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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조건화를 연구하는 실험심리학자들은 전통적인 연합론적 철학자들의 과업을 전수받아 사고들의 관련성을 연합으로 보며, 이들 연합의 결정인자는 비교적 단순하고 몇 개 안되는 것으로 본다.
그러나 지적인 문제해결을 단순한 연합으로 보기에는 문제가 있다. 동물의 지능에 대한 생각은 다윈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그의 진화론이 수용됨으로써 인간에서 동물로 이어지는 정신적 연속성에 대한 문제에 관심이 돌려지게 되었다.
손다이크는 닭에서 원숭이에 이르는 동물 모두가 본질적으로 같은 방법(시행착오나 도구적 조건화)으로 학습하며 인간과는 달리 추리는 불가능하다고 보았다.
이런 생각은 다음과 같은 의문을 자아낸다. 간단한 조건화에 근거한 학습이론이 동물의 학습과 문제해결의 모든 형식을 충분히 설명해주는가? 몇몇 동물에게만 적용되는 더욱 복잡한 과정이 있지 않을까? 이 글의 나머지는 이 2개의 질문에 관련되어 있다.
관련적 자극과 추상적 자극의 변별
형태심리학자인 볼프강 쾰러에 의해 처음 연구된 전이현상은 동물들이 간단한 변별문제도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방법으로 해결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그는 병아리를 지름 5cm의 큰 원과 지름 3cm의 작은 원 가운데 지름이 5cm인 원을 선택하도록 변별훈련시킨 후, 동물이 두 자극의 관련성에 반응하는지(2개의 원 중 큰 원을 선택하는 학습) 또는 자극의 실제 절대적 속성에 반응하는지(지름이 5cm인 원을 선택하는 학습)를 알아보려 했다.
전자가 사실이라면 5cm 원과 그보다 큰 원(지름 8cm의 원)을 제시했을 때 동물은 관련성을 전이(轉移)시켜 더 큰 원을 선택해야 하며 실제 결과도 그러했다. 매 시행마다 변하는 자극들로 이루어진 5개 자극배열과 3개 자극배열간의 변별을 요하는 셈하기 실험이 실제 물리적 자극과 무관하게 자극배열의 추상적 성질에 반응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알기 위해 행해졌다. 새와 쥐 등이 이런 추상적 변별 과제를 해결했다.
개념학습은 변별 가운데 또 하나의 종류로, 비둘기는 나무가 있는 사진과 없는 사진을 변별해내며 물고기가 있고 없는 물 속 사진도 변별할 수 있다(개념형성). 광범위한 변별학습의 좋은 예가 변별역전학습이다.
동물이 우선 간단한 변별과제를 학습(T미로 왼쪽 강화)한 후에 보상(保賞) 할당을 반대로 하여(오른쪽 강화) 학습하도록 하고, 학습되면 다시 역전시키는 절차를 반복한다. 쥐는 이 과제에 숙달되어 실패율이 극적으로 줄어든다. 이 학습을 설명하는 그럴 듯한 제안은 '이기면 그대로, 지면 바꾸고' 전략이다.
일반화된 규칙 학습
새로운 행동의 학습이 그와 관련된 다른 학습을 더 쉽게 해주는지의 여부, 즉 '배우는 것을 학습하는'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일련의 임무를 학습시킨다.
동물은 A, B 간의 변별학습 후에 새로운 C, D 변별과제를 제시받고, 이 문제를 풀면 다시 E, F 변별과제를 제시받는 절차를 되풀이한다. 원숭이는 점차 새로운 문제를 푸는 능력이 급증진된다.
전이연구에 이용되는 '표본 짝짓기' 변별에서 비둘기는 빨간 원판과 초록 원판 중 표본자극의 빛과 같은 색의 원판을 변별해내야 한다. 이런 변별은 곧 이루어지지만, 이 학습을 다른 자극으로 전이하는 능력은 동물마다 차이가 있다.
