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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곤충, 거미, 갑각류 등을 포함하는 동물계에서 가장 큰 문 범위의 분류군. 지구상 거의 모든 곳에서 발견된다. 키틴과 단백질이 결합하여 이루어진 외골격과 마디로 구분되는 몸, 관절이 있는 부속지들이 쌍으로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알려져 있는 동물 종들 가운데 84%가 절지동물문에 해당하며 삼엽충아문·협각아문·갑각아무·단지아문 등으로 나뉜다.
절지동물문은 동물계에서 가장 커다란 문 준위의 분류군으로서 알려진 동물 종(種)들 가운데 약 84%가 이 문에 속한다.
절지동물의 특징은 키틴(당화합물의 일종)과 단백질이 결합하여 이루어진 외골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외골격은 아래의 표피(다른 동물의 피부에 해당됨)로부터 분비된다. 몸은 일반적으로 마디로 되어 있으며, 각각의 마디에는 관절이 있는 부속지들이 쌍으로 있어서 이로부터 절지(관절이 있는 다리)동물이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 87만 9,000종 이상의 절지동물이 기재되었으며 이들 가운데 약 86%가 곤충류이다. 그러나 이 수는 전체 종수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한 것으로 생각되는데, 동물학자들은 곤충류만 하더라도 전체 종수가 1,000만 종에 달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절지동물문은 삼엽충아문(三葉蟲亞門 Trilobita)·협각아문(鋏角亞門 Chelicerata)·갑각아문(甲殼亞門 Crustacea)·단지아문(單枝亞門 Uniramia) 등으로 나누어진다. 삼엽충아문은 삼엽충류만을 포함하는데, 삼엽충류는 초기 고생대(2억 2,500만~5억 7,000만 년 전) 바다의 우점적인 절지동물이었으나 고생대가 끝날 무렵인 페름기(2억 2,500만~2억 8,000만 년 전)에 멸종되었다. 협각아문의 대다수는 거미류·전갈류·진드기류 등을 포함하는 주형강(蛛形綱 Arachnida)에 속한다.
이들은 대체적으로 육상 절지동물인데, 진드기류에는 담수나 해양에 사는 것도 있고 기생성인 것도 있다. 투구게가 속하는 퇴구강(腿口綱 Merostomata)과 바다거미류가 속하는 바다거미강(Pycnogonida)은 모두 해양성이다. 퇴구류는 오래된 무리로서 아마도 이 무리로부터 주형류가 나타났을 것으로 추측된다. 알려진 최초의 전갈류 화석종은 물속생활을 하는 동물이었다. 갑각아문은 대부분의 해산 절지동물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가재와 같은 무리들은 담수로 진출했고 등각류의 공벌레는 육상동물이 되었다. 게류나 새우류와 같은 큰 갑각류들은 바다에 아주 흔한 절지동물이다. 갑각류의 소형종들은 동물 플랑크톤의 중요한 구성원이며 다른 무척추동물들·어류·고래 등의 먹이가 된다. 단지아문은 절지동물의 가장 큰 아문이다. 여기에는 곤충강과 다지류(多肢類 myriapods)로 알려져 있는 4무리의 긴 몸을 가진 절지동물들, 즉 순각강(脣脚綱 Chilopoda)·결합강(結合綱 Symphyla)·배각강(倍脚綱 Diplopoda)·소각강(小脚 綱 Pauropoda) 등이 포함된다. 이들은 대부분 육상동물이며 다른 절지동물의 아문들과는 달리 육상의 기원을 갖는 것으로 믿어진다.
일반적 특징
크기
절지동물들은 대부분 크기가 작으며, 수서 종들만이 큰 몸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멸종한 협각류인 광익류(廣翼類 eurypterids)는 길이가 1.8m에 달했으며, 현생 물맞이게류의 어떤 종류는 무게가 6.4kg, 전장이 3.8m나 된다. 육상 절지동물들은 몸이 그리 크지 않아서 곤충류나 거미류는 가장 큰 종류일지라도 몸무게가 100g 미만이다.
딱정벌레류의 일부 종들과 기생성 호리허리벌류 및 진드기류 등은 매우 복잡한 몸 구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길이는 0.25㎜가 안 된다.
분포 및 풍부도
절지동물은 지구상의 거의 모든 서식처에서 발견된다. 많은 종류의 갑각류들이 수심 4,000m 이하의 심해에 살고 있으며, 톡토기류와 깡충거미류는 해발 6,700m 이상의 에베레스트 산중에서도 발견되고, 톡토기류와 진드기류는 남극에도 살고 있다. 아르테미아새우는 염호(鹽湖)에서 발견되며, 딱정벌레류, 진드기류 및 여러 종류의 갑각류들이 온천에서 채집되었다.
