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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이도의 2대 경영자였던 후쿠하라 신조는 수년 간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미술적 영감을 받았고 다양한 예술가들과 작품활동을 하며 역량을 쌓았다. 이후, 후쿠하라 신조의 미술적 영감을 기반으로 시세이도의 감각적인 광고 포스터와 패키지가 제작되었다. 그는 '모든 것은 리치(Rich)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제품 자체로 모든 것을 말한다'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의 철학은 오늘날까지 시세이도 제품 개발의 지침이 되고 있다.

1916년, 후쿠하라 신조는 디자인 부서를 설립하여 광고디자인을 담당하는 직원을 채용했다. 그리고 이듬해에 제작된 시세이도의 하나츠바키 향수 광고는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재능있는 젊은 예술가들이 가진 아르 데코와 아라베스크의 미적인 감각을 광고에 입힌 것이다. 이를 계기로, 유럽 디자인의 창조적 해석이 담긴 시세이도의 광고는 점차 '시세이도 스타일'로 자리 잡게 되었다.

1924년에 시세이도는 정보 월간지 '시세이도 먼슬리(Geppo)'를 창간하여 각 체인점에 배포했다. 시세이도는 잡지를 통해 긴자(Ginza) 거리에서 볼 수 있는 이국적인 패션과 헤어스타일을 소개했다. 시세이도 먼슬리는 1933년에 시세이도 그래프(Shiseido Graph), 1937년에 하나츠바키(Hanatsubaki)로 변경되었으며 현재까지 발행되고 있다.

1930년대 중반에 시세이도는 서양의 아이디어에 의존하지 않은 그들만의 독특한 광고 스타일을 창조하기 시작했다. 시세이도는 광고를 통해 서양과 일본의 요소가 어우러진 새로운 여성상을 탄생시켰다. 시세이도는 여성의 이미지를 '패션뿐만 아니라 자신의 개성과 잠재력을 인지하고 있는 이상적인 여성'이라 표현하여 진정한 내적 아름다움을 추구했다.

1960년대에 일본이 급진적인 경제 성장을 이루면서 카메라와 필름의 기술이 발달했다. 때문에 광고 제작에 있어 사진학이 중요한 매개체가 되었고 색채 표현이 선명해졌다. 1961년, 시세이도는 최초의 메이크업 캠페인 'Candy Tone'을 진행하여 최신 메이크업 트렌드를 제시했으며, 시세이도의 대담하고 창조적인 광고 스타일은 일본 광고 시장에 반향을 일으켰다.

1965년, 일본에서는 기존 레드 립스틱을 대체할만한 컬러로 핑크색이 떠오르고 있었다. 이를 재빠르게 인지한 시세이도는 체리 핑크 (1965년), 핑크핑크 (1966년), 핑크 파우와우 (1969년) 등의 다양한 핑크 컬러를 선보이며 화장품계의 핑크 혁명을 이끌었다.

1960년대에 일본에서는 새하얀 피부가 미덕이었다. 하지만 시세이도는 이러한 틀을 깨기 위해 건강한 구릿빛 피부의 모델을 광고에 기용했다. '비바리 마에다(Bibari Maeda)'가 나온 광고 포스터는 여성의 개인적 자유와 독립을 표현하였고 여성들에게 강인함과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이를 통해, 시세이도는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방식은 다양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1980년, 프랑스의 이미지 크리에이터인 세르주 루땅스(Serge Lutens)가 시세이도의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새롭게 구축하였다. 상상력이 풍부한 작품 세계를 펼쳐온 세르주 루땅스는 'High Quality, High Image, High Service'라는 시세이도의 3H 정책에 따라 시세이도의 비주얼과 컬러 크리에이션을 세계인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이미지로 재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