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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뿐만 아니라 동물에게도 의도적인 행위가 있다. 이것은 심지어 비생명체인 물질에까지도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의도적 행위로서의 심적 현상이 언제 발생하는지는 그 경계가 분명하지 않다. 가령 난자(ovum)의 경우 심적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데 성인의 경우 심적 현상이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심적 현상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의도적 행위가 심적 현상의 규준으로 얼마나 적합한가에 달려 있다.

제트 비행기를 폭파하는 미사일도 스스로 의도적 행위를 수행하고 있다(→ 서보 기구). 자동제어장치를 가진 이 미사일뿐만 아니라 기억·재생·검사를 수행하는 현대의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모두 의도적 행위를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작용도 인간의 심적 작용과 마찬가지로 심적 작용의 한 예라고 볼 수 있는지가 문제로 떠오른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3가지 가능성이 고려되어야 한다.

① 의도적 행위가 심적인 것의 규준이 된다고 계속적으로 주장할 수 있다. 기계장치가 보여주는 작용은 우리가 말하는 의미의 충분한 의도적 행위가 되지 못한다. ② 복잡한 기계장치들이 우리가 심적인 것들이라고 부르는 것, 비록 단순하고 미발달된 기초적인 상태이기는 하지만 믿고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목적을 추구하는 '인공지능'과 같은 것을 갖고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③ 아니면 의도적 행위를 심적인 것의 규준으로 삼기에, 적어도 충분조건으로 삼기에 부족한 것이므로 이들을 포기할 수도 있다.

위의 가능성 중 ①을 추구하는 사람은 기계장치에서는 발견될 수 없는 의도적 행위의 또다른 특징을 찾으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즉 기계가 의도적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기계를 만든 사람에 의해 의도적 행위가 부여되었다는 것에 그 근거를 두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발생론적 유전적 기계론의 입장에서 보는 사람은 인간 역시 이미 그런 기계를 만들도록 계획되어 있다라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므로 기계의 의도적 행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똑같은 논리가 인간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유기체 자체가 이미 일정하게 세워진 목적대로 움직이게 된다면 ①의 가능성은 무너질 수 있다. 그러나 ①의 가능성을 여전히 주장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더 높은 상위의 유기체들은 방법이 주입되는 대로 작용하는 기계와는 달리 새로운 방법으로 보다 발전된 의도적 행위를 스스로 수행한다고 주장하고자 할 것이다. 그러나 이에 여전히 반대하고자 하는 사람은 기계도 정신을 가진 피조물이 새로운 방법을 발명하듯이, 시행착오와 분석을 통하여 예전보다 더 나은 새로운 접근을 하고 따라서 '경험을 통해서 배우며' 발명을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따라서 계속적으로 발전되고 있는 기계도 창조적이라고 할 것이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이나 마음을 갖고 있다고 여기는 7세짜리 어린이처럼, 어떤 기계가 의도적 행위의 융통성을 보여준다면 '이 기계도 정신을 갖고 있다'라고 철학자들이 말할 수 있는가에 있다. ②의 가능성을 받아들이는 철학자는 그러한 기계도 정말 정신을 갖고 있고 우리가 심적인 것이라고 부르는 광범위한 현상을 보여준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많은 현대 철학자들은 이들의 이러한 시도가 일상언어의 문맥을 지나치게 무시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를 반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