소형 갑각류 종들이 지하수에 살고 있으며, 사막에는 곤충이나 주형류를 중심으로 거대한 절지동물의 동물상이 이루어져 있다. 해충으로 잘 알려진 곤충들은 그 수가 많고 매우 다양하다. 만약 숲의 바닥에서 썩은 낙엽 덩이를 한 자루 담는다면 그 속에는 진드기류·거미류·의갈류·다지류, 그리고 매우 다양한 곤충들 및 공벌레와 같은 갑각류 등 수백 종의 절지동물들이 들어 있을 것이다. 봄철에 볼 수 있는 일시적인 웅덩이에도 종종 미소한 갑각류들이 우글거린다. 남극 주위 바다의 표층수는 몸길이 0.5㎜ 이하인 것부터 10㎜ 이상의 플랑크톤성 요각류(橈脚類 copepods)의 밀도가 1㎥당 3만 마리에 이른다.
중요성
새우류·바다가재류·게류 등의 갑각류는 세계 어디에서나 음식으로 이용되고 있다. 요각류·물벼룩류·크릴새우 등의 플랑크톤성 갑각류들은 먹이 연쇄에 있어서 광합성을 하는 식물성 플랑크톤과 물고기·고래와 같은 육식동물 사이의 주요고리가 된다. 절지동물은 농업에도 막대한 혜택을 주고 있다.
전체 꽃피는식물의 약 2/3는 곤충에 의해서 꽃가루받이가 이루어지며, 곤충류·진드기류·다지류·갑각류(쥐며느리류) 등 토양이나 낙엽 속에 서식하는 절지동물들은 부패한 낙엽과 목재로부터 부식토(腐植土)가 형성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절지동물들은 의학적으로 말라리아·황열·뎅그열·상피병(모기에 의함)·아프리카수면병(체체파리에 의함)·발진티푸스열(이에 의함)·림프절페스트(벼룩류에 의함)·로키산열·라임병(후기문진드기류에 의함) 등과 같은 질병의 매개체 역할을 한다. 가축의 많은 질병들 또한 절지동물에 의해 전염된다.
형태 및 기능
외골격과 탈피
절지동물들이 진화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이들이 지닌 외골격의 역할이 컸는데, 외골격은 지지기능뿐만 아니라 보호의 역할을 하며, 근육계와 더불어 이동운동에 기여한다.
외골격은 키틴과 단백질이 주성분인 큐티클층들로 이루어지며, 곤충류·거미류와 같은 대부분의 육상 절지동물들의 큐티클층에는 밀랍성분이 포함되어 있어서 증발에 의한 수분 손실을 감소시킨다(프로큐티클). 갑각류의 외골격은 다양한 정도의 탄산칼슘을 지님에 따라 더욱 딱딱해졌다.
진화에 있어서 절지동물은 외골격이 형성됨에 따라 성장과 이동이라는 2가지 기능상의 문제를 해결해야만 했다. 성장의 문제는 탈피(脫皮)로 해결되는데, 외골격 밑에 위치한 피부의 세포들은 낡은 외골격의 밑부분을 삭이는 효소들을 방출하며 새로운 외골격을 분비한다. 일반적으로 낡은 외골격은 버려지지만 어떤 종들은 이것을 먹는다. 부드럽고 신축성이 있는 새 외골격은 물이나 공기를 받아들임으로써 혈압이 증대되어 확장되며 수시간 내에 경화(硬化)가 이루어진다. 탈피는 호르몬의 조절하에 이루어진다.
스테로이드 호르몬인 엑디손(ecdysone:탈피호르몬)은 특정한 내분비 중추에서 분비되며 혈액을 통해 순환되는데 이것이 직접 탈피를 일으킨다. 그러나 탈피의 시기는 다른 호르몬들과 환경요인들에 의해 조절된다. 탈피와 탈피 사이 시기의 동물들을 영충(齡蟲 instar)이라고 한다.
거미류나 곤충류와 같은 절지동물들은 성적으로 성체가 되면 탈피를 멈추지만, 게·새우 등은 일생동안 계속해서 탈피를 한다. 탈피의 결과 절지동물의 몸 길이 및 체적은 일생동안 계단식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그러나 내부의 조직 성장은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연속적으로 이루어진다(재생).
