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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 5세기 그리스인들이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를 개발하면서 연극에 장치가 사용되었는데, 배우는 이 장치를 이용하여 공중에서 무대로 내려올 수 있었다.

헬레니즘 시대에도 그리스인들은 바퀴 또는 페리아크토스라는 회전식 각기둥이 밑에 달린 이동식 무대장치를 이용했다(페리아크토스). 로마인들은 트랩과 지하 펌프 장치를 설치하는 등 그리스의 장치들을 더욱 정교하게 개발하여 야외공연의 수상 장면에서는 무대에 물이 넘치게 할 수 있었다.

중세 신비극에서도 악마의 등장을 위해 지옥문이라 불리는 트랩도어(trapdoor：바닥과 천장에 있는 뚜껑문)와 천사를 위한 비행장치 등을 이용했다. 그러나 무대장치술은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러서야 그 절정을 이루었다(그리스 연극).

14세기말 이탈리아의 화가·건축가·기술자들은 성일(聖日)에 교회의 공연에서 사용할 정교한 장치를 고안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장치 가운데 하나는 줄과 도르래로 이루어진 파라디소인데, 천사역을 맡은 합창단 전원이 이것을 타고 솜구름으로 된 천국에서 노래를 부르며 아래로 내려왔다. 이때부터 그리스 로마 시대의 무대장치가 다시 사용되었고, 바스티아노 데 산갈로는 빠른 장면전환을 위해 페리아크토스를 이용하는 옛 방식을 새롭게 변화·발전시켰다. 이탈리아의 무대장치가 점점 복잡하고 다양해지자 이를 숨기기 위해 장식이 많은 액자형 무대(proscenium arch)가 도입되었다.

초기 이탈리아 오페라는 여러 가지 특수효과를 내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유명했다. 예를 들어 바다의 물결 효과를 내기 위해 나선형의 그림이 그려진 기둥을 원근감을 고려하여 무대에 가로질러놓은 후 천천히 돌리기도 했다. 바다의 괴물이나 전설적인 동물 형태는 사람들이 그 속에 들어가 움직이게 했고, 구름을 탄 신(神)들은 복잡한 줄장치를 타고 날아다녔다.

바다에서 전개되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무대가 물에 잠기게끔 만들 수도 있었다.

17세기에는 영국의 가면극 디자이너 이니고 존스와 이탈리아 최고의 무대기술자 자코모 토렐리가 여러 가지 중요한 무대장치를 개발했는데 그중 어떤 것들은 오늘날까지 사용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무대장면을 순간적으로 바꿀 수 있는 무대 양측면에 설치된 익면 이동장치이다. 여러 가지 기계장치를 이용해 극적인 효과를 나타냈던 무대장치의 전통은 궁정 연극과 예수회 대학 연극에 의해 18세기까지 계속되었으나 새로운 진전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19세기에는 석회등(limelight)의 발명 등 조명방식이 현저히 향상되어 배우들에 대한 집중조명과 햇빛·달빛과 같은 특수효과가 가능해졌다. 마술적 환영(幻影)을 나타내는 기법도 19세기 영국 무대에서 높은 수준으로 발전해, 유령 같은 것들을 흉내내기 위한 거울장치와 트랩도어의 사용이 매우 세련되어졌다.

19세기 후반에는 그림틀 무대에 트레드밀(treadmills：발로 밟아 돌리는 바퀴), 이동식 파노라마 등의 무대장치를 이용하여 사실적이거나 환상적인 장면을 지극히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20세기초 특히 독일에서는 복잡한 배경을 미리 준비했다가 필요할 때 내보일 수 있는 회전무대와 수압식 승강무대가 많이 쓰였는데, 이런 장치는 매우 복잡하고 돈이 많이 들었다. 20세기 후반에 와서는 배우와 관객의 거리를 더욱 좁히려는 경향 때문에 무대배경이나 장치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개방무대와 원형극장으로 되돌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