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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피아의 제우스 신상

Statue of Zeus at Olympia
올림피아의 제우스 신상

그리스 펠로폰네소스반도 북쪽의 엘리스 지방에 있는 제우스신전에 세계 최고의 조각가라고 하는 페이디아스가 8년여의 작업 끝에 걸작을 탄생시켰다. 이후 사람들 사이에선 제우스의 신성함과 위엄을 완벽하게 그려냈다는 평이 수천 년 동안 회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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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최고의 신 제우스가 비바람과 천둥과 벼락을 만드는 신이라고 믿었다. 벼락은 하늘에서 내린 신의 징벌이라고 생각했기에 제우스의 노여움을 피하려고 도시마다 제우스를 모시는 신전을 짓고 성대한 제사를 지냈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그리스의 엘리스 올림피아(올림피아는 도시가 아니고 신전과 경기장이 세워진 장소임)에 안치된 제우스 신상이었다. 이 신상은 그리스의 천재 조각가 페이디아스가 기원전 457년경부터 8년여에 걸쳐 만든 것이다.

제우스 신상이 세워진 올림피아는 고대 올림픽이 열린 장소로 유명하다. 올림픽은 기원전 776년 엘리스 출신의 요리사 ‘코로에부스’가 200야드 경주에서 우승했다는 기록을 근거로 통상 이때부터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그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리스신화의 전쟁 영웅 아킬레우스가 기원전 1250년 트로이 전투에서 개선한 파트로클로스 장군의 승전을 기리기 위해 올림픽을 열었다는 전설도 있다.

제우스신전 및 스타디움 등의 유적이 있는 올림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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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은 종교 · 예술 · 스포츠의 혼합이었다. 도시국가마다 각각의 신을 섬기던 그리스인들은 올림픽이 개최될 때면 각지에서 몰려들어 신전을 참배하고 제사를 지냈고 예술문화행사도 함께 치렀다. 올림픽이 열리기 3개월 전에는 그리스 전역에 휴전이 선포되었고 이를 어긴 도시국가는 벌금을 물어야 했다. 페르시아 전쟁과 펠로폰네소스 전쟁 중에도 올림픽은 열렸다. 올림픽 기간에는 어떤 논쟁이나 충돌도 금지되었고 재판도 중지되었으며 사형도 연기되었다.

초기에 올림픽 경기 종목은 경기장 끝에서 끝까지 달리는 단거리 경주뿐이었다. 이때 선수들이 달린 거리를 1스타디(유적 발굴 후 실측한 결과 192.27미터였고 스타디움의 어원임)라고 한다. 기원전 724년 대회부터는 경기장을 한 번 왕복하는 경주, 기원전 708년 대회부터는 레슬링과 5종 경기(멀리뛰기 · 창던지기 · 단거리경주 · 원반던지기 · 레슬링)로 종목이 늘어났고 전성기에는 13종목으로 늘어났다. 기원전 632년 대회부터는 소년경기가 추가되었다.

고대 올림픽 경기가 열렸던 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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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은 7~9월에 5일 동안 개최되었다. 첫째 날에 근대 올림픽처럼 개막식을 거행했고 이튿날부터 나흘째 되는 날까지 모든 경기를 마쳤으며 마지막 날에는 우승한 선수들을 모아 시상식을 한 다음 축제를 열었다. 선수들은 나체로 경기를 가졌으며 신발도 신지 않았다. 선수들이 나체로 경기하는 관행은 매우 일찍부터 정착된 것으로 보인다. 기원전 720년 올림픽 때 메가라의 오립포스가 알몸으로 달리기에 출전해 우승했는데 심판관들이 별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는 기록이 있다. 학자들은 선수들이 알몸으로 출전하는 관행이 이때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한다.

올림피아의 제우스신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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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에 대한 보상은 경기마다 달랐다. 올림피아와 델피에서 열린 경기의 승자에게는 제우스신전 근처에서 자라는 올리브나무 가지로 만든 월계관을 씌워주었지만 이스트미아에서는 솔잎관, 네미아에서는 파슬리관을 주었다. 초기에는 우승자들에게 별도의 상금을 주지 않았지만 여러 가지 특전이 있었다. 우승자의 도시에서는 기념 조각상을 세워주었고 어느 도시에서는 성벽에 구멍을 뚫은 다음 그곳을 통과해 도시로 들어오는 우승자에게 환호하기도 했다. 공적인 행사 때 우승자를 최상석에 앉히기도 했고 세금을 면제해주거나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그리스의 젊은이들이 열광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상금을 주는 관행이 자리를 잡았다.

