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요약 동물·식물·광물로부터 직접 얻을 수 있는 섬유.
펠트나 종이처럼 직조하지 않은 채 바로 사용할 수도 있고, 먼저 실로 만든 다음 그 실을 엮어 직물을 만들기도 한다. 천연섬유라는 용어는 더 나아가 그 길이에 비해 지름은 무시해도 좋을 만한 세포들의 덩어리로 정의되기도 한다. 자연에는 목화·나무·곡물 따위의 셀룰로오스 섬유처럼, 섬유질이 풍부하게 존재하지만 그중 직물의 생산이나 기타 공업용으로 쓸 수 있는 것은 일부에 불과하다(→ 텍스타일).
천연섬유의 상업적인 가치는 섬유의 길이, 강도, 유연성, 탄력성, 내마모성, 흡습성, 표면의 여러 가지 성질 등에 따라 결정된다.
어떤 종류의 섬유도 최상의 모든 성질들을 구비하고 있지는 않지만, 대개는 특정한 직물을 만드는 데 필요한 몇몇 특성을 가지고 있다. 직물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천연섬유는 가늘고 유연하면서도 강도가 크며 탄력성이 있다.
역사
천연섬유는 선사시대부터 직물의 원료로 사용되어왔다. 천연섬유가 사용된 것을 보여주는 가장 오래된 증거는 스위스 호상 거주자들의 유적지(BC 7~6세기)에서 발굴된 아마포와 모직물에서 찾을 수 있다.
선사시대 사람들은 여러 가지 식물성 섬유들도 사용했다. 가장 오래된 섬유작물로 여겨지는 대마는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이며 여기에서 중국으로 퍼져갔다. 중국에서의 대마 경작에 대한 기록은 BC 4500년경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아마의 실을 잣고 직포를 만드는 기술이 이집트에서는 이미 BC 3400년경 매우 발달해 있었는데, 이로 보아 아마의 경작은 그보다 훨씬 전부터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BC 3000년경에 인도에서 면사를 잣았다는 기록이 있다. 견사와 견직물의 생산은 고도로 발전된 중국문화에서 시작되었다. BC 2640년경에는 생사를 만들어내기 위해 누에를 치는 방법이 고안·발전되었고, 누에고치에서 견사를 뽑아내는 기술이 등장했다(→ 양잠).
교통과 통신이 발전하면서 특정지역에만 한정되어 있던 직물의 생산기술이 생산된 직물과 함께 여러 나라로 퍼져나갔으며, 각 지역에서 그곳의 수요와 능력에 따라 변용되었다. 새로운 섬유작물들도 발견되어 그 이용이 확대되었다. 18, 19세기의 산업혁명으로 여러 가지 천연섬유들을 가공하는 기계들의 발명이 촉진되었으며, 그 결과 섬유의 생산성이 매우 높아졌다.
레이온 같은 재생 셀룰로오스 섬유(셀룰로오스 물질을 용해시켜 불순물을 제거한 다음 다시 뽑아내서 만드는 섬유)가 등장하고 뒤이어 나일론 등의 순합성섬유가 발명됨으로써, 직물의 제조나 기타 공업용도에서 천연섬유가 차지하던 독점적인 위치가 흔들리게 되었다. 여러 가지 특성들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합성섬유들은 과거 천연섬유가 차지하고 있던 시장을 점차 파고 들어가 지배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천연섬유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가 필요해졌다. 연구들을 통해 산출량이 많은 새롭고 우수한 종자들을 키워냄으로써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한편, 가공방법을 개량하여 실이나 직물이 가지는 성질들을 변형시키면서 천연섬유의 총생산량이 증대되었다. 그러나 생산에 필요한 시간이 짧고 가격도 싼 인조섬유에 의해 천연섬유의 실제 시장점유율은 줄어들었다.
분류와 특성
천연섬유는 그 섬유원에 따라 분류된다.
셀룰로오스로 구성된 식물성 섬유로는 면화·아마·황마와 같은 주요섬유가 있으며, 성분이 단백질인 동물성 섬유로는 모·모헤어·견 등이 있다. 광물성 섬유로는 석면이 있다. 식물성 섬유는 식물의 어느 부위에서 섬유를 채취하는가에 따라 세분된다.
