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직인 100
인 행동하는 지식인
오에 겐자부로
大江健三郎출생 | 1935년 |
---|---|
국적 | 일본 |
대표작 | 《만엔 원년의 풋볼》, 〈기묘한 일〉, 〈죽은 자의 사치〉, 〈사육〉, 〈세븐틴〉, 〈정치 소년 죽다〉, 《개인적 체험》, 《히로시마 노트》, 《핵시대의 상상력》, 《우리들의 광기를 참고 견딜 길을 가르쳐 주오》, 《동시대 게임》, 《레인트리를 듣는 여인들》, 《핀치 러너 조서》 |
오에 겐자부로는 1955년 이후 일본이 고도 성장에 돌입하면서 등장한 대표적인 전후 작가로, 1994년 《만엔 원년의 풋볼》로 일본에서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에 이어 두 번째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적 창조력으로 현실과 신화가 밀접하게 어울려 하나가 된 상상의 세계를 창출해 현대의 인간 양상을 충격적으로 형상화시켰다."라는 평을 받는 그는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의 대명사로 꼽히기도 한다.
오에는 1935년 1월 31일 시코쿠 에히메 현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다. 숲 속을 뛰놀고 할머니로부터 시코쿠 전승과 도깨비 설화 들을 들으며 문학적 감수성을 키운 것은 훗날 오에 문학의 한 축을 형성했다. 이에 대해 오에는 "나는 소설가로서 줄곧 시코쿠 숲 속의 신화와 전승을 써 왔다. 이는 천황제를 중심으로 한 국가, 근대화와 대립하는 개념이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오에 문학의 또 다른 축은 열 살 때 겪은 패전 경험이다. 그는 패전 이후 구질서가 붕괴되면서 일어난 사회 혼란, 한국 전쟁 발발, 자위대 창설, 미일 안보 조약 반대 운동, 열강의 핵무기 경쟁과 냉전 등의 사건을 겪으며 청년기를 보냈다. 그리고 이런 시대 상황 속에서 인간의 실존 문제에 매달렸다.
고교 시절부터 문학에 두각을 드러낸 그는 고교 졸업 후 도쿄 제국대학 불문과에 입학하면서 도쿄로 상경했다. 대학 시절에는 카뮈와 사르트르에 심취했고, 미일 안보 조약 반대 투쟁에 앞서는 등 행동하는 지식인으로서 사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1957년 대학 재학 중에 대학신문에 〈기묘한 일〉이라는 단편 소설을 투고했는데, 이 작품은 〈마이니치신문〉에서 '현대적 감각을 지닌 작품'이라고 호평받으며 평론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마이니치신문〉의 평가처럼 예민한 감수성과 실존주의적 비판의식을 바탕으로 일본의 현실을 응시하고, 삶의 보편적인 진실을 탐구하는 문제작들을 연달아 발표했다.
1957년 〈문학계〉에 〈죽은 자의 사치〉를 발표하며 문단에 데뷔했으며, 이듬해에는 역시 〈문학계〉에 발표한 〈사육〉으로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했다. 그는 데뷔 후 '미시마 유키오의 재림'이라는 평을 받았으나 군국주의적 민족주의에 경도되어 있던 미시마와는 완전히 다른 가치관을 지니고 있었다. 초기작에는 패전 후 무기력함과 사회적인 폐쇄성 속에서 몸부림치는 청년의 고뇌가 표현되어 있는데, 이는 천황제를 중심으로 한 민족주의에서 벗어난 전후 민주주의 세대의 세계관을 보여 주는 것이었다. 그의 작품 속에 드러나는 타자와 동일자의 문제, 소수에 대한 다수의 폭력, 인간 사회에서 약육강식 논리의 불합리성, 소통의 좌절 문제는 실존주의의 영향(1959년 그가 대학 졸업 논문으로 〈사르트르 소설의 이미지에 관하여〉를 제출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을 깊이 받았으며, 전후 세대가 그때까지의 민족주의적 가치관에서 탈피해 세계 시민적·보편적 가치관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 주는 예이기도 하다. 특히 이런 사회 비판적 면모는 천황제를 신봉하는 우익 청년의 테러 과정을 담은 단편 〈세븐틴〉과 〈정치소년 죽다〉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이 작품들은 우익 단체의 협박으로 결국 출판이 중지되기에 이른다.