근육·부속지 및 이동운동
단단한 껍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절지동물이 운동할 때 겪을 수 있는 곤란은 몸을 둘러싼 외골격이 여러 개의 판으로 나누어지며, 또 동물들이 일련의 원통형의 부속지들을 가짐으로써 해결되었다.
판들 및 원통형 마디들 사이는 주름이 잡힌 관절을 이루고 있어서 이 주름들이 관절이 굽혀질 때 필요한 면적을 제공한다. 절지동물은 마디로 된 부속지들과 외골격, 외골격의 안쪽에 붙어 있는 근육들이 함께 지렛대와 같은 작용을 하여 움직인다. 절지동물의 외골격은 작은 동물들에게 매우 효과적인 기관이다.
즉 외골격은 근육이 붙을 수 있는 넓은 면적을 제공하여 지지와 운동에 관여하고 외부 환경으로부터 동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절지동물의 부속지들은 걷기·뛰기·헤엄치기·굴파기 등 모든 형태의 운동에 잘 적응했다. 대부분의 절지동물은 다리들이 몸의 양옆에서 교대로 움직인다. 즉 한쪽 다리가 앞을 향하면 짝을 이루는 반대편 다리는 뒤를 향한다(포유동물이 걸을 때와 유사함). 절지동물은 대부분 적은 수의 다리를 가지는 형태로 진화해왔다. 걷는 데 쓰이는 다리 쌍의 수는 7개 이하(갑각류의 공벌레), 4~5개(새우·게), 4개(주형류) 및 3개(곤충류) 등으로 많은 수의 다리들이 기계적인 운동을 할 때 일으킬 수 있는 역학적인 간섭의 문제를 감소시켰다.
다리의 간섭은 대부분의 절지동물이 다리의 위치와 길이를 달리함으로써 더욱 감소되었다. 긴 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몸통의 동요는 순각류에서는 등판들이 서로 겹쳐짐으로써, 배각류에서는 1쌍의 마디가 서로 유합되어 이중마디를 이룸으로써 감소되었다.
곤충의 날개는 서로 밀착된 상하 2장의 외골격으로 이루어진다.
이 2장의 골격에는 골격을 지지하는 관 모양의 시맥이 형성되어 있다. 곤충은 날개 앞가장자리의 각도를 바꿈으로써 공기의 흐름을 조절해 공중으로 날아올라간다. 공중을 나는 형태로의 진화는 곤충류가 육상동물 가운데 가장 다양하고 흔한 무리가 될 수 있었던 적응형태의 하나이다. 굴을 파는 습성은 땅강아지류나 개미 같은 곤충들과 갑각류에서 발견된다. 게가재사촌과 만두게는 바다의 부드러운 모래를 재빨리 파내며 갯가재류, 쏙 및 딱총새우 등은 진흙질 바닥에 굴을 판다.
갑각류에는 단각류와 같이 관 속에 서식하는 종들이 많다.
소화계와 섭식
절지동물에는 육식동물, 초식동물, 잔사(殘渣:죽어서 분해된 동식물의 작은 조각들)를 먹는 동물, 걸러먹는 동물 및 기생성 동물 등이 있어서 모든 섭식양상이 나타난다.
절지동물은 입 주위에 있는 부속지들을 이용하여 먹이를 취하며, 동물마다 취하는 특유의 먹이에 따라 부속지들이 분화했다. 예를 들면 진딧물과의 곤충들에서는 구기부들이 식물체를 찢고 즙을 빨아먹을 수 있는 구조로 적응했다. 바닷가 하조대의 모래사장에 굴을 파고 사는 농게류는 구기부의 잔털들로 모래알들을 걸러 유기물은 취하고 광물은 작은 알갱이로 내뱉는다.
갑각류의 게가재사촌은 촉각을 사용하여 파도 속에서 플랑크톤을 걸러 먹는다. 플랑크톤성 갑각류인 요각류는 크기가 수㎜에 불과하지만 입 주위의 부속지(작은턱)들을 써서 매 24시간마다 수십 만 마리의 규조류(diatom)를 모을 수 있다. 거미류·의갈류·순각류 등의 육식성 절지동물들은 독을 써서 먹이를 잡는데, 전갈류에는 꼬리 말단에 찌르개(stinger)가 있고, 거미류에서는 입 옆의 1쌍의 독니(협각)에서 독이 나오며, 순각류에는 머리 아래에 독발톱[毒爪]이 있다.