면화·케이폭·코이어 등은 씨앗이나 과일의 내벽에서 얻어지는 솜털로서 길고 가는 1개의 세포가 섬유를 이룬다. 아마·대마·황마·라미는 식물 줄기의 인피조직에서 나오는 인피섬유이며 겹쳐진 세포들로 구성된다.
아바카·헤네켄·사이잘삼 등은 잎의 섬유상 관다발에서 얻는다. 화학적으로 보면 모든 식물성 섬유의 주성분은 셀룰로오스이다. 여러 가지 종류의 식물성 섬유는 다양한 양의 헤미셀룰로오스·리그닌·펙틴·밀랍 등의 물질을 함유하고 있는데, 이런 물질들은 가공과정에서 제거되어야 한다. 동물성 섬유는 견을 제외하고는 모두 단백질로만 되어 있으며, 동물 표피의 보호역할을 하는 털이다.
견 필라멘트는 나방의 애벌레가 고치를 짓기 위해 자아낸 실이다. 유일한 광물성 천연섬유인 석면은 오늘날 석면질의 직물을 만드는 데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 석면은 석면암의 형태로 발견되는데, 단단하게 눌려진 결정질 섬유로 되어 있으며 쉽게 떼어낼 수 있다.
광물성 섬유를 제외한 모든 천연섬유에는 액체나 기체 상태의 물에 대한 친화성이 있다.
천연섬유에는 습기를 흡수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특히 옷감으로 적당하다. 섬유를 통해 인체 밖으로 습기를 내보낼 수 있는 성질은 옷을 입은 사람이 매우 쾌적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합성섬유로 된 옷을 입으면 특히 건조한 날에 정전기가 발생하여 불쾌한 느낌이 들지만, 천연섬유는 일정한 습기가 있어 정전기가 일어나지 않는다. 또한 물에 대한 강한 친화성은 물을 흡수시켜 섬유를 부풀게 함으로써 물을 용매로 한 염색을 쉽게 도와준다.
물 속에서 섬유의 지름은 상당히 부풀지만 길이는 거의 늘지 않는 것도 천연섬유가 가지는 특징이다. 대부분의 합성섬유와는 달리 모든 천연섬유에는 열가소성(熱可塑性)이 없기 때문에 열이 가해져도 연해지지 않는다(열가소성 수지). 섬유가 분해되는 연소점 이하 온도에서는 건열에 거의 반응하지 않으며 열이 가해져도 줄어들거나 많이 늘어나지 않는다.
또 빙점 이하에서 냉각시켜도 부서지지 않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셀룰로오스 섬유는 불에 쉽게 타는 성질이 있으므로 잘 다루어야 한다. 단백질 섬유는 불에 잘 타지 않는다. 천연섬유는 햇빛이나 습기에 노출되면 누렇게 변색되며, 노출 시간이 길어지면 강도가 떨어진다. 황마는 성분 중에 목질조직(리그닌)이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특히 햇빛에 민감하다.
모든 천연섬유는 미생물에 의한 분해에 특히 약하며 곰팡이가 슬거나 썩기 쉽다.
셀룰로오스 섬유는 호기성 세균(산소가 있어야 번식할 수 있는 세균)과 곰팡이류에 의해 분해된다. 이것은 높은 온도와 습도의 조건이 주어질 때, 특히 햇빛이 비치지 않는 곳에서 빨리 곰팡이가 슬고 분해되어 버린다. 모와 견도 세균과 곰팡이 등의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기 쉬우며, 화학적으로 상한 모는 미생물의 침입에 훨씬 더 약하다. 동물성 섬유는 나방이나 수시렁이 따위에 의해 쉽게 상하며, 셀룰로오스 섬유는 흰개미와 좀에 의해 상한다.
미생물에 의한 손상과 곤충의 공격으로부터 섬유를 보호하기 위해 섬유조직에 화학적인 변형을 주는데, 오늘날에는 천연섬유의 처리 방법이 발달하여 미생물에 의한 손상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다.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과학 일반과 같은 주제의 항목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