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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지식은 가장 넓은 의미로는 믿음들이 무엇보다도 실제 경험에 의해 확증되기만 하면 받아들여질 수 있고 행동기준이 될 수 있다는 이론에 대한 반대 의견과 평가.
소피스트의 경험론을 논박하기 위해 플라톤은 변화하는 감각세계는 오직 '억견'(臆見)의 대상일 뿐이고 참된 '지식'은 영원하고 필연적인 진리를 대상으로 한다고 주장했다. 참으로 실재하는 것은 불변적이고 지각불가능한 형상 또는 보편자의 세계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의 생각을 따랐지만 보편적 형상이 질료와 분리될 수 없다고 본 점에서는 의견이 달랐다.
그러나 그도 감각이 인식의 재료를 제공하되 참된 지식은 오로지 이성에 의해 자명한 원리에서 연역된다고 본 점에서는 분명히 합리론자였다.
아리스토텔레스 연역논리에 대항하여 생겨난 베이컨의 근대 경험론은 과학의 시대를 맞아 진가를 발휘했지만, 갈릴레오 역학에 내포되어 있는 수학의 혁명적 성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결함이 있다. 이를 강력히 비판한 사람이 합리론자 르네 데카르트(1596~1650)였다. 그에 따르면 명석판명한 관념은 본유적이며, 비록 인간지성의 한계 때문에 경험에 의존하는 일이 불가피하더라도 원칙적으로 모든 지식은 선천적이다.
17세기 후반 G.W. 라이프니츠는 〈신(新)인간오성론 Nouveaux essais sur l'entendement humain〉(1704)을 써서 로크를 비판하고 관념의 본유적 성격을 다시 강조하기도 했다. 현대에 들어 경험론을 비판한 사상가로는 경험에 의한 반증가능성을 내세워 귀납주의를 비판한 과학철학자 카를 포퍼가 있다. 또 미국의 철학자이자 논리학자인 W.V. 콰인은 대부분의 현대경험론자가 전제하고 있는 분석적 진리와 사실적 진리의 구분이 아무 근거도 없는 것임을 논증했다.
17세기 이후 철학의 주요한 영역으로 자리잡은 인식론의 주요문제는 지금도 여전히 경험론과 합리론 사이의 문제이다.
과학이 실질적이면서도 비경험적인 전제 위에 서 있다는 생각은 현대과학의 여러 새로운 양상 때문에 의문시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노암 촘스키 같은 언어학자가 인간정신의 본유능력을 재조명하기도 했다. 경험론의 강점은 인간의 개념과 지식이 외부세계에 적용되고, 세계는 감각을 통해 인간에게 작용한다는 점을 인정한 데 있다. 그러나 감각자료를 처리하는 과정에 정신이 어느 정도 개입하는지는 그 누구도 쉽게 답할 수 없는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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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경험론에 대한 비판과 평가 – 다음백과,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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