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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론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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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지식은 가장 넓은 의미로는 믿음들이 무엇보다도 실제 경험에 의해 확증되기만 하면 받아들여질 수 있고 행동기준이 될 수 있다는 태도를 견지하는 이론의 발생과 변천 과정.

고대철학

서양철학에서 최초의 경험론자는 소피스트들이다(→ 그리스 철학). 그들은 우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합리론적 사변에 반대하여 인간과 사회를 철학의 중심과제로 삼자고 주장했다.

순수이성에 대한 이들의 회의론적 주장은 곧 반발을 불러일으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합리론 철학을 낳았다(→ 회의주의).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의 계승자 가운데 스토아 학파에피쿠로스 학파는 인간의 개념형성 과정을 경험론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스토아 학파는 정신이 감각을 통해 물질세계와 접촉함으로써 관념이 생겨난다고 보았고, 경험론의 색채가 더욱 강한 에피쿠로스 학파는 모든 개념이 감각경험의 잔상(殘像)이며 이 개념으로 이루어진 지식도 모두 경험적이라고 보았다.

중세철학

아우구스티누스 이후 대부분의 중세 철학자는 개념형성에 관한 한 경험론의 관점을 취했다.

이는 '먼저 감각에 있지 않은 것은 지성에도 없다'라는 당시의 일반적 공식 속에 잘 나타나 있다. 성 토마스 아퀴나스(1225~74)는 모든 본유관념을 부정하고 감각에 주어진 것을 지성이 추상화함으로써 관념이 형성된다고 보았으며, 13세기 과학자 로저 베이컨은 연역추리보다 관찰을 더 중시했다.

중세의 가장 체계적 경험론자이자 유명론자(唯名論者)인 오컴(William of Ockham)은 모든 지식이 감각에서 기원한다고 보고 '추상적 지식'은 가설적 성격을 띨 뿐 어떤 존재와도 관계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근세철학

근세 경험론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귀납의 원리를 체계화한 프랜시스 베이컨(1561~1626)이다.

그는 경험에 앞선 지식이 있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았지만 진정한 지식은 자연세계에 대한 경험에서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물론자이자 유명론자인 토머스 홉스(1588~1679)는 개념에 관한 경험론과 지식에 관한 합리론을 결합하여 모든 관념은 물질이 감각을 자극함으로써 생겨나지만 지식은 그 관념들에 대한 연역적 계산에서 생겨난다고 보았다.

가장 정교하면서도 영향력이 컸던 것은 〈인간오성론 Essay Concerning Human Understanding〉(1690)을 쓴 존 로크(1632~1704)의 경험론이었다.

그는 모든 지식이 감각작용 혹은 반성작용에서 생겨난다고 주장함으로써 본유관념의 가능성을 부정했다. 로크는 개념의 본성 문제와 지식의 정당화 문제를 혼동하기는 했지만 개념의 경험적 성격을 철저하게 고수함으로써 어떻게 단순관념에서 복합관념이 생겨나는가를 자세히 설명했다.

유신론적 관념론자 조지 버클리(1685~1753)는 정신 외부의 물질세계의 존재를 부정하면서 물체를 지각된 관념의 복합체로 보는 현상론을 내놓았다.

스코틀랜드의 회의론자 데이비드 (1711~76)은 로크 경험론의 원칙을 더욱 철저하게 고수함으로써 물체·정신·인과관계 등의 개념 속에는 경험으로 확인되는 내용 이외의 것이 들어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마누엘 칸트(1724~1804)의 비판철학은 경험론과 합리론의 대립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의 결실이었다. 그는 모든 지식이 경험과 더불어 시작하지만 경험에서 생겨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함으로써 본유적인 것과 선천적인 것을 명확히 구별했다.

그에 따르면 인간정신은 여러 선천적 개념과 선천적 종합판단을 갖고 있지만 그것들은 경험을 초월해 있는 실재와는 관계하지 않는다. 영국에서는 19세기말까지 로크 경험론이 성행했다. 특히 존 스튜어트 (1806~73)은 가장 철저한 경험론자였다. 그는 수학지식도 다른 모든 지식과 마찬가지로 경험적·귀납적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철학

20세기 들어 가장 영향력있는 경험론자는 영국 철학자이자 논리학자인 버트런드 러셀(1872~1970)이었다.

그는 처음에는 선천적 종합지식을 인정했지만 언어분석학파의 창시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1889~1951)의 영향을 받고 나서는 논리학·수학의 명제를 분석적이라고 보았다. 그는 흄을 계승하여 철학의 과제는 개념을 감각에 직접 주어지는 요소로 분석해내는 데 있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의 협력을 통해 발전한 이론의 영향으로 빈 학파의 논리실증주의가 생겨났는데, 이 학파의 이른바 '검증원리'는 흄의 경험론의 연장선 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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