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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세계 경제에서 영국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는 특별하다.
19세기에는 세계 경제를 지배했던 가장 중요한 산업국가였으나 20세기에 들어와 미국과 서유럽 선진국들, 최근에 이르러 동아시아 국가들에 밀려 세계 시장에서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영국 경제를 이같은 상대적 쇠퇴의 길로 몰아넣은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여타 국가들이 산업화에 박차를 가한 데 비해 영국은 1980년까지 파운드 지역 은행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국내 경제성장을 제한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중요 요인이다. 영국의 국내 경제성장률 저하는 1인당 가처분소득 면에서 본 영국국민의 생활수준을 상대적으로 낙후시켰다.
자원
대부분의 선진국들과는 달리 광물자원이 매우 빈약하다.
산업혁명의 추진력이 되었던 콘월의 옛 주석광산과 잉글랜드 중북부의 철광석 광산들은 20세기말에 이르러 매장량이 바닥났거나 타산이 맞지 않는 비경제적 광산들로 전락했다. 게다가 한때 영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석탄도 1950년대초 이후 그 중요도와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현재 영국령 북해 등에 묻혀 있는 석유와 천연 가스는 영국의 귀중한 새 에너지원이 되고 있다.
농업·임업·어업
영국의 국민총생산(GNP)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 미만이며, 민간 노동인구의 1%만이 이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농장들의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지만 고도로 기계화되어 있다. 경작지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으나 사시사철 농산물이 자라는 경작지는 늘어가고 있는데, 이는 주로 정부의 농업지원정책들이 실효를 거둔 덕분이다. 영국의 주요농산물은 밀·보리·감자·사탕무 등이고, 주요가축으로는 소·송아지·돼지·닭·오리·양·새끼양 등이 있다. 정부는 농업정책에 상당한 관심을 쏟고 있는데, 그것은 농업 종사자들에 대한 적정한 수입을 보장해주면서 가능한 한 가장 낮은 가격으로 식량을 효율적·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일이야말로 국익에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1947년에 제정된 농업법령에 따라 영국 정부는 주요농산물에 적정가격을 책정하고, 필요하다면 수입농산물을 최저가격으로 묶어둘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농업정책은 20세기말에 이르러 수정되었는데, 영국 정부는 수정정책에 따라 국내에 반입되는 온대지역 농산물에 수입세를 부과할 수 있게 되었고, 그결과 동종의 영국 농산물 시장가격이 인상되어 그 농작물의 국내 생산을 증진시킬 수 있게 되었다.
전체토지 중 생산성이 있는 삼림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6.5%이며, 여기에 잡목림과 벌채된 옛 삼림지역을 포함하면 9% 정도에 이른다.
생산성 없는 삼림의 대부분은 주로 제1·2차 세계대전 기간중 생겨났고, 영국의 삼림지는 그 소유권이 산림청과 개인지주들에게 거의 반분되어 있다. 영국에서는 현재 대규모 묘목 이식사업이 행해지고 있는데, 대상지역은 주로 시트카 가문비나무, 로스폴 소나무, 스코틀랜드 소나무, 노르웨이 가문비나무 삼림지역이다. 영국에서 생산되는 가정용 목재는 국내수요에도 못 미치며, 그 품질도 스칸디나비아 등지에서 들여오는 수입목재에 비해 떨어진다.
어업은 영국의 중요한 산업으로, 주로 대구·고등어·넙치·가자미·조개류·갑각류 등이 잡힌다. 어업은 특히 스코틀랜드의 주요산업이며, 식용물고기는 원해·근해·연안 어장들에서 어획되고 있다.
광업·공업
영국에서 광업은 급속한 사양길에 접어들었는데, 주요원인은 석탄업의 쇠퇴에 있다.
제조업은 영국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부문으로, 노동인구의 1/5 이상이 여기에 종사하고 있다.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공업은 화학제품, 기계·전자 제품, 석탄·석유 부산물 생산 등과 같은 첨단기술 관련 업종들이고, 조선업과 피혁업은 쇠퇴하고 있다. 생산량과 노동력에서 볼 때 20세기말 현재 영국 최대의 제조업 부문은 엔지니어링과 전자제품업이며, 기타 중요산업은 자동차·직물류·피혁·의류 제조업이다. 철강업은 제조업을 뒷받침하는 주요산업이다.
1967년에 다시 국유화된 영국 제철소는 몇몇 주요제철공장의 연합체로, 영국에서 생산되는 철광석의 대부분을 처리하고 있다. 에너지 생산구조는 1950년대초 이래로 급격하게 변화되어왔다. 1950년대초에는 국내에서 생산된 석탄이 전체 에너지 수요의 거의 90%를 공급했으나 그 이후에 석탄산업이 급격한 사양길에 접어들어 석탄 대체 에너지원들의 중요도가 훨씬 더 커지게 되었다.