그러나 인간에게 치명적인 독을 가진 절지동물은 거의 없다(→ 다지류). 소화관의 앞·뒷부분(前腸·後腸)은 골격과 같은 키틴 성분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골격과 함께 탈피되나 중장(中腸)에는 키틴 성분이 없다. 소화관은 동물의 먹이 및 섭식 형태에 따라 구조가 매우 다양하며, 효소를 만들고 소화된 음식물을 흡수하는 곳은 중장이다.
호흡계
수서 절지동물들(갑각류와 협각류의 투구게)은 아가미로 호흡한다.
아가미는 피부가 확장된 것으로서 아가미 부분의 외골격은 얇아서 가스 교환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육상 절지동물들은 기관(氣管)이나 책허파(book lung)로 호흡한다. 다지류·곤충류·주형류 등에 있는 기관은 기체가 몸의 내부로 들어갈 수 있게 해주는 미소한 관들로 되어 있으며 외골격과 함께 탈피된다. 기관은 바깥쪽에 있는 숨구멍(spiracle)의 크기가 작아서 수분의 손실을 억제하며, 관을 이루는 키틴 성분이 붕괴를 막아주고, 관들의 길이가 짧아 능동적인 가스 교환이 필요하지 않는 등 크기가 작은 육상 절지동물들에게 매우 효과적인 기관이다.
책허파는 혈액으로 채워진 여러 개의 판들이 키틴 성분의 주머니에 들어 있는 내부기관으로서 판들 위로 공기가 순환된다. 대부분의 거미는 기관과 책허파를 모두 가지고 있으나 커다란 거미와 전갈은 책허파만을 가지고 있다.
순환계
절지동물은 심장과 동맥계로 이루어진 개방혈관계를 가지고 있다.
동맥들은 혈액을 조직 내의 혈강(血腔)으로 보내며, 혈액은 다시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위심강(圍心腔)으로 보내진다. 심장의 옆면에는 소공(小孔)들이 있어서 위심강에서 심장으로 들어오는 혈액을 조절한다. 몸이 큰 갑각류에서는 혈액이 심장으로 들어오는 길에 아가미(여기에서 산소를 공급받음)를 통과한다. 주형류와 갑각류의 혈액에는 산소를 운반하는 푸른색의 헤모시아닌(hemocyanin)이 들어 있으나 곤충의 경우에는 기관계가 산소를 직접 조직에 공급하므로 호흡색소가 없다.
배설계와 수분 조절
갑각류·주형류는 쌍을 이루는 배설기관들(악선[顎腺]·촉각선[觸角腺]·각기선[脚基腺])이 있다.
다지류·곤충·주형류의 거미나 진드기는 말피기관(malpighian tubules)이라는 장과 연결되는 배설기관을 가지고 있어서 항문으로 배설물을 배출한다. 주형류와 곤충은 외골격의 바깥층에 밀랍성분의 화합물이 있어서 증발에 의한 수분 손실을 억제하고 있다. 밀랍성분이 없는 공벌레나 진드기, 의갈류 및 톡토기류 등은 건조될 위험이 적은 통나무 밑 또는 돌밑에 산다. 밀랍성분은 수분을 밀어내기 때문에 빗방울이나 이슬에 의해 생길 수 있는 곤란을 줄여주며, 물방개와 같은 수서 곤충류들이 물 속에서도 공기막을 품어 호흡할 수 있게 해주고 소금쟁이들이 미끄러지듯 물 위를 이동할 수 있도록 해준다.
곤충이나 거미의 질소배설물은 물에 녹지 않는 화합물(요산·구아닌)이므로 물과 함께 배설할 필요가 없어서 체내에 수분을 보존할 수 있다.
신경계와 감각기관
절지동물의 신경계는 등쪽에 뇌가 있고 각 마디마다 배쪽의 신경색으로부터 측신경들이 나 있는 사다리 신경계이다.
이것은 환형동물의 신경계와 유사하여 환형동물에서 절지동물이 진화해 나온 것으로 생각된다. 절지동물의 신경과 근육의 조직화는 하나의 뉴런이 여러 개의 근육세포를 담당하여 기능적인 운동단위를 형성하고 있는 척추동물과는 달리 몇 개의 서로 다른 뉴런이 하나의 근육세포에 작용한다. 절지동물의 감각기관들에서는 외골격의 분화가 이루어졌다. 즉 감각신경의 말단은 촉각·구기부·관절 및 발끝 등에 있는 감각털이나 돌기, 틈새 등에 있어서 큐티클막에 생긴 장력의 변화가 신경말단을 자극하게 된다.
