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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 | 케이 케이 다우닝 - 1951년, 글렌 팁튼 - 1948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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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 영국 |
대표작 | 「British Steel」(1980) |
아주 예외적으로 여기서는 두 명의 기타리스트를 동시에 언급해야만 한다. 어차피 이들은 언제나 나란히 서서 함께 연주했으니 따로 떼어놓고 생각하는 것은 불가능하거나 부적절하다. 두 사람의 이름은 케이 케이 다우닝과 글렌 팁튼, 헤비메탈의 한 페이지를 화려하게 장식한 거물 그룹 주다스 프리스트의 막강 트윈 기타 시스템을 형성했던 주인공들이다.
보통 한 밴드가 두 명의 기타리스트를 보유했을 경우에는 기능상으로 퍼스트(리드) 기타와 세컨드 기타로 그 역할을 분담하거나 아니면 둘 중 하나가 보컬을 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두 명의 기타리스트를 보유한 대부분의 밴드가 이와 같은 구분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주다스 프리스트는 특이하게도 어느 경우에도 속하지 않는다. 주다스 프리스트는 롭 핼포드(Rob Halford)라는 걸출한 보컬리스트를 따로 두고 있고, 두 명의 기타리스트는 절대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짐이 없이 똑같이 역할을 분담한다. 단순히 트윈 기타 시스템이 아니라 트윈 리드 기타 시스템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두 사람을 함께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당연한 이유이다.
트윈 리드 기타 시스템에서 분출하는 파워
헤비메탈의 교과서로 통하는 명그룹 주다스 프리스트의 역사는 1969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학교 친구였던 케이 케이 다우닝과 베이시스트 이언 힐(Ian Hill)이 의기투합해 밴드를 만들면서 역사는 시작되었다. 얼마 후 앨런 앳킨스(Alan Atkins)가 가입하면서 밴드의 이름은 주다스 프리스트가 되었는데, 초창기 밴드는 계속되는 멤버 교체 속에서 혼란을 겪었지만 1973년 롭 핼포드가 보컬리스트로 가입하면서부터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롭 핼포드가 주다스 프리스트의 일원이 된 뒷얘기도 재미있다. 그는 베이시스트 이언 힐의 당시 여자친구이자 나중에 아내가 되는 수 핼포드의 오빠였는데 밴드의 무대 조명기사로 일하던 동생의 추천으로 갑작스럽게 밴드를 떠난 보컬리스트 앨런의 빈자리를 꿰차게 되었던 것이다. 그것은 롭 핼포드에게도 주다스 프리스트에게도 행운이었다.
롭 핼포드의 가입으로 프런트를 든든히 한 주다스 프리스트는 1974년 의욕적인 유럽 투어를 전개했다. 투어 도중 영국의 한 마이너 레이블과 계약한 밴드는 곧이어 데뷔 앨범 작업에 착수했는데 이 때 글렌 팁튼을 추가로 영입해 막강 라인업을 완성했다. 1974년 데뷔 앨범 「Rocka Rolla」를 발표한 주다스 프리스트는 1976년 「Sad Wings of Destiny」를 시작으로 1978년 「Hell Bent for Leather」(영국에서는 「Killing Machine」이라는 제목으로 발매), 1980년 「British Steel」, 1982년 「Screaming for Vengeance」로 이어지는 헤비메탈의 역사에 빛나는 역작들을 계속해서 쏟아냈다. 특히 〈Metal Gods〉 〈Breaking the Law〉 〈United〉 〈Living after Midnight〉 등 밴드의 대표곡들이 대거 수록되어 있는 「British Steel」은 헤비메탈의 교과서로 추앙받는 명작이며 이 앨범을 계기로 주다스 프리스트는 '메탈의 신'(Metal Gods)이라는 영예로운 별명을 얻게 되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유독 사랑받는 발라드 〈Before the Dawn〉은 「Hell Bent for Leather」에 수록되어 있다. 한 때 롭 핼포드가 밴드를 떠남으로써 위기를 맞기도 했던 주다스 프리스트는 그의 재가입과 함께 전열을 재정비해 현재까지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1951년 영국 웨스트 브롬비치에서 태어난 케이 케이 다우닝은 글렌 팁튼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주다스 프리스트의 결성부터 함께 했던 밴드의 터줏대감이다. 열여섯 살 때 학교를 떠난 후 록 뮤직과 기타를 만났다. 프레디 킹, 존 메이욜 등 블루스 기타리스트들의 음악을 들으며 성장한 그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이는 역시 지미 헨드릭스이다. 그는 지미 헨드릭스의 영향으로 블루스 필이 강한 자신만의 헤비메탈 기타 스타일을 만들었다.