현재는 석유가 핵발전, 천연 가스, 수력발전보다 많은 에너지를 생산한다. 에너지 생산에서 가장 획기적인 변화는 북해 석유와 천연 가스의 개발로, 이로 인해 영국은 에너지를 자급자족할 수 있게 되었다.
금융
영국은 금융제도의 역사·규모·체계 면에서 세계 최고수준에 속하며, 런던은 지금도 다방면에서 서유럽 세계의 금융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잉글랜드 은행은 영국 금융제도의 핵으로, 1694년에 설립되어 1946년에 국유화되었다. 이 은행은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화폐 발행권을 가진 유일한 기구로서, 영국 정부에게 재정문제에 관한 조언을 하며 통화 정책을 수행하고, 정부·민간은행·해외중앙은행들을 대상으로 은행 역할을 하고 있다. 영국의 상업은행들로는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사실상의 모든 상업적 은행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런던의 어음교환 협정은행들과 스코틀랜드의 어음교환 협정은행들, 그리고 북아일랜드 은행들이 있다.
이들 은행은 모두 수많은 지점들을 갖고 있으며, 잉글랜드 은행으로부터 정식으로 인가를 받았다. 영국의 이 광범위한 은행체계는 상업과 금융 중심지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런던 시에서 발달한 복잡한 자본과 함께 할인 시장과 결합되어 완벽한 체계를 이루게 된다. 영국의 기본 화폐단위는 파운드로 1990년에 유럽 공동체(EC) 국가들의 외국환 시세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 유럽 통화체제의 일부가 되었다. 유럽 통화를 단일화하자는 제안들이 있었으나, 영국 정부는 그 제안들에 강력하게 반대했다.
무역
영국은 세계 인구의 1%를 차지하는 데 불과한 나라이지만, 한편 세계 최대의 무역국 중 하나이다.
국내 천연자원이 워낙 빈약해 식품의 거의 절반과 각종 원자재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품목의 수입에 필요한 외국환을 벌어들이기 위한 제품과 서비스 수출은 영국 전체 GNP의 1/3에 달하며, 제조상품이 전체수출액의 3/5을 차지한다. 전기·기계 장비, 차량, 트랙터, 과학기구 등이 주요제조품들이며, 화학제품은 성장 속도가 빠른 수출품목에 속하나 기계류를 제외한 금속제조품과 직물은 상대적으로 쇠퇴하는 경향이다.
세계에서 보유 상선이 가장 많은 국가에 속한다. 영국은 전세계 모든 국가를 상대로 교역을 하고 있으나, 1973년 EC에 가입한 이후에는 전체교역량에서 서유럽 국가들과의 교역량 비중이 커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사태진전에 따라 한때 영국의 가장 큰 단일교역국이던 미국이 그 지위를 독일과 나누어갖게 되었다. 영연방 국가들에 대한 수출이 전체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며 대체로 수입을 능가한다.
영국은 1993년 11월1일 발효된 마스트리히트 조약을 통해 유럽연합(EU)의 일원이 되었다. EU는 1,2차 세계대전에서 맞선 두 나라인 프랑스와 독일 사이에 적대 요인을 극복하고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1952년 설립된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가 모태로, 이후 유럽경제공동체(EEC), 유럽공동체(EC)를 거쳐 경제적 통합을 위한 연합체로 발전한 것이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영국 내에서 EU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2016년 6월23일 EU 탈퇴 국민투표에서 탈퇴가 가결되고, 우여곡절끝에 2020년 1월 9일 영국 하원에서 브렉시트 탈퇴가 확정되었으며, 29일 유럽연합 의회에서 영국 탈퇴 협정이 비준되면서 1월 31일로 영국의 탈퇴가 확정되었다. 이후 12월 24일 영국과 유럽연합의 무역협상 타결에 성공, 브렉시트 절차가 완결되었다.
경제운용
영국 경제는 민간기업과 공기업이 혼합된 선진혼합경제로, 주로 국제무역과 같은 서비스업과 중공업에 기반을 두고 있다.
영국 정부는 석탄·철강·선박 생산을 통제하며, 몇몇 공익사업, 철도, 대부분의 민간 항공 등을 운영한다. 1인당 GNP는 대부분의 서유럽 국가들에 비해 뒤처져 있는 편이다. 대개의 경우 예산에 못 미치는 정부수입은 3대 세금, 즉 수입·자본·소비에 대한 세금으로 충당된다. 영국의 과세구조는 상당히 큰 폭으로 개혁되어 20세기말에 발효되었다. 각 나라마다 과세방법·생활비·사회보장제도·급여수준 등에 차이가 있어 정확한 비교는 불가능하겠지만, 일반적으로 영국의 1인당 과세부담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속한다.
