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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세기 비잔티움 제국이 취약하게 된 근본 원인은 3세기의 로마 제국과 유사했다.
오랜 안정과 번영 속의 사회에 잠재되어 있던 긴장, 변경과 수도의 긴장, 군·민간 관료 사이의 갈등, 변경 너머의 새로운 이민족의 침입과 그로 인한 경제적 교역로의 두절 등이 원인이었다. 변경지대의 군사귀족과 속주민들은 중앙의 지시를 무시하고 영지를 넓히고 있었다. 제국 군대는 겉으로는 막강하나 내적으로는 농민의 병역 의무를 현금으로 대신하는 관행이 생겨났고 동시에 중간 징세 청부업이 등장했다. 11세기에 새로운 적으로 부상한 셀주크 투르크족은 1055년에 페르시아를 멸망시킨 뒤 술탄의 칭호를 보유하고 이슬람의 보호자로 등장했다.
이들은 곧 이집트·안티오키아의 지배권을 탈취하고 아르메니아를 요구했다. 1071년 이들은 만지케르트 전투에서 너무나 쉽게 비잔티움의 군사귀족을 굴복시켰다. 이때 수도는 권력 암투로 내란에 빠져 있었다. 북방의 불가리아인은 유목민인 페체네그족의 침입에 방패 세력이 될 수 없을 만큼 약화되어 있었고 오히려 그들 내부의 이단파였던 보고밀파의 선동으로 비잔티움의 통제력에 도전하고 있었다.
서유럽에서는 새로 등장한 노르만족이 남부 이탈리아를 정복한 후 아드리아 해를 건너 달마치야·바리에까지 밀려들어왔고 비잔티움은 양면 전쟁에서 버틸 수가 없었다. 비잔티움이 이탈리아에 있던 최후 근거지를 잃음으로써 동방 그리스와 서방 로마의 사이는 완전히 분열되었다.
1054년 동·서 교회의 최종적 분열은 종교면·정치면에서 비잔티움에게는 일대 전환기를 의미했다.
이 분열 이후 서방 로마는 비잔티움을 추월하기 시작했다. 로마 교회는 11세기에 개혁을 단행해 교황청의 보편적 역할을 내세우면서 교리면·예식면에서 동로마 교회와 도저히 양립할 수 없음을 선언하고 황제권보다 교황 수위권을 세속정치에 펴나가기 시작했다. 남이탈리아에서 노르만족의 침입을 비잔티움 대신 물리친 베네치아는 지중해 교역상의 특권을 요구했다.
그 사이 수세에 몰린 비잔티움은 셀주크 투르크의 위협으로부터 수도를 지키고 아나톨리아를 탈환하기 위해 유럽에 도움을 청했다. 이에 관해 서유럽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십자군 원정의 목적은 종교적 열정뿐만이 아니라 단순한 모험심, 전리품, 영토 팽창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십자군 원정으로 비잔티움은 이득보다도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하는 사건이었다.
니케아·안티오키아는 탈환되었으나 유럽인은 이곳에 라틴 왕국을 세우고 정착해 통제권을 행사하려 했다. 어쩔 수 없이 황제는 베네피키움(은대지) 수여 형식으로 영지를 할애했으나 이것은 제국 분할을 조장하는 계기가 되었고 군사적 토지귀족의 득세를 돕는 결과가 되었다.
12세기부터 제국의 상업로는 동방에만 국한되어 있다가 유럽의 상업이 부활됨에 따라 다시 자극을 받았으나 베네치아가 독점권을 행사하려 들었고 헝가리와 노르만족의 개입으로 비잔티움의 행동은 더욱 더 큰 제약을 받게 되었다.
결국 12세기부터 비잔티움은 서유럽에서는 근거지를 잃고 겨우 발칸 반도에서만 통제권을 유지하게 되었다. 셀주크 투르크족과의 전쟁에서 독일 제국은 교황청과 베네치아 사이의 복잡한 적대관계 때문에 비잔티움을 배신했다. 게다가 서유럽은 십자군 전쟁으로 콘스탄티노폴리스 자체를 정복하거나 유럽의 정치적 문제를 해결해줄 뿐만 아니라 교역·교회·십자군의 미래에도 이익이 된다는 생각을 가지기에 이르렀다.
비잔티움 국민들은 서유럽인의 이같은 야심에 적개심을 느꼈고 콤니노스 왕조(1081~1185) 때에는 십자군 원정 정책을 거부했다. 1204년 십자군은 퇴각길에 부유한 콘스탄티노폴리스에 난입해 약탈을 자행했고 라틴인은 트라키아·테살로니케·아테네·모레아 등에 봉건국가를 설립했다. 이에 비잔티움 사람들은 에피루스·니케아에서 각기 독자적인 황제를 옹립해 라틴 왕국에 저항하기도 했다.
로마의 교황 인노첸시오 3세는 신생 라틴 국가를 이용해 콘스탄티노폴리스를 정복하려는 욕망을 품었지만 그리스인들은 라틴인에게 극도의 적개심을 보였다. 십자군전쟁 이후 이들 봉건국가는 비잔티움 성직자들의 지지로 다시 부활된 니케아 제국과 투르크족의 습격으로 차츰 쇠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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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비잔티움 제국의 쇠퇴 – 다음백과,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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