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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주

다른 표기 언어 musical variation , 變奏

요약 음악을 선율적·화성적·대위법적으로 변화시키는 기술(음악이론, 작곡).

가장 단순한 변주 유형은 변주모음인데 동일한 음악재료를 가지고 여러 개의 음악 단위들을 만들되 각 단위들은 서로 다른 변주기법으로 처리한다.

르네상스의 성악 음악에서는 2가지 주된 변주기법이 있었다. 그중 한 유형은 유절 형식으로 된 성가의 각 절들을 대위법적으로 변주하는 것이고, 또 한 유형은 미사나 모테트에서 종종 길이가 긴 1개의 기본 성부 위에서 일련의 변주를 하는 것이다. 기악 음악에서는 이와 조금 다른 종류의 변주곡이 나타나기 시작해 이어지는 다음 시대에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었다. 그 초기 형태는 대개 2개가 짝으로 된 춤곡으로 이루어져, 그중 2번째 것은 첫번째 것과 같은 선율로 만들되 템포와 박자가 달랐다(스트로페) .

16세기말~17세기초 영국 작곡가들은 특히 음형변주(figural variation) 기법에 능숙했다.

한편 르네상스 말기의 곡들 중 지속변주(succeeding variation: 고집저음에 의한 변주)가 새롭게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음형변주 기법과 연관되면서도, 선율 음형을 진술하되 선율 성부가 아니라 베이스 성부에서 선율 음형이 거의 변하지 않고 반복된다는 점이 다르다. 이처럼 맨 아래 베이스 성부에서 계속 반복되는 짧은 길이의 선율 음형을 기초로 곡을 구성하는 지속변주 기법은 바로크 시대가 시작되던 17세기초 작곡가들이 즐겨 사용했다.

이들은 특히 베이스 위에 풍부하고 표현적인 선율선을 펼쳐나가는 데 매력을 느꼈다. 이러한 간단한 설계를 기초로 곡을 구성함으로써 작곡가들은 상상력과 재능을 동원하여 선율에 관심을 집중할 수 있었다(바로크 음악, 보이스 타입).

파사칼리아(passacaglia)와 샤콘(chaconne/ciaccone)이라는 춤곡은 독특한 화음 진행으로 변주 형식을 낳았다.

파사칼리아는 기타로 연주한 화음형으로, 원래 유절식 노래의 절과 절 사이에 나온 짧은 기악 악구인 리토르넬로였다. 거의 같은 시기에 샤콘이라는 또다른 종류의 화음 진행을 기초로 해서 변주곡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는데, 이 화음 진행 역시 기타 교본에서 가져온 것이었다. 후대의 일부 학자들은 이 2가지 변주 형식을 서로 구분하여 베이스 반복 선율 위에서 이루어지는 변주를 파사칼리아, 반복적 화음 패턴 위에 이루어지는 변주를 샤콘이라 했다.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의 마드리갈 모음 8권 중 〈Amor, Lamento della ninfa〉(1638)는 4음의 하행 음형이 변화 없이 34번 반복되는 변주곡으로, 소프라노 성부는 이 음형 위에서 애가(哀歌)를 펼쳐나가고 이것을 남성 3성부가 메아리처럼 응답하면서 슬픔을 달래고 있다. 이 노래를 듣는 사람은 몬테베르디의 표현적 선율과 가사 처리에 대한 천재적 감수성으로 말미암아 베이스가 반복된다는 것을 전혀 의식하지 못한 채 곡에 빨려들어가게 된다.

베이스에 기초한 지속변주는 바로크 시대에 가장 인기있던 중요한 변주 유형이었지만 당시에는 여전히 다른 종류의 변주곡들도 작곡되었다.

J. S. 바흐의 기념비적인 〈골트베르크 변주곡 Goldberg Variations〉은 긴 주제(16마디 단위가 2번 이어짐)가 나온 다음 30번의 변주가 따르고, 그 다음 원래 주제를 간단하게 반복하는 부분으로 끝난다. 이 변주곡은 다양한 박자와 템포를 사용하며, 일반적으로 음형변주의 중요한 예로 평가된다. 모든 변주 유형들의 공통된 특징은 화성이나 음 자체가 정적인 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선율, 베이스 패턴, 화성 연쇄는 언제나 같은 (調)로 반복적으로 진술되며 대개 동일한 길이와 동일한 악구 및 화성적 윤곽을 갖고 있다.

그러면서도 성부 숫자와 짜임새의 대조나 선율 음형의 풍부함과 복잡성, 때로 박자와 템포의 변화 등으로 다양해지며 절정을 이루기도 한다. 18세기 중반에 음악구조에 한 가지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다. 작곡가들은 점차 화성적·음조적으로 어떤 목적을 향한 일관된 움직임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곡은 이제 동일한 조성으로 시작하고 끝나며, 더욱이 다른 조들은 각각의 관계에서 힘의 우위, 즉 위계구조에 따라 배열되었다. 곡은 원래의 조, 즉 으뜸조에서 이탈하여 일련의 조를 옮겨다닌다. 그 결과 생기는 조성적 움직임의 느낌은 곡에 방향감과 추진력을 주며, 마침내 다다르게 된 딸림조(으뜸음 위의 5번째 음을 기초로 만든 조로, 으뜸조와 가장 강력한 관계를 맺고 있음)에서 잠시 머무른 다음 최종적으로 으뜸조로 '귀향'한다.

