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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군(水原郡) 팔탄면(八灘面) 고주리(古州里)에서 태어났다. 출생 시기는 확인되지 않는다. 1919년 만세운동 당시 천도교도였다. 할아버지는 통정대부 김충식(金忠植)이고, 아버지는 김충식의 3남인 김세열이다. 김충식의 장남인 김흥렬은 화성지역 천도교 최고 지도자였고, 2남 김성열은 마을 청년을 규합한 항일조직인 구국동지회를 조직한 인물이다.

1919년 3월 31일 향남면 발안장터 만세시위에 참가하였다. 4월 15일 일본군이 제암리에서 학살을 자행한 이후 옆 마을인 고주리로 이동하여 만행을 저질러 그를 포함한 일가족 6명이 희생되었다.

3월 31일 오전 고주리 만세시위를 주도한 큰아버지 김흥렬 등과 함께 마을주민 20여 명을 인솔하여 발안장터로 출발하여 12시경 도착하였다. 고주리 시위대가 발안장터에 도착할 즈음 이정근, 안정옥 등이 인솔한 제암리의 시위대도 도착하여 합세하여 만세시위를 시작하였다. 12시가 되자, 발안면 만세시위를 주도한 이정근이 ‘조선독립만세’를 선창하였다.

이어 시위대가 일제히 ‘조선독립만세’를 외쳤다. 시위대가 만세를 합창하면서 행진을 시작하자, 발안장터에 모인 군중들이 합세하기 시작하였다. 시위대의 규모는 점차 늘어나 8백여 명에 이르게 되었고, 함께 발안면 주재소로 이동하였다.

주재소에 도착한 시위대는 투석전을 벌였고, 한동안 시위대의 투석전과 순사들의 위협 사격이 오고 갔다. 발안주재소장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조선인 순사보 조희창의 보고를 듣고, 수원본부에 지원을 요청하였다. 이후 안성에 있던 수비대 1개 소대 병력이 도착하였다.

수비대는 주재소를 포위하고, 순사들과 협력하여 총을 쏘며 칼을 뽑아들었다. 시위대가 주재소에 접근하자, 칼등으로 치고 찌르며 시위대를 진압하고자 하였다. 이 때 이정근이 수비대장 앞으로 다가서면서 ‘조선독립만세’를 외쳤다.

그러자 수비대장은 칼을 뽑아서 이정근을 복부를 내리쳤다. 이 광경을 목격한 시위대가 돌을 던지면서 격렬하게 저항하였다. 수비대와 순사들 역시 칼과 총의 개머리판으로 시위대를 폭행하면서 시위대를 진압하였다. 결국 시위대는 수비대와 순사들의 위력에 밀려서 부득이하게 해산할 수밖에 없었다.

4월 9일부터 시위참여자에 대한 대대적인 검거가 시작되었다. 이 과정에서 부친을 비롯하여 형제들과 함께 붙잡혀 발안주재소로 끌려가서 혹독한 고문을 당하였다. 이후 수원경찰서로 이감되어, 계속 고문을 당하다가 가족들에게 인계되어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일제의 야만적 보복으로 4월 15일 제암리에서 주민들이 집단 학살되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고주리 주민들은 수비대가 도착하기 전에 산으로 피신하였다. 그러나 죄가 없으면 수비대도 함부로 하지 못할 것이라는 김흥렬의 판단 하에 그를 포함한 집안 사람들은 그대로 집에 머물렀다.

수비대는 그들을 포박하여 집 뒤 언덕으로 끌고 갔고, 수촌리 백낙열의 숨은 장소를 물었다. 김흥렬은 대답하지 않고 조희창을 꾸짖었다. 그러자 그를 포함한 일가족 6명을 살해하고 시신을 화장하였다. 마을 주민에 의해 수습된 시신은 월문리 공동묘지에 묻혔다.

이러한 일본의 만행은 외국인 선교사에 의해 알려지게 되었다. 4월 17일 캐나다 선교사 스코필드(F.W.Schofield)는 현장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수원에서의 잔학행위에 관한 보고서」를 작성하여 본국에 발송하였다. 그리고 일부 일본인조차 일본의 만행에 분노하였다. 저팬 애드버타이저(The Japan Advertiser)와 저팬 크로니클(The Japan Chronicle) 등은 학살사진과 목격자의 증언을 보도하기도 하였다.

대한민국 정부는 1991년 건국훈장 애국장(1968년 대통령표창)을 추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