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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의 생애에 관한 정보는 〈신약성서〉 가운데 4복음서, 〈사도행전〉, 바울로의 편지들, 베드로의 이름으로 기록된 2편의 편지에 한정되어 있다.
원래 그는 히브리어 이름 '시므온', 또는 그 이름의 그리스어 형태인 '시몬'으로 알려진 듯하다. 〈신약성서〉에서 시므온이란 이름은 2번, 시몬은 49번 나온다. 중요한 순간에 그는 '요한의 아들 시몬'(요한 21:15)이라고 불렸고, 〈요한의 복음서〉에는 '시몬'이 17번 나오며, 다른 곳에는 잘 나타나지 않는 '시몬 베드로'라는 합성어를 즐겨 쓴다.
바울로는 반석이라는 뜻의 아람어식 이름, 또는 별명인 '케파'(Kepha)를 그리스어로 음역한 '케파스'(Kēphas:라틴어 음역으로는 Cephas가 됨)를 즐겨 썼지만(10번중 8번은 이 이름을 썼음), 복음서들과 〈사도행전〉은 그리스어 '페트로스'(Petros)를 약 150번 썼다. 공관복음서(마태 8:14)와 바울로의 편지(Ⅰ고린 9:5)에는 베드로가 요한의 아들이며 결혼을 했다는 간접적인 증거가 있다.
그의 집안은 원래 베싸이다 출신이었지만(요한 1:44) 예수의 선교활동 기간 중에는 갈릴래아 호수 북서쪽의 가파르나움에서 살았으며, 그곳에서 그와 동생 안드레아가 제베대오의 아들인 야고보, 요한과 함께 어부생활을 했다(루가 5:10).
〈신약성서〉에서 베드로가 직접 한 말이나 그에 관한 내용, 또는 간접적으로 그가 중요하게 등장하는 수많은 일화에 나타난 그의 행동과 반응들을 통해 베드로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우유부단하고 소신없이 행동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태도는 그가 안티오키아 교회를 방문하여 처음에는 이방인들과 한자리에서 식사를 하다가 나중에는 거절한 데서도 잘 나타난다(갈라 2:11~14). 때로는 단호하기도 하고(사도 4:10, 5:1~10), 경우에 따라서는 무분별하고 경솔하며(루가 22:33), 성급하고 화를 잘 내는(요한 18:10) 인물로 묘사되기도 한다.
또한 자주 온유하면서도 확고한 인물로, 그리고 예수 앞에서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에서 나타나듯이 큰 충성과 사랑을 바칠 수 있는 인물로 묘사된다(요한 21:15~17). 〈신약성서〉는 베드로가 모세율법 훈련을 받지 않았다는 뜻에서 못 배운 사람이라고 전하는데(사도 4:13), 그가 그리스어를 알았는지도 의심스럽다. 그는 깨닫는 데 느렸던 것 같고 실수를 했지만 훗날 책임을 부여받았을 때는 성숙하고 유능한 인물임을 보여주었다. 복음서들은 예수 활동 초기에 베드로가 제자로 부름받았다는 데 일치하지만, 언제 어디서 그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서는 저마다 다르게 기록한다.
〈루가의 복음서〉(5:1~11)는 베드로가 부름받은 일은 강조하면서 야고보·요한·안드레아의 이름은 빠뜨린다. 〈마태오의 복음서〉(4:18~22)와 〈마르코의 복음서〉(1:16~20)는 위의 4명이 부름받은 일을 기록하며 루가와 마찬가지로 이 사건이 갈릴래아 호수에서 일어났다고 기록한다. 〈요한의 복음서〉는 이 사건이 유대에서 일어났으며(1:28), 안드레아는 세례자 요한의 추종자였고(1:35) 요한이 예수를 가리켜 '하느님의 어린 양'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으며, 그는 요한을 떠나 베드로를 '메시아'(예수)에게 소개했고 이때 예수가 베드로에게 게파(베드로, 즉 반석)라는 이름(또는 별명)을 주었다고 했다.
공관복음서(마태오·마르코·루가)는 예수가 활동을 시작한 갈릴리에서 베드로가 부름받았다고 기록하는데, 이것이 옳은 듯하다.