멘델스존의 〈진지한 변주곡 Variations serieuses〉, 베토벤의 〈디아벨리 변주곡 Diabelli Variations〉 등 독주악기를 위한 변주곡은 다음 시대에도 계속 작곡되었다.

그러나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시대 변주곡에는 2가지 중요한 변화가 일어났다. 우선 다악장(多樂章) 실내악 혹은 관현악곡의 한 악장으로 변주곡이 사용되었고, 주제가 훨씬 더 자유롭게 취급된 자유 변주곡이 등장한 것이다. 하이든은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C 장조, 교향곡 〈뿔피리의 신호 Hornsignal Symphony〉 D장조의 1악장 등 성공적이고 잘 알려진 변주곡 악장을 여럿 작곡했다.

모차르트의 변주곡 악장은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F장조 K. 377, 클라리넷 5중주 K. 581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선율 변주의 성격이 강하다. 슈베르트는 피아노 5중주 A장조 작품 114 〈숭어 Trout Quintet〉에서 가곡 〈숭어 Die Forelle〉를 선율변주의 기초로 썼다. 그러나 변주기법을 가장 자주 사용하고 때로 당시 음악 양식의 일반적 요구와 대립하면서까지 변주기법을 성공적으로 적용한 작곡가는 베토벤과 브람스였다.

베토벤은 변주형식을 특히 독창적이고 자유롭게 다루었고, 이것은 9번 교향곡의 마지막 악장에 잘 나타난다. 그의 대표적 변주곡들은 3번 교향곡 〈영웅 Eroica〉과 피아노 소나타 C단조 작품 111, 현악 4중주 A단조 작품 132 등에 포함되어 있다. 브람스는 변주 형식을 취급할 때 베토벤보다 좀더 보수적이어서, 주제가 상당히 변화될 때조차도 언제나 기본적인 구조를 유지했다.

19세기말, 20세기 전반기에 변주곡이 작곡되기도 했지만, 자유변주곡 기법의 차원을 넘어선 이렇다 할 만한 새로운 기법은 나타나지 않았다(자유변주곡은 주제와 변주 부분들 사이의 선율관계를 유지하되, 자유롭게 주제의 작은 동기들을 발전시키거나 주제 자체를 리듬 등의 변화로 변화시킴). 당시 변주곡 기법에서 유일하게 이룩한 혁신은 아르놀트 쇤베르크와 그의 동료, 기타 연관된 작곡가들이 이루었다.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기여한 점은 12음음악 기법으로, 12개의 음으로 된 음렬(sene:반음계의 12개 구성음들을 특정하게 배열한 상태)이 곡 구성의 기초를 이룬다고 하는 원리에 바탕을 둔 것이다. 원래의 음렬은 같은 음높이로 나타나거나 다른 음높이로 옮겨 나타날 수 있으며, 이것이 전이(상행 음정을 하행 음정으로 바꾸는 식으로 음정의 관계를 뒤바꾸는 진행)·역행(음 진행의 순서를 바꾸어 맨 뒤부터 처음으로 거꾸로 나아가는 진행) 등에 의해 변환됨으로써 선율이나 화성 혹은 이 둘의 혼합을 이루는 데 고루 사용할 수 있다.

음렬기법으로 씌어진 곡은 모두 12음렬에 기초한 일련의 변주곡이라 할 수 있다.

작곡가뿐 아니라 연주자도 변주를 할 수 있다. 바로크 시대에 성악 기술의 기본은 표현적인 음형·주음·트릴음 등을 작곡가가 만든 곡조에 덧붙이는 선율을 장식하는 능력에 있었다. 그러므로 연주자들은 독자적인 장식기법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바로크 말기에 가장 인기있던 성악 형식이던 다카포 아리아는 첫 부분과 선율, (때로) 조, 템포가 첫부분과 대조를 이루는 2번째 부분에 이어 첫 부분이 반복되는데, 이중 마지막 부분이 바로 가수의 장식기법을 과시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부분이었다.

연주 양식으로서 변주를 강조하는 또다른 중요한 양식은 재즈이다. 위대한 재즈 연주자들은 어느 곡을 연주하건 온갖 기교와 상상력을 동원해서 그 연주에 대한 개인적인 변주 양식을 이룸으로써 천재성을 드러냈다. 한편 비서구문화의 음악에서는 종종 서양 음악의 변주와는 다른 종류의 변주기법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남인도의 예술음악은 곡마다 '라가'(rāga)라는 특정 주제를 갖고 있어서 한 라가 주제에 기초해서 음악구조가 형성되고, 이렇게 만들어진 곡들은 모두 특정한 라가 주제에 대한 변주라 볼 수 있다.

라가는 개념적으로 볼 때 서양음악의 주제보다 더 복잡하여 라가마다 고유한 음계, 다양한 선율형, 선율 관계 및 단편들을 갖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가믈란 음악에서는 다소 성격이 다른 복합적 변주 개념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 변주는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동시적으로 각각 즉흥변주를 한다. 이러한 기법을 헤테로포니라고 부르며, 고도로 복합적이고 정적인 변주 개념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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