 머무른 시간에서 일련의 표준물질들의 피크의 높이나 면적을 분석되는 성분의 농도의 함수로 표시하여, 작업곡선을 만들어서 정량분석을 한다. 분석물 속에 들어 있는 그 성분의 농도는 크로마토그래피에 의한 특정 성분의 피크의 높이나 면적과 작업곡선으로부터 결정된다.
액체 크로마토그래피는 관이나 판을 이용하여 실시한다.
관 액체 크로마토그래피는 기체 크로마토그래피와 유사한 방식으로 정성·정량 분석에 이용된다. 때때로 정성분석을 할 때 머무른 시간 대신 머무른 부피를 이용한다. 분석의 목적으로 가장 흔히 사용되는 관 액체 크로마토그래피의 유형은 고성능 액체 크로마토그래피(HPLC)이다. 이는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이동상 용매가 효율이 높고 빽빽하게 채워져 있는 관을 통과하도록 펌프를 사용하는 것이다.
기체 크로마토그래피에서처럼 시료를 관의 입구에 넣기 위해 주입기가 이용되고 관의 끝에 있는 검출기는 분석물로부터 분리된 성분들을 측정한다(관크로마토그래피).
판 크로마토그래피에서 쓰이는 고정상은 판의 내부나 그 위에 물리적으로 고정된다. 보통 고정상은 플라스틱판·금속판 혹은 유리판 위에 붙어 있다. 때때로 고성능의 거름종이가 고정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시료를 반점이나 얇은 조각 형태로 판의 한쪽 끝에 묻힌다.
이동상은 상행 전개법의 경우는 모세관 작용에 의해, 하행 전개법의 경우는 중력의 영향으로 시료의 반점 위를 지나서 전개된다. 상행 전개법이 진행되는 동안 시료 반점 부근과 아래쪽의 판끝이 이동상에 잠겨서 이동상이 시료의 반점을 거쳐 위로 전개된다. 하행 전개법에서 이동상이 판의 꼭대기에 가해지면 이것이 시료를 묻힌 반점을 지나 아래쪽으로 전개된다. 이동상이 반점의 가운데에 가해져서 원형으로 점점 바깥쪽으로 전개되는 방사 전개법은 아주 가끔 쓰인다. 분석물에서 나온 성분의 지연도와 알고 있는 물질의 지연도를 비교하여 정성분석을 한다.
지연인자는 어떤 성분이 원래 시료를 묻힌 반점에서부터 움직인 거리를 이동상의 전진점이 움직인 거리로 나눈 값으로 정의되며, 주어진 용매에서는 용질마다 일정한 값을 갖는다. 전개된 반점의 크기를 측정하거나 반점의 몇 가지 물리적 성질(예를 들면 형광)을 측정하거나 혹은 판에서 반점을 제거하여 다른 방법으로 분석하는 등의 방법으로 정량분석이 이루어진다.
질량분석법은 분석물의 이온이나 토막이온을 질량/전하(m/e)의 비에 의해 분리하는 분석법이다.
대부분의 질량분광기는 삽입부, 이온 공급원, 질량분석기, 검출기의 4가지 부분으로 되어 있다. 주입부는 분석물을 분광기 안에 넣고 감압에서 이를 기체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기체상태의 분석물은 주입부에서 이온 공급원으로 흘러들어가 이온 공급원에서 이온이나 토막이온으로 전환된다. 종종 분석물을 전자로 포격시키거나 분석물을 다른 이온들과 충돌시켜 시료를 이온화시킨다.
이온 공급원에서 이온화된 이온들은 일련의 정전기 슬릿에 의해 가속되어 질량분석기로 들어간다. 질량분석기에서 이온들은 이온의 경로를 변경하는 역할을 하는 전기장이나 자기장의 영향을 받는다. 가장 흔한 질량분석기에서는 이온들은 질량/전하의 비에 따라 공간적으로 분리된다. 그러나 비행시간 질량분석기에서는 전기장이나 자기장을 사용하지 않으며 대신 질량/전하의 비를 가지는 이온들을 같은 운동 에너지를 갖도록 가속시켜 이들이 비행관을 지나가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한다.
질량분석의 끝부분에는 검출기를 달아 이 검출기를 때리는 이온빔의 세기를 측정하여 질량 스펙트럼을 얻는다. 여기서 얻은 질량 스펙트럼은 이온빔의 세기를 토막이온의 질량/전하의 비의 함수로 나타낸 것이다.
질량분석법은 특정 질량 스펙트럼의 피크의 높이와 분석물의 농도를 관련지어 정량분석을 한다. 피크의 높이는 농도에 비례한다. 정성분석은 전 스펙트럼을 모두 사용하여 이루어진다. 일반적으로 질량/전하의 비가 가장 큰 주요 피크가 분자 이온 피크로서 이 분자 이온은 분자가 전자를 하나 잃은 것에 해당하며 그 전하는 +1이다.
결과적으로 이 피크의 질량/전하의 비로 분석물이 토막나는 형태를 유추할 수 있으며 이 토막내기 형태를 유심히 관찰하면 분석물 분자의 구조까지 유추할 수 있다. 알고 있는 물질의 질량 스펙트럼과의 컴퓨터화된 자료의 비교를 통해 보통 분석물을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의 분석법들은 자동화될 수 있다.
자동화의 주요장점은 분석자의 업무량 감소, 분석자의 수와 필요한 시약의 양을 줄임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고 오차를 줄일 수 있다는 것 등이다. 자동화된 분석은 품질관리 공정이나 병원 실험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반복적 시료분석에 가장 많이 이용되었다. 많은 경우에 자동화된 분석에 사용되는 기기들은 컴퓨터로 제어된다. 사람이 하던 작업을 대신 하기 위해 실험실 로봇이 도입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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