영국에서는 모든 직종의 노동자들이 거의 모두 노동조합에 가입되어 있다. 1868년에 결성된 영국 노동조합 회의에는 잉글랜드와 북아일랜드의 노동조합들이 가입되어 있으며 스코틀랜드와 웨일스에도 이와 유사한 전국적 노동조합 조직이 있다. 영국 산업연맹은 고용주들을 대변하는 조직이다.
교통
런던에서 버밍엄을 거쳐 리버풀과 맨체스터에 이르는 길은 영국에서 가장 많은 승객과 화물이 운송되는 상업의 중심축이다.
이 중심축을 따라 전동화된 주요간선철로, 자동차도로 M.1·M.6, 그랜드유니온 운하, 주요 국내항공로, 주요 천연 가스 및 석유 송수관 등이 뻗어 있으며, 이 축의 연장선은 여러 지역을 포함한다. 런던·리버풀·맨체스터는 현재 영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인구·산업 중심지이자 화물항구들이며, 주요간선도로들이 이들 세 도시와 영국 내의 다른 지역들을 연결하기 위해 건설되었다. 1980년대 후반에 영국의 남동부 해안과 유럽 대륙의 프랑스를 연결하는 영국해협 지하 터널의 장기건설이 시작되었다. 인구가 증가하면서 생산과 소비가 증가했는데도 20세기 들어 철로를 이용한 승객과 화물의 수송은 오히려 줄어들었는데, 이는 자가용과 영업용 자동차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는 경제침체기와 제2차 세계대전 기간을 제외하고는 계속되었다. 20세기말에 이르러서는 승객들의 총주행거리 중 80% 이상이 자가용 운전에 의한 것이었다. 늘어만 가던 영국민의 석유와 석유생산품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심해지는 교통체증과 북해 천연 가스의 발견으로 그 수요가 배가되었고, 이로 인해 20세기말에는 석유와 천연 가스 송유관이 많이 건설되었다.
현재 영국에서는 2개의 주요송유관 망이 운용되고 있는데, 그중 하나는 영국 가스회사가 천연 가스 수송에, 다른 하나는 석유업계가 석유와 석유생산품 수송에 이용한다.
상업용 항구의 대부분이 국유화되었지만, 수출입의 절반이 머지 강과 템스 강 등에 있는 주요민간항구들에서 이루어진다. 영국 수송 부두국에서 관리하는 부두들은 주로 영국해협 횡단 수송과 근거리 수송, 그리고 아일랜드, 연안 섬들, 인접한 대륙 항구들과의 교역과 영국 연안무역에 한몫을 하고 있다.
과거 영국의 각 항구들은 각기 편리한 항로를 확보, 세계무역에 있어 서로 다른 거래지역들을 갖고 있었다. 예를 들면 런던 항의 일부인 틸버리는 오스트랄라시아(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및 그 일대 섬들의 통칭) 여객 수송을 전담했고, 리버풀은 캐나다·서아프리카·극동아시아와, 사우샘프턴은 북아메리카·남아메리카 및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주로 교역했다. 오늘날에는 대양을 건너야 하는 여객선과 화물선 상당수가 사우샘프턴에서 배를 갈아탄다.
영국은 국영 항공사들에 의해 유럽 국가들 및 다른 대륙들과 교류하고 있으며, 국영 항공사들의 많은 자회사와 독립기업들도 항공업무를 취급하고 있다.
영국항공공사는 7개의 공항, 즉 잉글랜드의 히스로·갯윅·스탠스테드 공항과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에든버러·애버딘·프레스트윅 공항을 운영하고 있다. 세계의 거의 모든 항공사들이 런던의 히스로 공항을 이용하고 있어, 이 공항은 늘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공항 중 하나로 꼽힌다. 영국의 국내 항공기 이용률은 비교적 낮은 편인데, 이는 영국 내 주요도시들간의 거리가 얼마 되지 않아 비행기 여행으로 인한 여행시간 단축의 이점이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주요도시 지역은 국영 항공시설 외에 자체 공항을 보유하고 있어 주로 런던 왕복여행에 이용된다. 영국은 연안 섬들과의 연결 및 국가 횡단 노선에 이용되는 특수 항공망도 갖추고 있다.
국내 수송사업에 대한 정부의 정책은 집권당이 보수당인지 노동당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대체로 보수당 정권은 철저하게 영리성을 따져 사업계획을 세우는 데 반해, 노동당은 국가 공공 수송업무의 사회적 가치에 더 높은 비중을 두는 경향이다. 따라서 역대의 노동당 정권은 영국 철도국에 상당액의 보조금을 지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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