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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충하초란
중국에서는 오랜 옛날부터 동충하초(Cordyceps sinensis)가 불로장생, 강장, 강정의 비약으로 이용되었다고 전해진다. ‘증류본초’, ‘본초비요’ 등의 중의학 문헌에 의하면 동충하초는 보폐보신(補肺補腎), 지혈화담(止血化痰), 비정익기(秘精益氣) 등의 효능이 있으며, 맛은 달고 따뜻하며 향이 있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동충하초(冬蟲夏草)는 곤충에서 발생하는 버섯을 말하는데 겨울에는 곤충의 모습 그대로 있다가 여름이 되면 곤충의 몸에서 버섯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여진 것으로 보인다. 동충하초의 포자(홀씨)는 살아 움직이는 곤충의 피부를 통하여 곤충을 감염시켜 죽인 다음 버섯인 자실체를 발생시킨다. 대부분의 생명체는 죽으면 부패하는 것이 자연의 순리이지만, 동충하초에 감염된 곤충은 몸 안이 동충하초의 균사체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죽어서도 썩지 않고 미라처럼 원래의 모습을 유지한다.
그렇기 때문에 추운 겨울에는 곤충이 살아있을 때의 모습과 거의 비슷한 형태로 보존되고, 온도와 습도 등의 조건이 버섯 발생에 알맞은 여름이 되면 사람들이 보기에 아름다운 모습의 동충하초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동충하초는 세계적으로 수백여 종이 보고되고 있으며 나비, 벌, 풍뎅이, 매미, 잠자리, 노린재 등 대부분의 곤충에서 발생한다.
동충하초의 대표 격인 중국동충하초(Cordyceps sinensis)는 중국의 티벳과 네팔 등 해발 3,000~5,000m의 고산지대에서 살고 있는 박쥐나방(Hepialidae)의 유충을 기주(寄主)로 하여 발생하는데, 감염된 박쥐나방의 몸길이는 3~5㎝, 지름은 3~8㎜이고, 피부는 황갈색을 띠며, 몸속에는 황백색의 균사체가 가득 차 있다. 자실체는 곤충의 머리 부위로부터 1~2개가 발생하는데, 모양은 가늘고 긴 원주형이며, 길이는 4~7㎝, 지름은 3㎜ 정도이고, 색상은 흑갈색을 띤다.
현재까지 학계에 보고된 동충하초는 400여 종이지만 식품이나 약으로 사용되는 종류는 얼마 되지 않는다. 또한 식용이나 약용이 가능한 동충하초의 종도 알려진 것이 별로 없다. 이는 식물체에서 나오는 보통의 버섯과는 다르게 이동성이 있는 곤충에서 발생하는 동충하초는 특성상 발생 조건이 까다로워 숫자가 너무 적고, 다른 버섯에 비해 크기도 작아 발견하고 채취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누에동충하초란
섬유의 여왕으로 알려진 실크를 생산하기 위해 누에를 기르는 양잠산업은 지금으로부터 5000년 이전에 중국에서 시작돼 우리나라에서는 3000년을 이어 내려온 전통산업이다. 1900년대 중반에는 농가의 최고 인기 작목으로 농가소득 증대와 국가경제 발전에 큰 기여를 했지만, 190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중국의 저가 공세와 일본의 비단실 수입 규제 등으로 인한 농가소득 감소, 화학섬유의 일반화 ・ 고급화, 국민소득 증대 등 여러 가지 요인이 겹치며 사양산업의 길로 접어들게 됐다.
이에 농촌진흥청에서는 누에가 농가에서 쉽게 사육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산업곤충이라는 점과 동충하초가 약용버섯으로 실용화될 경우 국민건강을 증진시키고, 나아가 농가소득을 크게 증대시키며 우리나라의 전통산업인 양잠의 기반 유지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살아있는 누에를 이용하여 자연에서의 발생 원리와 동일한 방법으로 동충하초를 재배하는 기술을 개발하게 되었다. 이렇게 개발된 동충하초는 눈꽃동충하초 등 5종에 이른다.
누에동충하초란 이렇게 재배 기술이 개발된 눈꽃동충하초(Paecilomyces tenuipes)의 품종명이다. 국내 야산에서 채취한 눈꽃동충하초의 균주를 살아있는 누에에 접종하여 대량으로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으며 1998년에 종자산업법에 의하여 누에동충하초로 품종 명칭을 등록하고 식품위생법에 의하여 식품원료로 사용승인을 받아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누에동충하초에 감염된 번데기는 단면의 형태가 살아있을 때의 고유형태인 타원형으로서 중심부에 1~3㎜의 구멍이 있고, 색상은 껍질을 모두 벗긴 땅콩 알맹이처럼 엷은 노란색을 띤 갈색이다. 또한 자실체는 매우 많이 발생하는데 겨울 나뭇가지에 눈꽃이 내린 것 같이 자실체 위에 흰색의 분생포자가 만개하며, 자루의 색상은 계란의 노른자와 비슷한 크림색이다. 자실체는 길이가 평균 3㎝ 정도이고 직경은 0.8㎜ 정도로 기주 번데기 1개당 평균 80개가 발생하며, 동충하초 전체 무게(번데기와 자실체 무게를 합친 무게)에서 자실체가 차지하는 무게의 비율은 평균 40% 정도다.
누에동충하초의 대량생산 기술 개발 이전에는 자연산 채취가 거의 불가능하여 연구에 필요한 최소량의 시료 공급도 불가능했던 까닭에 많은 연구가 이뤄질 수 없었지만 앞으로는 유용 활성물질 탐색, 기능성 검정 확인 등 각종 연구의 길이 활짝 열리게 돼 농가에서 생산된 동충하초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국민들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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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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