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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론은 고대 종교에서 매우 중요한 현상이었다.

모든 종교에서 신성한 것은 세속적인 것과 근본적으로 다르고 반대된다는 단순한 사실도 일종의 이원론이다. 힌두교 철학은 궁극적 실재와 현상의 세계 사이에 영원한 변증법적 긴장이 있다고 본다. 파르메니데스로부터 플라톤에 이르는 그리스 철학은 실재의 이원론적 개념을 거부하거나 긍정하는 데 관심을 기울였다.

중국 도교에서 서로 반대되는 이 세상 원리들은 음양의 이원론에 포괄되어 있다. 신화론의 견지에서 보면, 대부분의 다신론적 종교는 신들과 구별되고 신들에 대해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는 마귀·티탄·괴물 같은 초자연적 존재를 인정한다. 신들이 모여 있는 만신전(萬神展)에서도 천상의 신과 지상 혹은 지하의 신(예를 들면 독일 신화의 아젠과 바넨), 파괴의 신과 건설의 신(예를 들면 이집트 종교의 세트와 오시리스) 사이에 긴장과 투쟁이 나타나기도 한다. 세계 전역의 여러 우주창조설에 나타나는 종교적 이원론의 또다른 독특한 유형은 예전에는 완전했던 우주에 악이 유입되었음을 강조한다.

종교적 이원론의 극단적·절대적인 형태는 고대 페르시아에서 등장했는데, 이란의 종교 개혁자 조로아스터는 현명한 주(主)인 '아후라 마즈다'(후에는 '오르마즈드'로 불림)와 악령인 '앙그라 마이뉴'('아흐리만'이라고도 함) 사이의 돌이킬 수 없는 적대관계를 선포했다. 조로아스터에 따르면, '아흐리만'은 악을 행할 것을 제멋대로 선택했기 때문에 불행·질병·죽음을 세상에 가지고 왔다. 후에 조로아스터교는 '오르마즈드'와 '아흐리만'을 선과 악, 창조자와 파괴자의 영원한 두 원리로 표현했다.

마니교는 이런 비관주의적 가치를 전수받아 이를 타락한 피조물에 관한 영지주의적 신화와 혼합했다. 이란 종말론의 영향을 받은 유대교 묵시문학에도 어느 정도 이원론적 요소가 나타나기는 하지만, 그것은 절대적인 유일신론(唯一神論)에 종속되어 있다. 〈신약성서〉는 어느 정도 고대 이원론 구절들을 이용하기는 하지만 구속사(救贖史)의 반명제를 지칭하는 전혀 다른 의미로 활용한다. 그리스도교는 선과 악의 근본적인 차이를 받아들였지만, 형이상학적 이원론을 거부했다. 로마 가톨릭 신학에서 하느님과 피조물, 성령과 물질 등은 존재의 절대적인 통일성 안에 나타나는 다른 양태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