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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스페인 문화는 이슬람교-오리엔트 문화와 서유럽 문화의 교량 역할을 했다. 16∼17세기에 정치·문학·과학·철학에서 탁월한 성과를 남겼으나 18세기 이후 유럽 문화로부터 멀어졌다.
현대 건축의 중심지인 바르셀로나에는 가우디의 독특한 양식의 건물들이 있다. 20세기 전반 스페인 화단은 피카소, 미로, 달리의 거장을 배출했다. 스페인의 근대소설은 〈돈 키호테〉부터 시작되는데 스페인 내란 후 소설이 대표적인 문학장르가 되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로는 히메네스·알레한드로, 에체가라이, 베나벤테, 셀라 등이 있다.
스페인에는 종교적 의미를 지니는 대중축제가 많은데 20세기말 다시 활성화되었다. 1970년대 말 프랑코 체제에서 민주사회로 전환하는 데에 언론기관들이 큰 역할을 했다.
문화환경
스페인이 로마화의 시기에 접한 고전문화는 스페인 문화 형성에 강력하고 중요한 영향을 끼쳐왔다.
이슬람교도 지배기와 레콩키스타기(재정복기)에 전파된 이슬람교-오리엔트 문화와 유대교 문화로 스페인 문화는 더 독특해졌다. 이슬람교-오리엔트 문화와 서유럽 문화의 교차점으로서 스페인은 문화전파의 교량 역할을 수행해왔다. 16∼17세기는 황금시대라 일컬어질 정도로 문화가 번성한 시기로 정치·문학·과학·철학 등의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남겼다. 그러나 18세기 이후 유럽 문화가 세속화되면서 종교(로마 가톨릭교)적인 성격이 강한 스페인 전통문화는 점점 유럽의 여타 문화로부터 멀어졌고, 19세기에는 스페인 사회의 국수주의 지향 부문과 유럽 지향 부문간의 갈등이 나타나기도 했다.
모든 시기에 걸쳐 나타났던 스페인 문화의 특성은 그리스도교의 영감, 개별성을 존중하는 인문주의 경향, 적당한 절충주의, 정신 세계의 보편성을 획득하기 위한 분투 등이다. 현대의 스페인은 유럽의 지적 흐름에 개방되어 있으나, 독특한 사유 및 행동양식의 특성을 버리지 않는다.
건축
스페인 현대 건축의 중심지는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이다.
마드리드의 주요공공건물들은 프란시스코 하비에르 사에스 데 오이사, 알레한드로 데 라 소타, 호세 안토니오 코랄레스, 로만 바케스 몰레순, 호세 라파엘 모네오 등이 설계한 것이다. 바르셀로나에는 19세기말부터 20세기초까지 카탈루냐인 안토니오 가우디가 건축한 호텔·아파트·교회 등이 있는데, 이들의 건축양식은 매우 독특하다.
미술
3명의 뛰어난 조각가 파블로 가르가요, 훌리오 곤살레스, 알베르토 산체스가 20세기 전반기의 스페인 조각계를 이끌었다.
이들은 전통적인 기법을 거부하고,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한 공통점이 있었으나 스타일은 각각 매우 독특했다. 20세기 중반에는 호세 플라네스, 크리스티노 마요, 카를로스 페레이라, 호르헤 데 오테이사 등 전통적인 작가들과 실험정신이 강했던 앙헬 페란트 등이 활동했다. 에두아르도 치아다는 스페인 조각가 가운데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인물로서 금속·시멘트·목재·설화석고를 재료로 여러 유명한 작품을 창작했다.
20세기 전반기에 스페인 화단은 파블로 피카소, 후안 미로, 살바도르 달리 등 3명의 거장을 배출했으며, 마드리드파의 화가들과 다니엘 바스케스 디아스와 벤하민 팔렌시아 등도 창작활동이 활발했다.
음악
마누엘 데 파야, 호아킨 투리나, 오스카르 에스플라 등이 세계적인 음악가로서 한 세대를 풍미한 후 20세기초에 태어난 일군의 작곡가들이 스페인 음악계를 이끌어왔다.
연주자로는, 기타에 안드레스 세고비아, 나르시소 예페스, 레히노 사인스 데라 마사 등이, 바이올린에는 레온 아라, 빅토르 마르틴, 곤살로 코메야스 등이, 피아노에는 라파엘 오로스코, 에두아르도 델 푸에요 등이 큰 명성을 얻었다. 그밖에 뛰어난 지휘자와 가수들이 많으며, 주요관현악단으로는 스페인 국립관현악단, 스페인 방송관현악단 마드리드 카메라타 등이 있다.
문학
스페인 문학의 화려한 전통은 현대작가들에게까지 이어지고 있다.
스페인의 근대소설은 세르반테스의 〈돈 키호테 Don Quixote〉부터 시작된다. 스페인 내란은 정치뿐만 아니라 스페인 예술의 분수령을 이루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대표적인 문학 장르가 시에서 소설로 넘어간 점이다. 그러나 스페인 내란 이전에 시 운동을 벌였던 '1927년 세대'는 내란 이후의 시인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는데, 알레한드로(1977, 노벨 문학상 수상)와 다마소 알론소가 그 대표적인 작가이다. 20세기의 스페인 시인 가운데 국외에서 가장 유명해진 작가는 서정시인 후안 라몬 히메네스(1956년 노벨 문학상 수상)이다.
