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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 | 1955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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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 오스트레일리아 |
대표작 | 「Back in Black」(1980) |
록의 역사를 가르치고 록 음악에 대한 이론 수업이 있고 밴드를 구성해 실습까지 해야 하는 학교가 있다. 실제로 존재하는 학교는 아니고(지구촌 어딘가에 정말 있는지는 모르겠다) 영화 속 이야기다. 인디 밴드에서 기타를 치다 해고된 뒤 우연히 뉴욕의 한 사립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게 된 듀이[잭 블랙(Jack Black) 분]가 주인공인 영화의 제목은 [School of Rock]이다.
내친 김에 영화 이야기를 좀 더 하자면 영화 초반부에 듀이가 기타를 치는 학생에게 따라해 보라며 치는 곡들은 블랙 사바스의 〈Iron Man〉과 딥 퍼플의 〈Smoke on the Water〉, 그리고 AC/DC의 〈Highway to Hell〉이다. 반 아이들에게 각자가 맡을 파트를 지정하는 장면에서 흐르는 곡은 AC/DC의 〈Back in Black〉이다. 영화의 엔딩을 마감하는 곡 역시 AC/DC의 〈It's a Long Way to the Top (If You Wanna Rock 'n' Roll)〉이다. [School of Rock]은 전체적으로 1970~80년대 하드 록에 바치는 오마주라 할 만 한 영화이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AC/DC에 대한 각별한 오마주를 담은 영화이다. 그것은 듀이가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학생들을 이끌고 밴드 경연대회에 참가했을 때 입은 의상에서 더욱 확실해진다. 교복과 반바지를 입은 듀이의 의상은 AC/DC의 기타리스트 앵거스 영의 것에서 따왔음이 분명하다.
무대에서 태어나 무대에서 쓰러질
영국과 미국 출신 밴드들이 판을 치던 하드 록과 헤비메탈계에서 호주 출신의 세계적인 밴드 AC/DC의 존재감은 단연 두드러지는 것이었다. 1973년 호주 시드니에서 결성되어 1976년 세계시장에 데뷔해 1970년대 후반 세계적인 밴드로 발돋움한 이후 AC/DC는 30년 넘게 정상의 위치를 굳건히 지켜왔다. 밴드의 창단 멤버로서 리드 기타를 맡고 있는 앵거스 영은 교복 패션과 반바지 그리고 특유의 쇼맨십으로 록의 역사에서도 아주 특별하게 남을 독보적 이미지를 대중에게 각인시키며 AC/DC를 이끌고 있다.
"무대에서 태어나 무대에서 쓰러질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천상 무대를 지켜야 하는 운명을 타고난 록큰롤러이다.
호주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앵거스 영이 태어난 곳은 그러나 호주가 아니다. 그는 1955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우에서 태어나 1963년 가족과 함께 호주 시드니로 이주했다. 처음에는 밴조를 치다가 이를 6현으로 개조했고 나중에는 기타로 바꿔 잡았다. 처음 손에 넣은 기타는 싸구려 중고 어쿠스틱 기타였고 처음 가지게 된 깁슨 SG 기타 역시 집에서 가까운 뮤직숍에서 산 중고 기타였다. 앵거스 영은 당시를 이렇게 회고한다. "나는 깁슨 SG 기타를 중고로 샀다. 1967년 무렵이었다. 그것은 아주 가늘고 좁은 네크를 가진 짙은 갈색이었다. 나는 치고 또 쳤다. 많은 땀과 물이 스며들어 나무가 썩을 지경이었고 네크는 전체적으로 휘고 뒤틀려버렸다."
앵거스 영은 1973년 시드니에서 리듬 기타를 맡은 형 말콤 영(Malcolm Young)과 함께 5인조 밴드 AC/DC를 결성했다. 1975년 발표한 데뷔 앨범 「High Voltage」와 2집 「TNT」가 자국인 호주에서 인기를 얻자 이를 바탕으로 1976년에는 이 두 앨범의 합본이라 할 수 있는 새로운 버전의 「High Voltage」를 세계시장 데뷔작으로 내놓았다.
