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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역

다른 표기 언어 culture area , 文化領域

요약 문화특질이 공통으로 분포하는 지리적 영역을 가리키는 개념.
cultural area, culture province라고도 함.

여러 가지 문화현상을 지역별로 나누고자 할 때 근본문제는 여러 지역들이 가지는 2가지 기본적인 유형을 확인하는 일이다.

이 2가지 유형은 지리학자들이 중심적(nodal)이라고 부르는 유형과 균일적(uniform)이라고 부르는 유형을 말한다. 중심지역이란 중심점(node) 둘레에 형성되는 것으로 여겨지는 지표상의 영역들이다. 균일지역(uniform region)이란 한 지역 내에서 1~2가지 특성이나 복합적인 여러 특성으로 한정되는 지역이다. 한 가족이나 친척집단의 성원들이 형성한 지역, 곧 같은 성(姓)을 가진 사람들이 형성한 지역이 이런 예가 될 수 있다.

중심지역이든 균일지역이든 지역을 확정하는 일에 자세한 정의를 내리는 것이 필요하다.

첫째, 변수를 명시하는 데 사용되는 기준이 신중하게 확인되어야 한다. 문화적 특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비교적 간단한 것도 있고(예를 들어 적어도 국민의 50%가 읽고 쓴다는 점) 좀더 복잡한 것도 있다(예를 들어 투표권·의회와 같이 수많은 현상이 동시에 존재하기를 요구하는 사회적·정치적 정의). 둘째, 일단 문화의 특성이 파악되면 그 특성의 강도가 명시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읽고 쓰는 능력이라고 했을 때 이것이 자기 이름이나 쓰고 간단한 서술문이나 읽고 쓰는 정도의 능력을 말하는 것인가 아니면 신문사설을 읽고 요약할 수 있는 정도의 능력을 말하는 것인가가 정해져야 한다.

만약 하나의 영역을 정하는 기준이 수없이 많다면 그 기준들이 똑같은 비중을 가졌는지의 여부를 공정하고 엄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셋째, 시기가 명시되어야 한다. 시기 명시의 의미는 '미국의 변경지역'처럼 단명했던 지역을 보면 금방 알 수 있지만 '중국 문명'이나 '세계의 불모지역들'처럼 영구불변할 것처럼 보이는 현상들에서도 시기 명시가 필요하다. 여기서 지역 개념의 인위적·일시적인 속성이 분명해진다.

지역이란 단지 조사자들을 위한 편의적인 분류안일 뿐이다.

인류학에서는 문화영역, 연대영역 가설(age-area hypothesis), 공동전통영역(area co-tradition), 문화권(Kulturkreis) 등 4가지 중요개념이 발달했다. 이들 4가지 개념은 논리적으로는 기본적인 목적 속에 연관되어 있지만 기본적인 방법론과 실질적 결과에 있어서는 뚜렷한 차이가 있다.

20세기초에 벌써 고고학자들과 인류학자들이 인공유물들과 현지조사에서 나온 정보를 반영하는 지역 분류 계획의 필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박물관 전시물들도 지역별로 배치되었으며 아메리카 인디언들도 문화영역 복합체들로 분류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이런 분류법이 실질적·객관적인지, 또는 단순히 분석결과에 꿰어맞춘 것인지에 대해서 진지한 토론이 있었다. 인류학자인 앨프레드 L. 크로버는 공간적 구분이 현실적이고 또 그것이 "체계적인 생물학이 의존하는 동식물의 '자연'분류법과 유사하게, 현상에 대한 비철학적이고 귀납적이며 의심할 여지 없는 구분법"이라고 주장했다.

또다른 인류학자인 클라크 위슬러연대영역 가설을 주장했다.

이 가설에서는 문화요소가 최초의 중심점으로부터 밖으로 확산한다. 이 중심점의 발달은 오늘날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우연적 또는 '역사적'이었다. 그러나 문화와 환경은 일단 확립되면 상호작용을 하기 시작하며, 자연환경의 상대적 불변성 때문에 환경 쪽이 우세해졌다. 그러나 위슬러는 문화요소가 중심점에서 사방으로 똑같이 확산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문화전파). 그렇기 때문에 다른 조건이 같다면 가장 넓게 분포된 요소들이 시간적으로 가장 오래된 요소로, 다시 말하면 확산과정에서 가장 오랜 기간이 걸린 요소라는 결론이 나올 수 있었다.

이 영역의 크기가 연대 추정의 기초가 되었으므로 연대영역 가설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문화영역들의 시간은 특정되어 있다. 곧 문화영역들은 시간상 어느 한 순간에 고정된 어떤 공간구조 속의 문화요소들을 조직하려고 했다. 연대영역 가설은 순수 추론을 통해 시간적 깊이를 도입하려는 시도였다. 신세계 특히 남아메리카 몇몇 지역에서는 문화영역들이 연대순으로 존재했다.

그런 식의 배열이 하나 이상의 문화영역에 동시에 나타날 때마다 또 여러 문화들이 시간을 통해 상호작용을 해왔음이 알려지거나 추론되는 곳마다 그것을 공동전통영역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이 개념이 적용되는 지역은 신세계에 국한되었다. 유형학적 구조의 기초가 된 고고학적·역사적 증거가 훨씬 많이 있는 유럽에서는 공간지향적 문화영역 개념이 거의 주목받지 못했다. 반면 문화권이라는 시간지향적 개념이 크게 수용되었다(문화권). 두 접근방법이 모두 문화특질의 분포를 설명하려는 시도임에 비해 철학적·방법론적인 측면에서는 서로 반대되는 입장이다.

문화영역 개념은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가운데 하나의 문화복합체를 구성하는 상호연관된 문화요소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문화권 개념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문화특질들의 분포현상은 대부분 이동과 문화 확산 때문이며 독립적으로 창출되는 것은 매우 드물다는 주장을 폈다. 사실 제한된 수의 문화권 또는 확산 원천이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현재 문화영역과 문화권 같은 유관개념들은 학습용어나 자료 정리를 위한 유형학적 구조개념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 2가지 개념은 유용한 분석적 개념의 역할도 한다. 체계적인 개념들이 정립되면서 문화영역 개념은 지리학과 인류학 분야에서 점점 영향력을 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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