오에의 작품 세계는 29세 때 극적인 전환점을 맞이한다. 장남 히카리가 지적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고 히로시마의 원폭 피해를 조사하면서 그는 인권문제와 반핵 운동에 투신하게 되었다. 이후 기형아 출산과 관련된 인권 문제를 다룬 《개인적 체험》, 핵 시대 힘의 정치 논리와 핵무기 경쟁을 비판하는 《히로시마 노트》, 《핵시대의 상상력》 등을 발표했다. 오에는 "장남이 장애아로 태어난 것, 이것이 내 소설의 전기가 되었다. 나는 지금까지 인간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했으나 이 일로 인해 인간을 격려하는 문학을 쓰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라고 《개인적 체험》의 집필 동기를 밝혔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오에는 전후 일본의 현실을 더욱 깊이 있게 파헤치고, 인간의 구원과 보편적인 삶의 가치, 개인적·사회적 정의 문제를 탐구하게 되었다. 또한 아시아 아프리카 작가회의, 국제 반핵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자신의 가치관을 행동으로 옮기는 지식인의 면모를 보였다.
1967년, 오에의 작가정신이 집대성된 대작이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장편소설 《만엔 원년의 풋볼》을 발표했다. 이 작품은 출간 후 다니자키 준이치로 상을 수상하고, 1974년에는 존 베스터가 영어로 번역해 서구 세계에 출간되었다. 어린 시절 할머니에게 들었던 고향 마을에서 일어난 민중 봉기를 소재로 한 이 작품에는 장애아 문제, 힘의 정치, 급격한 시대 변화 속에서 겪는 개인의 불안과 공포, 시대 혹은 집단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성 등 그가 그때까지 추구해 온 문제들이 집약되어 있다.
이후 오에는 《우리들의 광기를 참고 견딜 길을 가르쳐 주오》부터 《동시대 게임》, 《레인트리를 듣는 여인들》 등을 통해 핵무기 개발이 초래하는 세계의 위기를 그려 내고, 인류를 구제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제시했다. 특히 그가 꾸준히 탐구한 핵, 자녀, 신좌익 운동 문제는 1976년 《핀치 러너 조서》로 집대성되며 일본 문학의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렸다.
1994년 《만엔 원년의 풋볼》로 노벨상을 수상하고 나서 오에는 "일본에는 일본적이고 섬세한 미적 절정을 이룩한 가와바타류의 작품도 존재하지만, 합리성과 휴머니즘을 추구하며 현대의 사회 문제를 탐구하는 현대문학도 존재한다."라는 수상 연설을 했다. 이어 "일본이 아시아인에게 잘못을 저지른 것은 명백한 사실이며, 전쟁 중의 잔학 행위를 책임져 위험하고 비틀린 국가가 출현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라고 촉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문학을 통해 한 시대를 살아가는 지식인으로서 사회의 모순과 인류의 위기를 파헤치고, 이를 대중에게 각성시키고자 애쓴 오에 겐자부로. 행동하는 지식인으로서 치열한 자기성찰을 통해 인류의 보편적 진리를 추구하고, 이를 문학적 상상력과 신화적 관점으로 승화시킨 오에의 발자취는 일본 문학사는 물론, 세계 문학사에 큰 발자국을 남겼다.
· 1958년 : 〈사육〉으로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하다.
· 1963년 : 장남 히카리가 지적 장애아로 태어나고 이듬해 그 경험을 담은 《개인적 체험》을 발표하다.
· 1994년 : 1967년에 발표한 《만엔 원년의 풋볼》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다.
본 콘텐츠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처 또는 저자에게 있으며, Kakao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글
출처
신화의 시대부터 인간의 시대까지, 100인의 인물로 관통하는 일본사! 일본사에 한 획을 그은 100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오늘날 일본과 일본인의 정신을 이룬 역사, 문화..펼쳐보기
전체목차
백과사전 본문 인쇄하기 레이어
[Daum백과] 오에 겐자부로 – 일본사를 움직인 100인, 양은경, 청아출판사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