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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슈카는 드레스덴 미술학교 교수가 되어 명성을 얻을 수도 있었던 시기에 돌연 사표를 던지고 떠돌이가 되었다. 뮌헨을 중심으로 유럽 각지를 떠돌았고, 북아프리카의 이집트, 튀니지, 사하라 사막을 건넜으며 터키와 팔레스타인으로 여행을 다녔다. 나치에 격렬하게 저항했던 코코슈카는 나치가 그의 작품들을 몰수하자 신변의 안전을 위해 체코 시민권을 획득했다. 스페인 내전에도 참여한 바 있는 코코슈카는 결국 나치를 피해 1938년 영국으로 이주하게 된다.

그는 콘월 지방에 머물 때 오랫동안 그를 보살펴주었던 여인 올다 파브로브스카와 결혼했다. 이 시기에 처음으로 수채화를 그리기 시작했는데, 콘월 지방의 풍경을 그린 수채화에 관해 그는 이렇게 말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를 담지 않아도 되는 풍경화가 나에게 위안을 주었다’고.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빈에서는 구스타프 클림트, 에곤 실레, 오스카 코코슈카 3인 전시회가 열렸고, 1947년에는 코코슈카의 대대적인 회고전이 열렸다. 1952년에는 베네치아 비엔날레에 코코슈카 부스가 생기기도 했다. 표현주의의 대가 뭉크가 죽음의 트라우마 속에서도 장수한 것처럼, 코코슈카도 그토록 뜨겁고 파괴적인 열정을 안고서도 아흔네 살까지 장수했다. 코코슈카는 1980년에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