20세기의 주요소설가로는 라몬 페레스 데 아얄라, 가브리엘 미로, 라몬 호세 센데르 등이 있으며, 그중 1940년대초 종전 후 세대의 작가로는 라파엘 산체스 페를로시오, 카르멘 마르틴 가이테, 헤수스 페르난데스 산토스 등을 꼽을 수 있다. 스페인 출신의 역대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로는 히메네스·알레한드로 외에도 극작가인 호세 에체가라이(1904 수상)와 하신토 베나벤테(1922 수상), 그리고 소설가인 카밀로 호세 셀라(1989 수상) 등이 있다(→ 스페인 문학).
연극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좋은 작품과 공연활동이 부족하여, 관객 유치가 어려웠으나 1978년 문화부에서 스페인 국립 드라마 센터를 설립하여 우수한 국내외 작품을 무대에 올림으로써 연극계의 활력을 되찾았다.
스페인에서 가장 유명한 극장은 아마추어와 전문가들이 함께 소속된 테아트로 인데펜디엔테이다.
영화
영화는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분야이다.
특히 20세기말에는 이탈리아·멕시코·프랑스·독일·베네수엘라·아르헨티나 등과 합작하여 많은 작품을 만들었다.
전통문화
오늘날까지 가장 면면히 이어지는 전통문화는 대중축제이다.
종교적 의미를 지니는 이러한 축제들은 수세기 동안 대중적·자생적 형태를 유지해오다가 1960∼70년대에 전통가치의 위기와 함께 침체되었으나, 20세기말 다시 활성화되었다. 스페인의 또 다른 주요전통문화인 투우는 스포츠와 축제의 성격을 함께 지니고 있다. 투우의 전통은 고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지금과 같은 양식은 18세기에 갖추어졌다.
관련기관
스페인에서 가장 오래된 학술기관은 1713년 펠리페 5세가 카스티야어의 순수성과 품위유지를 위해 설립한 왕립언어 아카데미이다.
이밖에 왕립역사 아카데미, 왕립 산페르난도 미술 아카데미, 왕립의학 아카데미 등이 있으며, 1938년에는 이 아카데미들을 총관장하는 스페인 학술원이 설립되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을 비롯해 마드리드·바르셀로나·세비야·빌바오 등지에 유명한 박물관과 미술관이 많이 있다. 역사적인 관점에서는 마드리드의 군사박물관과 바르셀로나의 해양박물관이 흥미를 끈다.
또한 19세기까지 다른 유럽 도서관의 모델이 된 엘에스코리알 도서관과 18세기에 설립된 왕립도서관(19세기에 마드리드 국립도서관이 됨)이 있다. 스페인의 유일한 오페라 극장인 바르셀로나 시의 리세움 극장에서는 매년 일정한 시기에 공연이 열리며, 마드리드에서는 매년 오페라 페스티벌이 개최된다. 그밖에 다양한 방법으로 문화발전에 기여하는 여러 재단들이 있다.
신문·방송
1970년대 말 프랑코 체제에서 민주사회로 전환하는 데에 언론기관들이 큰 역할을 했다.
1966년에 제정된 신문보도법 가운데 억압적인 요소들이 제거되었으며, 1978년 헌법에는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 스페인의 언론분야는 경제적으로도 성공을 거두어 신문 발행부수가 계속 늘고 있으며, 새 신문과 정기간행물들이 창간되고 있다. 스페인의 유력 신문으로는 바르셀로나의 〈방과르디아 La Vanguardia〉와 마드리드의 〈파이스 El País〉, 〈아베세 A. B. C.〉 등이 있다(방과르디아 에스파뇰라). 1923년 마드리드에서 첫 라디오 시험방송이 있었고, 이듬해에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에 2개의 상업 라디오 방송국이 세워졌다.
1937년 라디오나시오날에스파뇰라(국영 라디오 방송국)이 설립되었으며, 내전이 끝난 1939년에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라디오 방송망이 마련되었다.
1970년대말부터 1980년대초까지 라디오와 텔레비전 방송의 구조개편이 있었다. 1975년 제네바 협정에 따라 1978년 새로운 라디오 주파수 배분을 위한 정부계획안이 통과되었다. 1983년까지 스페인 텔레비전 방송은 정부 소유의 2개 방송사가 도맡았으며 스페인어로만 제작·편성되었다.
텔레비전 방송은 라디오 방송과 함께 정부기구인 라디오텔레비시온에 스파뇰라(R. T. V. E.)의 통제를 받았다. 그러나 1983년 이후 카탈루냐와 바스크의 자치정부가 텔레비전 방송사를 설립하고 그 지역 언어로 방송을 시작하면서 1980년대 말에는 텔레비전 방송사의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이에 사회당 정권은 민간 소유의 텔레비전 방송사 설립을 허용하는 법령을 1989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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