AC/DC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한 앨범은 1979년작 「Highway to Hell」이다. 앵거스 영이 천재적인 리프를 선보인 타이틀 트랙 〈Highway to Hell〉이 앨범의 대표곡으로 제목 그대로 지옥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 같은 단순하면서도 시원한 속도감이 일품인 곡이다. 이 곡은 「롤링 스톤」이 선정한 '역사상 가장 위대한 록큰롤 500곡' 리스트에도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그 다음 순간 사건이 일어났다. 밴드의 보컬리스트로 걸출한 활약을 보이던 본 스콧(Bon Scott, 1946~1980)이 구토에 의한 폐호흡 장애로 갑작스럽게 사망, 노래의 제목처럼 지옥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타고 영원히 떠나버린 것이다. 하지만 AC/DC는 위기를 딛고 새 보컬리스트 브라이언 존슨(Brian Johnson)을 영입해 기어이 밴드의 최고작인 「Back in Black」(1980)을 터뜨리고야 말았다. 본 스콧에 대한 애도의 의미로 검은색으로 도배된 재킷 디자인을 택한 앨범에는 〈Back in Black〉을 비롯해 〈You Shook Me All Night Long〉 〈Rock and Roll Ain't Noise Pollution〉 등의 킬링 트랙들이 도사리고 있었다. 「Back in Black」은 현재까지 미국에서만 2,200만 장, 전 세계적으로는 무려 4,400만장이 팔려나가며 단일 록 앨범으로서는 단연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어진 앨범 「For Those About to Rock We Salute You」(1981)는 빌보드 앨범차트를 1위로 데뷔하며 밴드의 높아진 위상을 확인시켜 주었다. 그로부터 그들은 내려오지 않았고 언제나 정상에 서 있었다.
1976년작인 「Dirty Deeds Done Dirt Cheap」은 1981년 뒤늦게 빌보드 앨범차트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O.S.T 앨범 「Who Made Who」(1986)와 「The Razors Edge」(1990) 「Ballbreaker」(1995) 「Stiff Upper Lip」(2000) 「Black Ice」(2008) 그리고 역시 O.S.T 앨범인 「Iron Man 2」 등이 무시로 정상권을 누볐다.
깁슨 SG 기타의 화신
앵거스 영은 리틀 리처드의 음악을 듣고 처음 기타를 치기 시작했다고 기억한다. 리틀 리처드를 비롯해 척 베리 등 초기 록큰롤의 거장들이 그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들이다. 그가 무대 위에서 자주 선보이는 오리걸음은 척 베리의 것을 모방한 것이다. 그밖에도 앵거스 영은 존 리 후커와 프레디 킹 등 초기 블루스의 거장들과 지미 헨드릭스, 키스 리처드 등을 영향 받은 기타리스트로 꼽는다.
전형적인 8비트 하드 록 리듬 기타와 파워풀한 비브라토, 루트음을 이용한 리프가 아닌 코드 전체를 사용하는 파워 스트로크에 의한 묵직한 코드 백킹, 펜타토닉과 블루노트 스케일에 기반한 솔로 프레이즈, 그것이 앵거스 영의 본류이고 정체성이다. 간혹 그는 자신이 스코틀랜드 출신이라는 것을 상기시키기라도 하듯 스코티시 포크 스타일의 아르페지오 연주를 들려주기도 하지만 곧 기본으로 돌아오고야 만다. 천상 그는 록큰롤 기타리스트인 것이다.
앵거스 영은 깁슨 SG 기타의 화신이다. 그는 활동기간을 통틀어 스탠더드 모델부터 자신의 시그너처 모델까지 일관되게 깁슨 SG 기타를 손에 잡았다. 깁슨사가 만든 앵거스 영 시그너처 SG 모델은 앵거스 영의 요청으로 특수제작된 험버커 픽업을 장착하고 있는데, 지금도 SG 모델 가운데 최고의 명기로 명성과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앵거스 영은 2003년 AC/DC의 멤버로서 록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다. 헌액식에서 밴드는 에어로스미스의 스티븐 타일러를 초빙해 〈Highway to Hell〉과 〈You Shook Me All Night Long〉을 우렁차게 불렀다.
2004년 호주 멜버른에는 이들을 기념해 ACDC도로가 생겼다. AC/DC가 아닌 ACDC인 이유는 멜버른시가 도로명에 '/'를 사용하는 것을 금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국 음반산업협회(RIAA)의 집계에 따르면, AC/DC는 현재까지 미국 내에서만 7,100만 장의 앨범 판매고를 올려 아홉 번째로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들은 마돈나(Madonna)나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 마이클 잭슨 보다도 많은 앨범을 팔았다.
앵거스 영은 AC/DC의 심장이다. 그는 말콤 영과 함께 트윈 기타 플레이로 파워 코드 리프의 모범을 보여주는 한편, 그룹의 리드 기타리스트로서 블루스에 기반한 멜로디컬한 솔로를 더해 밴드의 음악에 윤기를 첨가했다. 1980년대 이후 록계가 스피드와 테크닉 경쟁으로 과열되어 가는 와중에도 그는 명징한 파워 코드의 리듬 기타와 블루지한 솔로, 효율적인 연주라는 하드 록 기타의 기본을 사수했다.
영거스 영은 교복과 반바지의 장난스런 복장을 했지만 누구보다 진지하게 열정적으로 기타를 치는 록큰롤의 화신이다. 그는 2011년 「롤링 스톤」이 선정한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타리스트 100' 순위에서 24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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