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우리는 주위에서 유달리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들은 항상 손수건을 두어 장쯤 갖고 다녀야 하는데, 이것은 매우 불편한 일일 뿐만 아니라 땀에 젖은 얼굴이 산뜻해 보이지 않는 것 또한 사실이다. 우리의 몸은 더울 때나 긴장할 때 땀샘이 작동하여, 피부에 있는 땀구멍을 통해 수분을 증발시키거나 땀을 흘리게 함으로써 체온을 조절한다. 땀구멍을 통해 나온 땀이 증발할 때 인체의 열을 흡수해 냉각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피부 전체에 퍼져 있는 땀샘은 약 200만 개나 된다고 하는데 그 대부분이 손바닥, 발바닥,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에 밀집해 있다. 땀은 대부분이 물이며 약한 산성으로 염화나트륨(소금), 염화칼륨, 락트산(젖산), 요소 및 글루코오스(포도당)와 기타 유기물이 조금씩 녹아 있고 냄새는 별로 없다.

그런데 왜 우리는 땀냄새를 강하게 느끼는 것일까? 그것은 땀 속에 들어 있는 성분 때문이 아니라 피부나 체모 근처에 몰려 살고 있는 박테리아가 땀 성분을 분해하여 악취성 물질을 만들기 때문이다. 땀샘뿐만 아니라 겨드랑이, 두피, 성기 및 항문 주변에 몰려 있는 기타 분비선의 분비물도 박테리아로 인해 불쾌한 냄새를 풍기는 물질로 변한다. 땀도 그렇지만 이들 분비선에서 나오는 물질의 종류와 양도 사람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 분비물로부터 생기는 화합물의 종류와 양에 따라 사람의 체취가 달라진다. 그래서 후각이 민감한 강아지들은 주로 이 체취에 의해 자기 주인을 알아보는 것이다.

겨드랑이 분비선을 통해 분비되는 화합물들은 박테리아의 분해 작용을 통해 자그마치 40가지 이상으로 변하는데, 1990년대 초에 가장 심한 악취를 내는 화합물이 3-메틸-2-헥센산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우리 피부에 박테리아가 살고 있다는 사실은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다. 더구나 피부 1제곱센티미터당 100만 마리 정도의 박테리아류가 살고 있다니, 인체는 박테리아류로 덮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행히 이 박테리아의 대부분은 질병과는 관계없는, 즉 해롭지 않은 박테리아이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요즘은 땀을 흘리는 과정을 억제하며, 냄새가 나는 원인을 차단해주는 방한제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땀이 나지 않게 하는 방한제는 무엇이며 어떻게 하여 땀이 덜 나도록 하는 것일까?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한제는 수산화염화알루미늄류이다. 그밖에도 황산알루미늄과 염화알루미늄의 화합물이 사용되는데 이 화학 물질들이 방출하는 알루미늄 양이온이 땀구멍을 수축시켜 땀이 덜 나오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땀구멍을 모두 막으면 건강에 좋지 않으리라는 점은 쉽게 추측할 수 있다.

또한 방한제만으로는 땀냄새 제거가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에 흔히 데오도란트(deodorant)라 불리는 방취제를 함께 사용한다. 방취제는 불쾌한 냄새를 숨기는 동시에 박테리아를 제거한다. 즉 방취제 속에 들어 있는 향료는 악취를 숨기고, 과산화아연은 산화제로 유기 물질을 산화시켜 악취를 없애주며, 다른 아연 화합물과 네오마이신 같은 항생제는 박테리아를 제거하는 것이다. 방취제를 사용하여 악취를 가뿐히 제거하고 산뜻한 향기까지 풍길 수 있게 되었으니, 미용 화학뿐만 아니라 미취 화학(?)의 발전도 새삼 확인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