무대에서 케이 케이 다우닝은 글렌 팁튼과 인상적인 유니즌 플레이를 펼치는 동시에 다이내믹한 솔로 연주를 주고받는다. 블루노트 펜타토닉 스케일을 기반으로 초킹과 벤딩 주법을 즐겨 사용하는 케이 케이 다우닝은 사운드 면에서는 글렌에 비해 상대적으로 거칠고 날카로운 톤을 들려준다. 그는 핀치 하모닉스, 트레몰로 피킹, 태핑 등 일반적으로 헤비메탈 기타리스트가 갖추어야 할 연주력을 두루 갖추고 있으며, 1990년 앨범 「Painkiller」부터는 당대에 유행하던 속주의 영향을 받아들여 스윕 피킹 기술도 구사하기 시작했다. 초창기 와와 페달을 즐겨 사용했던 케이 케이 다우닝은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페달 사용을 자제하기도 했지만 1990년대 중반 이후 다시 적극적으로 와와 페달을 활용하고 있다.
케이 케이 다우닝의 주력 기타는 깁슨 플라잉 브이 모델이다. 깁슨 플라잉 브이 모델의 개량형으로 해머 기타가 만드는 시그너처 모델을 주로 사용하며 이밖에 펜더 스트라토캐스터도 즐겨 쓰는 편이다.
글렌 팁튼은 1948년 영국 버밍햄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피아노를 배웠고 비교적 늦은 나이인 열아홉 살에 처음 기타를 잡았다. 플라잉 해트 밴드의 리더로 활동하던 그는 1974년 데뷔 앨범 녹음에 들어간 주다스 프리스트에 전격 가입해 케이 케이 다우닝과 철벽 트윈 리드 기타 시스템을 구축했다. 뒤늦게 가입했던 까닭에 처음에는 밴드 내의 위치가 다소 애매했지만 뛰어난 기타 실력과 작곡 능력을 바탕으로 점차 자신만의 영역을 확고히 했다.
글렌 팁튼은 케이 케이 다우닝에 비해 멜로디컬하고 직선적인 연주를 들려준다. 그의 솔로는 상대적으로 클래식의 영향을 강하게 드러내며 레카토 주법과 해머링 온, 풀링 오프 주법을 즐겨 사용하는데 의외로 복잡한 면이 있어서 따라하기 어렵다. 유니즌 플레이 파트에서는 상대적으로 중저음의 묵직한 톤을 구사해 밴드의 사운드에 안정감을 더하기도 한다. 1990년대 들어서는 케이 케이 다우닝과 마찬가지로 속주 기법을 연마해 스윕 피킹과 태핑 기법도 즐겨 쓴다.
글렌 팁튼은 영향받은 뮤지션으로 가장 먼저 제레미 스펜서 그룹을 꼽는다. 그리고 지미 헨드릭스, 레드 제플린, 딥 퍼플 등 그보다 조금 앞서 걸어간 거물 선배들의 영향을 숨기지 않는다.
글렌 팁튼은 다양한 기종의 기타를 사용한다. 그는 초기부터 1978년 무렵까지 펜더 스트라토캐스터를 애용했지만 1978년 이후 깁슨 레스 폴 커스텀 모델을 병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깁슨 SG 스페셜 모델과 해머 팬텀 GT 모델도 함께 쓰고 있다. 그러나 앰프는 거의 모든 공연에서 일관되게 마샬 앰프를 사용한다. 한편 글렌 팁튼은 때로 피아노와 신디사이저를 연주하기도 하는데, 대표적으로 밴드의 초기 걸작인 〈Epitaph〉에서 그의 피아노 연주를 들을 수 있다.
헤비메탈의 전성기를 기록한 선명한 증명사진
1970~80년대 아이언 메이든, 데프 레파드(Def Leppard) 등과 함께 이른바 NWOBHM(New Wave of British Heavy Metal)을 선두에서 이끌었던 '메탈의 신' 주다스 프리스트, 밴드의 상징이라면 물론 헤비메탈 보컬리스트로 단연 최고의 목소리를 가졌다는 전형적인 쇳소리의 주인공 롭 핼포드를 들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강력한 트윈 리드 기타 시스템의 주인공 케이 케이 다우닝과 글렌 팁튼의 역할 역시 결코 그보다 작다고 할 수 없다. 그들이 서로를 보완하며 함께 힘을 합쳐 들려주었던 묵직한 리프와 번갈아 가며 펼쳤던 화려한 솔로 애드립은 헤비메탈의 전성기를 기록한 선명한 사진이다. 여기에 베이시스트 이언 힐까지 합세해 세 사람이 일사분란하게 흔들던 폭발적인 헤드뱅잉은 그 시절을 증언하는 증명사진이자 헤비메탈 퍼포먼스에 대한 기억 그 자체이다.
2010년 2월 펼쳐진 제52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주다스 프리스트가 베스트 메탈 퍼포먼스 부문을 수상함으로써 글렌 팁튼과 케이 케이 다우닝은 그래미 트로피를 보유한 기타리스트가 되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두 사람의 막강 트윈 리드 기타 시스템은 현재 붕괴된 상태이다. 케이 케이 다우닝은 2011년 전격적으로 은퇴를 선언하고 평생을 누비던 무대를 떠나 골프를 즐기며 여유로운 휴가를 만끽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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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케이 케이 다우닝 & 글렌 팁튼 – 더 기타리스트, 정일서, 어바웃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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