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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적인 것

플라톤 이래로 많은 철학자들이 인간의 알고자 하는 능력이 인간을 다른 동물들과 구별해주는 주된 특징으로 간주했으며 그러기에 인간을 '호모사피엔스'라고 했던 것이다.

지식이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다루는 것이 철학의 한 주요영역인 인식론이라면 인식의 심리적인 면을 다루는 것은 심리철학의 문제이다. 심리철학과 인식론은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다. 어떤 것이 그러하다는 것을 인식한다는 것은 어떤 것이 그러할 것이라고 믿는 것을 필히 동반한다고 흔히 주장되는데 이런 경우 이 믿음의 문제는 심리적 성향과 관련된 것으로 이미 심리철학적 문제가 되고 있다.

나아가 주의집중이나 감각지각·이해·기억·추리·의심 등도 인식영역에 속하는 심리적 현상이다. 따라서 심리철학의 과제는 이러한 현상들 사이의 관계를 조사하고 분석하고 분류하는 것이다.

감정적인 것

인간은 인식능력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아는 것에 정감적으로 대응할 능력도 갖고 있다(감정능력). 즉 인간은 어떤 사건이 일어날 것이라는 것을 믿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두려워하거나 반길 수도 있다.

한 사람이 어떤 것을 인식할 때 그는 그것들을 승인하거나 부인하며, 사랑하거나 미워하며, 동정하거나 시기하며, 즐거워하거나 혐오한다. 이런 감정적 현상들 모두는 지향성, 즉 대상을 향하고 있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것들은 감정적인 것을 정의하는 충분조건이 못 된다. 왜냐하면 지향적이지만 감정적인 것에 속하지 않고 인지적인 것에 속하는 믿음이라는 것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향성이 감정적인 것의 필요조건도 아닌 것 같다. 의기소침이나 불안 또는 쾌활함과 같은 기분은 특정 대상을 갖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감각도 그것들이 대개 감정적인 것으로 분류된다 하더라도 지향적인 것 같지는 않다. 나아가 하나의 감각이 감정적인 것인지 인지적인 것인지 결정하는 데 있어서의 어려움은 심적 현상을 인지적인 것, 감정적인 것, 의지적인 것으로 분류하는 것이 부적합함을 더욱 분명하게 보여준다.

의지적인 것

지성과 감정은 의지와 행동으로 표현되며 또한 심리철학의 중요한 주제들이다.

어떤 한 사람에게 일어나게 된 일들과 그 사람이 하게 된 일들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때로는 이러한 구분이 명확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래서 비트겐슈타인은 '내가 나의 팔을 올린다는 사실로부터 나의 팔이 올라간다는 사실을 뽑아내고 나면 무엇이 남게 되는가?'라는 문제를 제기한다.

여기에 3가지 답이 있다.

① 행위는 어떤 종류의 원인들, 즉 의지에 의해서 생산된 사건이다. ② 행위는 특별한 의미에서 '원인지어진' 사건들이다. 이 사건들은 기계론적인 원인보다는 목적론적 원인을 갖고 있다. ③ 행위들은 행위의 규칙들 또는 합리적·윤리적인 원리들과 관련하여 적절히 특징지어지고 평가된 사건들이다. 이런 행위에 관한 주장들은 자유의지와 결정론의 문제에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의지를 가능하게 한 원인들이 바깥에 있지 않는 한 그의 행위들은 자유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