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요약 같은 조상을 가진 여러 가족 단위를 연결하는 관계.
친족은 결혼이나 공통의 조상으로 연결된 사람들 사이에서 형성되는 관계이다.
친족체계는 문화에 따라 광범위한 사회구조 속에서 중요성·구성원수(數)·의무가 다양하지만, 인간사회 전반에 걸쳐 보편적이다. 친족에 대한 연구는 19세기에 친족체계의 기원과 발달을 밝히려는 시도에서 출발했다.
독일 사회주의 철학자인 엥겔스(Friedrich Engels)에 따르면 가족과 친족은 인간사회가 원시적이고 혼잡한 '무리'로 구성된 초기 공산사회 단계에서 시작된 것이다. 결국 친족체계와 일부일처제는 남성의 적법한 상속권을 한정짓기 위해 사유 재산의 발달과 함께 발전했고, 그뒤 국가가 일부일처제 결혼과 사유재산 분배법을 강화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이론은 인류가 진화와 같은 단계를 밟아 진보해 왔다는 관점을 수용하느냐의 여부에 달려 있으며, 오늘날 인류학자들에 의해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인 프로이트가 세운 또다른 친족이론도 매우 중요하다. 그는 매우 보편적인 근친상간 금지의 기원에 관해 관심을 가졌으며 근친간의 결합을 금지하는 규율을 만들면서부터 인류사회가 시작되었다고 추측했다.
이같은 이론을 통해 같은 씨족에 속한 모든 여성들에게 성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던 아버지들과 그 아들들 사이에서 갈등이 어떻게 생겨났으며 또 이것이 근친상간 금지로 어떻게 발달해 왔는가를 설명할 수 있다. 프로이드는 또한 이같이 엄격하고 보편적인 금기의 존재야말로 일반적이고도 강한 근친상간의 욕망이 존재하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 이론은 오늘날 대부분의 이론가들에 의해 문자그대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는 않으나 근친상간 금지에 관한 많은 횡단문화적 연구의 기초를 이루고 있다.
생물학과 사회학을 묶은 학문간 연구분야인 사회생물학은 친족체계를 또다른 방법으로 분석한다.
사회생물 학자들은 다윈(Darwin)의 진화이론이 동물의 행동 뿐 아니라 인간 행동의 측면에도 꼭 들어맞지 않는다고 믿는다. 미국의 생물사회학자 반 덴 버그(Pierre L. Van den Berghe)는 인간의 가족체계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 간의 복잡한 상호 작용의 일부로서 발전했으며, 문화는 그 자체가 자연도태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핵가족의 광범위한 발생, 결혼과 근친상간 기피에 대한 문화적 법칙, 친족의 여러 측면들은 반 덴 버그의 관점에서 볼 때 인류가 원숭이와 달리 구분되는 생물학적 진화의 산물이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생물학적 친족은 모든 인류사회에서 사회적 행동의 뿌리이다.
대략 말하자면, 현 인류학적 측면의 친족연구는 친족용어, 가계(家系)이론, 결연(結緣)이론 등 3가지 주요 관심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친족(또는 친척관계)용어에 관한 연구는 한 사회 내에서 사람들이 그들의 친척들을 규정하는 방식에 관심을 가진다.
왜냐하면 사람이 세상 사람들을 구분하는 방식은 그가 지닌 사고방식을 반영하거나, 반대로 세상 사람을 구분하는 방식에 따라 그의 사고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라틴어에서 아버지의 형제를 'patruus', 어머니의 남자 형제를 'avunculus'로 각각 구분하는 것은 로마 사회에서 가족의 역할들이 서로 다른 책임이나 지위를 수반하며, 바뀔 수 없다는 것을 나타낸다. 반면에 영어에서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형제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모두 '아저씨'(uncle)라 부르는데 이는 영어권 사회 내에서는 그들의 역할과 지위가 가족 내에서 기본적으로 동일함을 나타낸다.
가계이론은 용어보다 집단에 관심을 지니며, 연구의 주요 초점을 집단의 충원기작(充員機作)과 그 집단이 수행하는 사회적 기능들에 둔다.
인류학자들은 가족의 분가에 의해 이루어진 사회의 중요성을 이해하기 위해 부계·모계·친족 체계 같은 가계체계를 연구한다. 부계체계의 명확한 특징은 사회집단에서 구성원의 지위가 아버지를 통한 가계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부계체계는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다.
고대 그리스인과 로마인처럼 오늘날의 아프리카, 아시아, 태평양 연안 등 많은 지역에서 부계를 따른다. 개인이 모계를 통해 사회집단 내의 구성원임을 확인하는 모계체계는 보편적이지 않지만 멜라네시아의 트로브리안드 제도 주민, 북아메리카의 크로·이로쿼이 인디언, 중앙아프리카의 벰바족(族) 같은 사회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서구 사회에서는 한 개인이 양가의 일가 친척에 대해 동등한 관계를 가지며 동등한 책임이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결연 이론가들은 어떤 사람이 한 개인의 결혼 상대자로 결정되는 법칙을 분석하여 결혼 유대와 집단간의 관계에 대해 연구한다.
결국 이러한 법칙은 근친상간 기피 법칙을 기초로 한다. 일반적으로 결연이론은 금기와 그 결과물인 결혼의 법칙을 '기본적' 또는 '복합적'인 내역으로 분류한다. 기본적 친족구조에서는 어떤 사람이 특정한 친족 범주(예를 들어, 고모의 자식이나 외삼촌의 자식 같은 교차사촌) 안에서 결혼하는 것에 대한 긍정적인 법칙이 존재한다. 복합적 친족 구조에는 결혼할 수 없는 사람들을 일일이 지정하는 부정적인 결혼법칙이 있는데, 이것은 모든 서구 사회에서 옛날부터 지켜오던 법칙이다.
많은 사회에서 친족의 또다른 주요 형태는 친척이 아닌 사람들이 친척과 같은 역할을 맡는 유사(類似)친족이다.
한 예로써 여러 기독교 사회에서 볼 수 있는 대부(代父)·대모(代母) 제도는 대부와 대모가 아이들에 대해 영적 지도와 같은 특별한 책임을 맡는 것이다. 유사 친족은 또한 필요할 때마다 의지할 수 있는 의형제도 포함하는데, 중부 아프리카의 아잔데족(族)은 그들 각자가 다른 이의 피를 마시는 종교의식을 통해 공식적 유대를 만들어 낸다.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사회와 같은 주제의 항목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