〈요한의 복음서〉는 다른 복음서와는 달리 역사보다는 신학에 중점을 두고 기록한 듯하다. 이 복음서의 저자는 베드로가 처음부터 예수가 메시아임을 깨달았고 예수는 베드로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 시몬, 즉 반석으로 보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자 했다. 공관복음서들은 대체로 12사도 가운데 베드로가 지도적인 위치에 있었다고 서술하지만 그렇지 않은 예도 있다. 예를 들어 마태오와 루가는 베드로가 예수에게 비유에 관해 물었다고 했지만 마르코는 여러 제자들이 함께 물었다고도 한다(마태 15:15, 루가 8:45, 마르 7:17).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공관복음서는 모두 베드로가 제자들의 대변인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다른 제자들보다 어느 정도 우위에 있었다고 강조한다.
제자들의 이름이 열거될 때마다 베드로는 늘 맨 앞에 나온다(마태 10:2~4, 마르 3:16~ 19, 루가 6:14~16, 사도 1:13, 갈라 2:9은 예외). 사도교회에서 베드로가 차지한 중요성 때문에 복음서에서 그렇게 기록했는지 확실치는 않지만 그의 강한 성격이 중요한 요인이었음에 틀림없다.
예수의 제자가 아니었던 사람들도 베드로의 권위를 인정했는데, 이를테면 성전세를 받으러 다니던 사람들도 정보를 얻기 위해 베드로에게 접근했다(마태 17:24). 또한 특유의 조급한 성격 때문에 제자들을 대표하여 예수에게 비유(마태 15:15) 또는 가르침(마태 18:21)의 뜻을 물었다.
베드로는 개인적으로, 그리고 12제자를 대표하여 충성스럽게 봉사한 대가로 하늘나라에서 특혜를 누리게 해달라고 청했다(마태 19:27~28).
많은 경우에 베드로의 이름만 나오고 다른 제자들은 단지 그의 일행으로만 언급된다(마르 1:36, 루가 8:45). 특별한 사건에서 예수와 가장 가까운 3명의 제자('기둥들' 즉, 베드로·야고보·요한)가 등장할 때도 베드로의 이름만 언급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이 3명의 이름이 나올 때도 베드로의 이름이 늘 맨 앞에 나온다(마태 17:1, 26:37). 예수가 찾아가 병에 걸린 베드로의 장모를 고쳐준 곳도 가파르나움에 있던 베드로의 집이다(마태 8:14). 예수가 군중을 가르칠 때 탄 배도 그의 배였다(루가 5:3).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함으로써 깊은 통찰력과 신앙을 보여준 사람도 베드로였다(마태 16:15~18, 마르 8:29, 루가 9:20). 예수가 고난을 받고 죽을 것이라고 예언했을 때 만류하다가 도리어 꾸중을 들은 사람도 베드로였다(마르 8:32~33). 또한 그리스도를 부인하여 가장 강인하면서도 순간적으로 약점을 보인 사람 역시 베드로였다(마태 26:69~75, 마르 14:66~72, 루가 22:54~61). 그러나 훗날 그는 놀랄 만큼 성숙해져서 강인함을 되찾았고 예수에게 사명을 받은 대로(루가 22:31~32) 다른 사람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비록 예수를 부인하긴 했으나 마지막에는 부활을 맨 처음 목격한 증인이 되었다(루가 24:34).
〈요한의 복음서〉에서 베드로의 지위는 '예수의 사랑받던 제자' 요한이라는 인물의 도전을 받는다. 이 복음서에서 베드로는 37번(4복음서 전체에서는 109번)이나 언급되지만 그중 1/3은 부록(21장)에 나오며 단지 9개의 사건에서만 나올 뿐이다.
이 복음서는 대표자 및 대변인으로서 베드로의 역할을 인정하기는 하지만 요한과 예수의 관계를 보다 친밀하게 그리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제자들의 역할이 약화되면서도 한편으로 베드로가 강조되고, 예수로부터 "내 어린 양들을 잘 돌보아라", "내 양들을 잘 돌보아라"(요한 21:15~16)라는 사명을 받는 것으로 보아 사도교회에서 베드로가 얼마나 큰 신망을 받았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베드로와 나란히 요한도 중요한 인물로 나타난다(13:24, 18:15, 19:26~27 등). 21장에서는 베드로를 강조함으로써 그리스도를 부인한 이 제자가 공관복음서에서 누리던 지위를 되찾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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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생애와 제자들 사이에서의 위치 – 다음백과,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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