맛이나 냄새와 같은 화학적 자극을 수용하는 감각기관은 큐티클층의 구멍을 통해 감지한다. 절지동물의 눈은 보통 빛의 강도와 방향만을 감지할 수 있을 뿐이며 사물을 볼 수 있는 능력은 훨씬 제한되어 있다. 절지동물 가운데 시력이 가장 좋은 것들은 갑각류의 갯가재나 일부 게류, 그리고 많은 곤충들로서, 이들은 모두 겹눈을 가지고 있다. 거미류가 갖는 8개의 눈은 겹눈은 아니지만 늑대거미류나 깡충거미류 등은 먹이의 위치와 흔적을 효과적으로 감지한다.
생식기관 및 생활사
거의 모든 절지동물은 암수 개체의 구별이 있는 양성생식을 한다.
주형류의 전갈, 의갈류 및 진드기류와 좀류나 톡토기류와 같이 날개가 없는 곤충류에서 수컷의 정자는 정포(精包)에 담겨져서 암컷에게 전달된다. 이 방법은 수서종들의 경우에 정자가 물에 의해 희석되지 않도록 해주며, 육상에서는 급격히 건조되는 것을 막아준다. 파리나 노린재 등의 곤충류, 갑각류, 배각류 및 거미는 정포 대신 자유 정자가 전달된다. 절지동물에서는 단위생식(單位生殖:미수정 알들이 발생하는 것)·태생(胎生:어린 개체를 낳는 것·다배현상(多胚現象:하나의 수정란으로부터 여러 胚가 형성되는 것) 등의 특이한 생식방법들도 발견된다.
많은 갑각류에서는 알들이 부화하여 노플리우스(nauplius)가 된다. 수서동물의 발생과정에서 유생단계는 물결을 타고 어미와 떨어진 장소로 이동하여 정착하는데, 플랑크톤성인 유생은 저서성인 성체들과 경쟁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메뚜기류·귀뚜라미류·노린재목 등의 많은 곤충은 어버이와 유사하지만 날개가 없는 약충(若蟲)으로 부화하며, 딱정벌레·나비·나방·파리·호리허리벌류 등의 곤충들은 어버이와 전혀 다른 모습의 유충(幼蟲)으로 부화하여 탈바꿈[變態]을 거친다.
진화 및 고생물학
절지동물과 환형동물은 몸이 마디로 되어 있으며, 환형동물의 다모강(Polychaeta)의 경우 각 마디마다 1쌍의 부속지를 가지고 있는 등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절지동물의 신경계는 기본적 구조가 환형동물과 매우 유사하다.
환형동물이 가지고 있는 체강은 절지동물에서는 외골격의 진화 및 운동방법의 변화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최초의 절지동물 화석은 캄브리아기(5억~5억 7,000만 년 전)에 나타나며 삼엽층류·퇴구류·갑각류 등이 대표적 동물이다. 데본기(3억 4,500만~3억 9,500만 년 전) 이후에 발견되는 초기 육상 주형류는 현서종들과 다른 점들이 많다. 다지류와 유사한 화석은 데본기 이후에 발견되지만 석탄기(2억 8,000만~3억 4,500만 년 전)에 이르러서야 본격적으로 순각류·배각류·곤충이 발견된다.
대부분의 동물학자들은 삼엽층류·협각류·갑각류·단지류를 절지동물 진화의 주요 네 줄기로 인식하고 있지만, 이것들이 서로 어떻게 관련되며, 또 환형동물과 독립적인 진화적 기원을 갖고 있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절지동물
절지동물문은 세계적으로 볼 때 동물계에 속하는 종수의 3/4 이상을 차지하는 매우 큰 동물군으로서, 한국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다. 한반도에서 알려진 현생 절지동물은 주형강의 1,028여 종을 비롯해 모두 9,463여 종에 이른다. 절지동물은 깊이 2,000m 가까운 동해의 밑바닥으로부터 백두산 꼭대기와 천지에 이르기까지 지상·지하는 물론 수중과 물 밑바닥의 여러 생태적 지위에 맞추어 생활하고 있다. 특히 곤충류는 육지에서, 갑각류는 바다에서 번성하고 있다. 한반도는 온대에 속하므로 온대성 종들이 주종을 이루지만 한대성 및 난대성 종들도 분포하며, 갑각류인 게류의 경우에는 총 185종 가운데 한해성·온해성·난해성 종들이 각각 7·89·89종으로서 난해성 종들이 매우 많은데, 이것은 제주도, 남해, 동해 남부에 난류가 흘러오기 때문이다.
