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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의사소통의 실재·성격·범위는 오랫동안 관심의 대상이 되어왔으며, 오늘날과 같은 과학적 연구가 진행되도록 자극을 주어왔다.

동물의 의사소통에는 대부분 소리가 사용되는데 소리는 다른 매체와 비교해 몇 가지 장점이 있다.

소리는 빨리 사라져 전달자의 위치를 감출 수 있으며, 높이·지속시간·세기·반복 등 다양한 변수가 많아서 여러 가지 신호법을 개발할 수 있다. 또 빽빽한 숲이나, 멀리 떨어진 곳, 어둠 속, 물 속 등과 같이 다른 매체를 사용하는 것이 쉽지 않은 환경이나 상황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대부분의 의사소통은 목소리로 하지만 예외도 많이 있다. 즉 고릴라의 수컷은 그들의 가슴이나 땅바닥 또는 그밖에 적당한 물체를 두드려서 의사를 전달하며, 비버는 꼬리로 물표면을 쳐서 물밑의 터널을 거쳐 자신의 굴로 신호를 보낸다.

30마리까지 떼를 지어 사냥하는 하이에나는 으르렁거리거나 코를 씨근덕대거나 울부짖는 등 아주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는데, 그들의 복잡한 먹이 추적전략은 이들 소리에 의하여 만들어지며 일단 먹이가 잡히면 그들 사이에 잘 알려져 있는 '웃음'소리로 동료들을 불러 함께 먹는다.

이와는 반대로 매를 발견한 작은 새는 찍찍 울어 위험하니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다른 새들에게 경고한다.

시각적인 의사소통은 대개 밝은 빛의 반점이나 뿔과 같은 특징적인 표식을 사용하여 이루어지기도 하는데, 이러한 표식은 종(種)·성별·나이 등 의사전달자의 신분을 알려준다. 예를 들어 어린 비비는 몸색깔이 달라 성체와 구별되고, 그러한 색깔을 한 비비에게는 다 자란 동물들에게는 금지된 미숙한 행동이 허용된다.

정보 또한 여러 가지 동작이나 몸짓을 사용하여 시각적으로 전달될 수 있다. 여러 종의 수컷은 교미할 암컷을 유인하기 위해 독특한 태도를 취하며, 암컷은 교미할 준비가 되었음을 나타내는 다양한 방법을 발달시켜왔다. 어떤 종은 디스플레이 무대를 따로 마련하거나 정원사새류(類)가 짓는 정교한 둥지처럼, 일종의 의사소통용으로 사용될 구조물을 짓는다. 그밖의 시각 신호로는 토끼의 특이한 배설물과 곰이 나무몸통에 상처를 내는 것 등이 있다.

동물의 내분비계에서 생성되는 페로몬이라고 하는 화학적 신호는 또다른 의사소통 수단이다.

개미는 불쾌한 냄새를 내어 포식자에게 자신이 맛이 없음을 알린다. 우리가 흔히 개의 습성에서 볼 수 있듯이, 어떤 동물들은 자신의 영역을 나타내기 위해 오줌이나 똥 속에 페로몬을 분비하기도 한다. 그밖에 발정기의 암컷에게서 생성되는 화학적 신호는 교미할 준비가 되었음을 나타내고, 동물이 지나간 길을 따라 자국으로 남아 먹이가 있는 곳을 알리는 데 사용되는 화학신호도 있다.

집단 안에서 위계(位階)를 정하는 페로몬도 있지만, 여기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것이 없다.

접촉은 소리·시각·냄새에 비해 의사소통 수단으로 널리 사용되지는 않지만, 몇몇 동물의 경우 접촉을 이용해 신호를 보낸다. 어두운 벌집 안에서 꿀벌이 추는 춤은 주로 접촉을 통하여 먹이가 있는 곳의 방향과 거리를 알리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맛도 한 역할을 하는데, 이는 꿀벌의 몸에는 대개 꿀이 얼마쯤 묻어 있기 때문이다. 몇몇 거미의 수컷 중에는 암컷의 집을 가볍게 쳐서 자신이 먹이가 아니라 교미상대임을 알린다.

진흙투성이의 물에 사는 뱀장어류와 그밖의 많은 어류는 전기충격을 적을 피하는 데 뿐 아니라 의사를 전달하는 데도 사용한다(촉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