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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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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널리 알려진 비문 중 많은 것이 1차적으로는 문학적 기념사들이다. 그중 윌리엄 브라운, 벤 존슨, 로버트 헤릭, 존 밀턴,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등이 쓴 비문들이 가장 훌륭하다. 얄팍한 글지식으로 인한 문법적 실수로 우스꽝스럽게 된 비문도 있지만 일부러 재치를 부린 비문들이 훨씬 더 많다. 벤저민 프랭클린이 손수 쓴 그의 비문은 직업이 인쇄업자임을 이용해 "지은이(Author)가 정정하고 수정하여 새롭고도 보다 아름다운 판으로 다시 한번 나올 수 있기를" 소망하고 있다. 비문은 경구적인 풍자문을 쓰기 좋은 계제로 생각했는데, 예를 들면 로체스터 백작이 찰스 2세의 비문으로 쓴 다음과 같은 문구이다. "그는 어리석은 말은 한 적이 없었지만/현명한 말을 한 적도 없었다."

비문(epitaph)

비문의 예(묘비문)

ⓒ Mh arduino/wikipedia | Public Domain

넓게는 묘비문처럼 씌어진 글을 말한다.

고대 이집트인들의 석관 위에 씌어진 비문이 현재 남아 있는 것들 중 가장 초기의 것으로 보인다. 고대 그리스 비문들은 문학적으로 상당히 흥미로운 것이 많은데, 감정은 깊고도 부드럽고, 표현은 풍부하고 다양하며, 형식은 간결한 경구체(警句體)이다. 후에는 산문으로 씌어진 것이 많으나 고대 그리스의 비문은 보통 비가체 운문을 썼다. 널리 알려진 그리스의 비문으로는 케오스의 시모니데스(BC 557/556~469경)가 테르모필라이의 영웅들을 추모하면서 썼다는 비문들을 꼽을 수 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이런 내용이다.

"이곳을 지나는 이여, 스파르타인들에게 가서 말하라/우리가 그들의 법에 따라 여기에 누워 있노라고."

로마의 비문들은 그리스 비문과는 대조적으로 거의 변화없이 사실들을 기록하고 있다. 비문 중에 가장 많이 쓰이는 문구는 "땅이 그대 위에 가볍게 덮여 있기를"이다. 이 비문을 풍자적으로 바꾼 것이 아벨 에반스(1679~1737)가 쓴 건축가 존 밴브루 경의 비문이다.

"땅이여! 그를 무겁게 누르라/그가 많은 무거운 짐으로 너를 눌렀던 것처럼……" 로마의 많은 비문들에는 무덤을 침해할 사람에 대한 경계도 있는데 이와 비슷한 것이 후대에 셰익스피어의 무덤에서도 발견된다. "친구, 부디 여기 덮여 있는 흙을 파지 말게나/이 돌들을 보존하는 자에게는 축복이/내 뼈를 옮기는 자에게는 저주가 있을지니."

현재 영국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비문은 로마 제국 점령자들의 비문으로 라틴어로 씌어 있다.

라틴어는 여러 세기를 거쳐 비문에 가장 많이 사용되었다. 영국 교회의 옛 비문들에는 보통 "여기에 누워 있다"(hic jacet)라는 말과 함께 이름과 신분이 간단히 언급되어 있다. 프랑스어가 비문에 씌어지게 된 것은 13세기로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있는 헨리 3세의 무덤이 그 예이다. 14세기 중엽 영어를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1776년까지도 존슨 박사는 올리버 골드스미스의 비문을 영어로 써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벽을 영어 비문으로 더럽히는 일에 동의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잘 알려진 18세기의 비문은 토머스 그레이의 시 〈시골 교회 묘지에서 쓴 비가 Elegy Written in a Country Church Yard〉의 마지막 12행 이었다. 현대 비문으로는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가 〈벤 벌벤 아래서 Under Ben Bulben〉에서 자기의 비문에 쓰기 위해 지은 것이 아마 가장 유명할 것이다.

"삶도 죽음도/차갑게 바라보며/기수(騎手)여 가라!"

종교개혁 이전의 비문들로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들은 대부분 황동(黃銅) 위에 새긴 것들이다. 그러나 엘리자베스 시대에 이르러서는 돌로 된 비석 위에 영어로 새기는 것이 훨씬 일반화되었으며 이때부터 비문은 좀더 문학적인 성격을 띠게 되었다. 토머스 내시는 16세기 말 운문체 비문을 짓는 일이 하나의 직업이 될 수 있었던 경위에 대해 말하고 있다.

널리 알려진 비문 중 많은 것들은 꼭 묘비 위에 적어놓으려고 했던 글이 아니라 1차적으로는 문학적 기념사들이다. 그중 윌리엄 브라운, 벤 존슨, 로버트 헤릭, 존 밀턴,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등이 쓴 비문들이 가장 훌륭하다. 알렉산더 포프가 지은 여러 개의 비문에 고무되어 비문에 대한 몇 안 되는 연구논문 중 하나가 씌어졌는데, 새뮤얼 존슨이 1756년 5월 〈유니버설 비지터 The Universal Visiter〉에 실은 비문 고찰이 그것이다.

얄팍한 글지식으로 말미암아 뜻하지 않은 문법적 실수로 우스꽝스럽게 된 비문도 있다.

"사랑하는 친구들에 의해/리스 호에서 익사한/존 맥팔린을 추도하며/여기 비를 세우다"가 그런 경우이다. 그러나 일부러 재치를 부린 비문들이 훨씬 더 많다. 그것은 영국·미국에서 자주 볼 수 있는데, 첫 글자, 중간 글자, 마지막 글자를 짜맞추는 희시(戱詩), 어느 쪽으로 읽어도 같은 어구인 회문(回文), 수수께끼, 이름이나 직업을 이용한 말장난 등이 나타난다. 벤저민 프랭클린이 손수 쓴 그의 비문은 직업이 인쇄업자임을 이용해 "지은이(Author)가 정정하고 수정하여 새롭고도 보다 아름다운 판으로 다시 한번 나올 수 있기를" 소망하고 있다.

또한 골동품연구가 토머스 풀러의 비문은 '풀러의 땅'(Fuller's Earth)이었는데, 이 말은 풀러가 묻힌 땅이라는 뜻도 되지만 도자기를 만드는 흙인 '백토'(白土)를 의미하기도 한다. 비꼬는 듯한 말이 담겨 있는 비문도 많이 있는데 그 한 예가 존 게이의 비문이다. "인생이 하나의 장난이라는 것은 세상만사가 입증하는 바이다/나는 한때 그렇게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것을 깨닫고 있다." 비문은 경구적인 풍자문을 쓰기 좋은 계제로 생각했는데, 예를 들면 로체스터 백작이 찰스 2세의 비문으로 쓴 다음과 같은 문구이다.

"그는 어리석은 말은 한 적이 없었지만/현명한 말을 한 적도 없었다." 한국의 비문에 관해서는 '금석문' 항목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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