절지동물 가운데는 인간생활과 관계 깊은 것이 많으므로 우리 조상들도 예로부터 그 종류·습성에 관한 지식을 축적해왔다. 예컨대 양잠은 약 3,000년 전에 도입되었다고 하고 양봉은 적어도 삼국시대부터 시작되었다. 〈동의보감〉(1613) 탕액편에는 땅강아지·게·거미·지네 등 20여 가지의 절지동물 약재가 들어 있다. 17세기에는 〈지봉유설 芝峰類說〉(1633)을 비롯하여 실학자들의 여러 저서가 나왔는데 여기에 절지동물에 관한 기록도 들어 있다. 특히 정약전(丁若銓)은 그의 저서 〈자산어보 玆山魚譜〉(1814)에 대하와 게류 16종에 관한 현지 관찰기록을 남겼다. 한반도산 절지동물의 현대적인 생물학적 연구의 주류는 분류학인데, 19세기 말기에 유럽인들이 나비류·벌류·새우류·게류를 극히 소수 기재한 것이 그 시작이다. 1910~45년에는 일본인들이 주역으로서 절지동물의 각 강을 다루었으나 그 내용은 매우 불충분했다. 이 시기에 조복성(곤충)·석주명(주로 나비류)·백갑용(거미류) 등 소수의 한국 학자들도 연구에 참여했다.
1945년 8·15해방 후에는 한국 학자들이 자주적으로 절지동물을 연구하게 되었고 생물학과가 많이 설립됨에 따라 연구 인구도 급증했다. 문교부(지금의 교육부)가 1959년부터 〈한국동식물도감〉을 연차적으로 발간하고 있는데 이것은 한국의 분류학 발전을 크게 촉진하고 있다. 절지동물의 경우에는 나비류(1959), 딱정벌레류·메뚜기류·집게벌레류·잠자리류(1969), 벌류(1970), 매미류·파리류(1971), 진딧물과(1972), 집게·게류(1973), 새우류(1977), 거미류(1978), 깍지벌레상과(1978), 매미류(1979), 나방류(1982·1983)가 발간되었다. 이상의 분류군 외에도 미개척 분류군을 대상으로 연구하는 젊은 연구자들이 많이 있다. 위의 전통분류학에 더해 1980년대에는 수리분류학·분자계통분류학이, 1990년대에 들어서는 분자계통분류학이 절지동물에서 정착되어가고 있다. 분류학 외에도 한국산 초파리의 집단유전, 배추흰나비의 배발생, 갑각류의 유생 발생, 곤충이나 갑각류의 생태 따위에 관한 연구들도 절지동물에서 진행되어 왔다. 한편 사람의 위생과 관계 있는 절지동물과 농림 해충을 다각도로 연구해왔으며 유용 갑각류(예를 들면 대하·보리새우·참게)의 양식 연구도 진행되었거나 되고 있다. 절지동물은 종류에 따라 식용, 사료용, 약용, 해충 구제의 천적용 등으로 쓰이고 벌의 꿀, 누에의 실 따위와 같이 생산물로 쓰이기도 한다. 특히 새우류·게류 중에는 동해의 도화새우·북쪽분홍새우·대게·털게, 남해의 보리새우·꽃새우·꽃게, 서해의 대하·중하·돗대기새우·중국젓새우·밀새우·꽃게·민꽃게, 제주도의 펄닭새우·홍색민꽃게 등 식용으로 경제성이 높은 것이 많다.
분류군 | 대략의 종수 | 합계 | |
갑각강 | 단각류 | 145 | |
등각류 | 90 | ||
만각류 | 50 | ||
새각류 | 70 | ||
십각류 | 325 | ||
요각류 | 175 | ||
패충류 | 235 | ||
기타 | 10 | 1,100 | |
곤충강 | 나방류 | 1,870 | |
나비류 | 250 | ||
노린재류 | 1,040 | ||
(반시목) | |||
딱정벌레류 | 980 | ||
매미류 | 580 | ||
(동시목) | |||
메뚜기류 | 110 | ||
벌류 | 1,020 | ||
잠자리류 | 90 | ||
톡토기류 | 180 | ||
파리류 | 900 | ||
기타 | 200 | 7,220 | |
바다거미강 | 40 | ||
배각강(노래기류) | 30 | ||
순각강(지네류) | 45 | ||
주형강 | 거미류 | 530 | |
진드기류 | 478 | ||
기타 | 20 | 1,028 | |
총계 | 9,4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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