올림픽 첫날 모든 참가자들은 제우스신전의 제우스 신상 앞에서 선서를 했다. 선수들과 그 가족 및 코치들은 제물로 바친 돼지 앞에서 부정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선서를 했으며 심판들도 뇌물을 거부하고 정당한 판정을 내리겠다고 맹세했다. 그들은 선서를 어기고 부정을 저지르면 제우스가 벼락을 내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스에서 가장 불명예스러운 죽음은 벼락에 맞아 죽는 것이었다.

벼락을 내리는 제우스

올림픽 첫날 선수 · 심판 등 모든 참가자들은 제우스신전의 제우스 신상 앞에서 공정한 경기를 하겠다고 선서를 했다. 그들은 선서를 어기고 부정을 저지르면 제우스가 벼락을 내린다고 생각했다. 그리스인들에겐 벼락에 맞아 죽는 것이 가장 불명예스러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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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 신상은 신전이 건설된 후 40년이 지나서야 페이디아스에게 주문되었다. 페이디아스는 기원전 447년 파르테논신전의 아테나 여신상을 크리세레판티노스 방식(인체는 상아로 만들고 옷은 금으로 입힌 인체 조각의 한 유형)으로 제작한 조각가이다. 올림피아는 파르테논신전의 아테나 여신상과 비견되는 조각을 만들어달라고 주문하면서 한 가지 조건을 걸었다. 신상을 조각하는데 필요한 모든 예산을 무제한적으로 지원하겠지만 제작 장소와 형태를 아테나 여신상과 다르게 하라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제우스 신상을 신전 안에서 제작하라는 것이었다. 제우스신전의 높이가 그리 높지 않았기 때문에 외부에서 신상을 제작할 경우 신전 안에 거상을 안치할 수 없었던 것이다.

제우스신전 터에서 발굴된 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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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디아스는 8년여의 작업 끝에 제우스 신상을 완성했는데 파르테논신전의 아테나 여신상과 함께 페이디아스의 2대 걸작으로 꼽힌다. 제우스 신상도 아테나 여신상과 마찬가지로 크리셀레판티노스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13미터나 되는 제우스 신상은 높이 90센티미터, 길이 10미터, 폭이 6.65미터 크기의 받침대 위에 놓인 옥좌에 앉아 있는데 거의 천장에 맞닿을 정도였다. 제우스를 서 있는 형태로 조각했다면 거의 18미터에 달했을 것이다. 페이디아스는 제우스의 신성한 위엄과 너그러움을 완벽하게 표현했다는 평을 들었다.

포사니아스는 제우스 신상에 대해 세세하게 기록했다. “제우스는 옥좌 위에 앉아 있는데 그의 머리에는 올리브 나무 형태의 왕관이 씌워져 있다. 그의 오른손에는 머리를 가는 끈으로 묶고 왕관을 쓴, 승리를 상징하는 조각상이 있으며 왼손에는 황금을 박아 장식한 지팡이(왕홀)를 쥐고 있다. 지팡이 위에는 매가 앉아 있으며 그의 신발과 옷은 금으로 덧씌워져 있다. 상아로 만들어진 어깨에는 꽃과 동물이 새겨진 아름다운 망토가 걸쳐 있다. 제우스 신상 앞에 두 개의 커다란 조각상이 있다. 옥좌 앞의 기둥에는 어린아이들을 납치하는 스핑크스가 그려져 있고 아폴론과 아르테미스가 화살로 니오베의 아이들을 쏘아 죽이는 조각이 새겨져 있다.”

제우스신전의 제우스 신상을 재현한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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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사니아스는 재료 사용방법도 서술했다. 딱딱한 상아를 연하게 만들고 원하는 형태로 성형할 수 있는 방법으로, 불 · 맥주 · 식초 등을 사용했는데 그것은 페이디아스 시대에 보편적으로 사용한 방법이다. 신발 · 옷 · 오른손 · 왕관의 일부를 황금으로 장식했다고도 한다.

제우스 신상을 완성한 후 페이디아스는 제우스에게 어떠한 식으로든 자신의 작업에 만족했다는 신호를 보여달라고 기도했다. 그의 기도가 끝나자마자 그의 주변에 벼락이 떨어졌다고 한다. 제우스가 페이디아스의 작업에 만족했던 것일까. 목재로 만들어진 제우스 신상은 화재로 완전히 불에 타버렸고 현재 전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제우스신전 복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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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집필자 소개

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페르피냥 대학교에서 공학박사 학위(Dr. Ing.)와 '카오스 이론에 의한 유체이동 연구'로 과학국가박사(Dr. d..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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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불가사의 여행
세계 불가사의 여행 | 저자현암사 편집부 | cp명북카라반 도서 소개

인간의 열정이 남긴 불멸의 흔적을 따라 시공간을 초월한 세계여행을 떠난다! 필론이 선택한 세계 7대 불가사의부터 최근 선정된 세계 신 7대 불가사의, 그리고 그 후보 ..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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