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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의 종류는 그 재료에 따라 나누어진다. 활자의 재료가 나무일 때는 나무활자 또는 목활자라 한다. 이를 우리나라에서는 목주자라고 쓴 일도 있다. 나무활자의 재료로는 새기기 쉽고 잘 이그러지지 않는 화양나무가 많이 쓰인다. 우리나라에는 〈개국원종공신녹권 開國原從功臣錄券〉을 찍은 서적원활자, 〈대명률직해 大明律直解〉를 찍은 서찬 각자를 비롯하여 많은 종류의 나무활자가 있다. 정조 때는 중국에서 나무활자를 수입하여 쓴 일도 있었다.
활자의 재료가 금속일 때는 금속활자라 한다. 금속활자는 주자라 부르기도 하는데, 나무활자를 목주자라고도 하기 때문에 주자를 모두 금속활자라 하면 틀린 경우가 많다. 금속활자는 그 재료에 따라 다시 나누어진다. 즉 구리가 주된 재료일 경우에는 구리활자 또는 동활자라고 하는데, 이것은 우리나라의 관에서 가장 많이 주조된 활자이다. 즉 계미자·경자자·갑인자·광해군동자·갑진자 등은 기록이 분명한 구리 활자이다. 동활자로 불린 활자 중에는 두석·놋쇠가 재료인 경우도 있다. 구리 활자로 찍은 책이 동활자본이다.
무쇠가 재료인 활자는 무쇠활자이며 철활자라고도 부른다. 운각인서체자·교서관필서체철자·희현당철자와 같이 기록이 분명한 무쇠활자가 그 예이다. 무쇠활자로 찍은 책이 철활자본이다. 재료가 주석이면 주석활자이며, 줄여서 석활자라고도 부른다. 중국의 경우에는 예가 많으나 우리나라에서는 그 예를 찾아내지 못했다.
활자의 재료가 납이면 납활자이며 연활자라고도 부른다. 세조 때의 강목대자, 즉 병진자가 납활자로 알려지고 있으나 이설이 있다. 납활자는 개화기에 일본이나 중국을 거쳐 근대적 인쇄술이 들어온 후부터 본격적으로 쓰인 것 같다. 특히 일본의 요코하마[橫浜]에서 찍어온 가톨릭 계통의 종교서적은 납활자로 찍은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이 책들을 신식 연활자본 또는 기독교 연활자본이라 부르고 있다. 서울의 광인사, 용산의 인쇄국에서도 본격적으로 납활자를 썼으며, 〈한성주보〉·〈한성순보〉와 같은 신문들과 한말의 잡지·신문들은 납활자로 찍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성암고서박물관에는 진흙을 아교로 굳혀서 새긴 활자가 남아 있다. 이것을 교니활자라고 부른다. 경상북도 상주지방에서 출토한 활자에는 진흙을 벽돌처럼 붉게 구운 오지활자, 즉 도활자와 자기처럼 하얀 자기활자가 있다. 이런 도활자로 찍은 책으로 1722년(경종 2) 3월에 청해에서 찍은 〈삼략직해 三略直解〉가 있는데 정확하지 않다.
우리나라의 특이한 활자로 바가지활자가 있다. 이 활자로 찍은 책을 처음에는 일본 사람이 조작한 것으로 알았으나, 6·25전쟁 직후까지도 바가지로 도장을 임시로 만들어 쓴 예가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존재 가능성이 입증되었다. 바가지활자는 포활자라고도 부르며, 이 활자로 찍은 책에는 〈경사집설 經史集說〉·〈논어집주대전 論語集註大全〉 등이 있다. 인쇄한 기록에만 남아 있는 활자로 토활자가 있다. 아마도 흙으로 만든 활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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