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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버스 속에서 귓바퀴 뒤에 동그랗게 반창고를 잘라 붙인 아주머니들을 많이 본다. 차멀미를 방지하기 위해 이런 모양으로 약을 붙인 것이다. 또 담배를 끊기 위해 커다란 반창고를 가슴팍에 붙이고 다니는 남성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흔히 패치약이라 부르는데, 도대체 이들은 무엇이고, 다른 방법으로 약을 복용할 때보다 어떤 장점이 있을까? 또 어떤 패치약이 시중에서 팔리고 있으며, 개발되고 있을까?

약은 보통 입, 눈, 코 등을 통해 복용하며 또 주사를 통해서 취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방법은 복용 시간 간격을 맞추기 불편할 뿐 아니라, 어떤 약은 위, 장, 간 등에서 부분적으로 파괴되기 때문에 복용하는 약의 일부만 혈류에 도달한다. 이런 약점을 개선하고 환자들이 더 좋아할 만한 여러 방법이 개발되고 있는데, 그 가운데서도 패치약이 가장 눈에 뜨인다.

패치법은 구역질을 잘 하거나 인사불성인 환자에게 특히 유용하다. 약물을 직접 혈관으로 전달할 때 자주 경험하는 구역질의 위험이 없고, 경구 복용이나 주사를 맞을 때는 시간이 경과하면 혈액 중 약물 농도가 일정하지 않지만 패치를 사용하면 이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또한 패치약을 붙이면 시간에 맞추어 약을 먹거나, 약을 먹기 위해 잠을 깨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다. 물론 일정 속도로 일정량의 약물이 피부를 통해 흡수되도록 패치를 만들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며, 더구나 피부를 자극하거나 염증을 유발해서도 안 된다.

연고나 크림도 피부를 통해 약을 분배하는 방법이지만, 피부에 붙이는 패치약은 흡수되는 양을 조절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속성이 크기 때문에 인기가 점점 늘고 있다. 패치약은 1981년 미국에서 처음 시판하기 시작했으며, 멀미약이 바로 최초의 패치약이었다.

패치약에는 몇 가지 유형이 있는데, 가장 흔한 패치약은 다공성의 얇은 막, 약물, 접착제 및 라이너로 되어 있다. 앞에서 말한 차멀미 및 금연용 패치약 이외에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패치가 이 호르몬 생산 결핍증 남성들을 위해 시판되고 있으며, 협심증 환자를 위한 니트로글리세린 패치, 암환자 등을 통증에서 보호하기 위한 마취약 패치, 고혈압 조절을 위한 패치 등이 시판되고 있다. 차멀미 방지에는 스코폴라민이라는 약물을 사용하며, 금연용에는 니코틴을 패치 모양으로 만든다. 이 외에 알코올 중독 및 신경통 환자를 위한 패치, 또한 남성용 피임약과 당뇨병 환자를 위해 장기간 지속적으로 인슐린 공급을 해줄 수 있는 인슐린 패치도 개발중이다.

바야흐로 패치약 시대가 도래하고 있으며, 머지않아 조그만 패치를 몸에 붙이고 고혈압, 심장병 및 당뇨병을 겁내지 않아도 될 날이 올 것이 분명하다. 질병에 따라 여기저기 패치를 붙인 사람들을 보고도 별로 놀라지 않을 날이 우리 앞에 다가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