통찰과 추리
쾰러의 침팬지는 바나나를 얻기 위해 많은 실패 끝에 구석에 쪼그리고 앉았다가 펄쩍 뛰어 일어나는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쾰러의 설명에 따르면, 통찰력에 의한 문제 해결은 어떤 새로운 연합보다는 세계에 대한 지각적 재구성에 의한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문제 해결방식은 전적으로 경험에 의존하므로 이전의 조건화가 전이된 것일 가능성이 있다. 어떤 개별적인 원천으로부터 새로운 결론에 도달하고자 정보를 결합하는 것은 추리의 한 형태이다. 추리의 이러한 정의에 따르면 동물들은 모두 추리능력을 가진다.
지렛대를 누르면 설탕 덩어리가 제공되는 학습 후에 설탕과 복통이 연합되면 이 2가지의 정보가 결합하여 쥐의 지렛대 누르기가 억제된다(삼단논법 추리). 침팬지에게 A, B, C, D, E 5가지 색깔의 상자 중 2개씩 제시하여 변별훈련을 시킨 후(A와 B → A보상, B와 C → B보상, C와 D → C보상, D와 E → D보상 식으로 되풀이함) 이전에 제시된 적이 없는 B와 E를 제시하면 동물은 B를 선택한다(전이적 추론).
데이비드 프리마크의 영리한 침팬지 사라는 표본 짝짓기 변별학습 훈련으로 '같음'과 '다름'을 의미하는 2가지 표지 사용을 배웠다(제시된 2개의 물건이 같으면 같음 표지를, 다르면 다름 표지를 중간에 놓도록함). 사라는 유추적 추리과제에서 지각적 관련성(파란원+빨간원─파란세모+빨간세모) 뿐만 아니라 기능적 관련성(깡통+깡통따개─자물쇠+열쇠)에조차 정확히 반응했다.
언어학습
많은 동물들은 서로 의사소통을 한다.
20세기초에 침팬지에게 인간의 언어를 가르치려는 용감한 시도들이 있었으나 발성 경로가 근본적으로 달라 모두 실패했다. 그래서 그후 비소리 언어(몸짓, 표지, 자판 위의 색깔, 키 등)를 가르쳤는데 이는 상당한 성과를 거두어 어떤 원숭이는 100~200개의 단어를 습득했다. 그러나 이들 신호나 표지들이 정말 단어의 기능을 한 것일까? 그들이 그 의미를 이해했을까? 아니면 단지 다양한 도구적 반응을 수행한 것뿐일까? 그들은 문장 같은 연속적 의사표현을 한다.
그러나 과연 그들이 문장을 이해한 것일까? 침팬지는 단어의 의미를 아는 것 같다. 어떤 침팬지는 단어의 순서를 바꾸어(ABC → CBA) 말하는 것을 배울 수도 있었다. 이것은 그 의미가 바뀜을 이해한 것이다. 그러나 아직 도구적 조건화의 문제, 모방의 문제, 해석의 문제 등 회의적인 의심이 많이 남아 있다.
민꼬리원숭이(유인원)의 언어 연구는 동물학습 연구의 보편적인 갈등 양상을 보여준다.
연구자가 민꼬리 원숭이를 어린이와 같이 사회적 동물로 취급하여 그와 본질적인 의사소통을 하려는 접근시도와, 강화를 이용한 엄격한 통제와 수행에 대한 절제된 해석의 과학적 접근시도가 그것인데 이 2가지 시도는 각기 장단점이 있어 2가지 모두 필요한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지렛대 누르기 등의 실험실 연구는 동물행동의 좁은 면만을 보여주는 접근으로 동물행동과 진화에서 자연환경의 영향력을 놓치고 있다. 자연환경은 동물이 특수한 상황에서 특정한 것을 배우도록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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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동물의 복잡한 문제해결 – 다음백과,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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