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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제르 콩고어족에 속하는 크아어(語) 계통 언어를 쓴다. 밀접한 관계에 있는 수많은 지역집단으로 나누어지며 그 가운데 베니족·잠족·바타체(바타치)족·케데(키에디에)족 등이 가장 중요한 집단으로 손꼽힌다.

케데족과 바타체족은 강가에 사는 종족으로서 주로 물고기를 잡거나 장사를 해서 생활하며, 그밖의 집단은 농경생활을 하고 있다. 귀리·수수·마·쌀 등을 주로 재배하며 환금작물은 쌀·땅콩·목화·시어버터나무 등이다. 이동농경을 하며 괭이를 기본 도구로 쓴다. 농사일의 대부분을 남자가 하며 여자는 농작물을 가공해서 시장에 내다 판다. 직조공·재봉사를 비롯한 장인(匠人)들의 단체가 매우 발달해 있다. 누페족이 만드는 유리구슬, 질좋은 가죽, 깔개, 놋쇠 쟁반, 고급 천 등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누페족은 몇몇 가족이 모여 사는 마을, 또는 수천 명이 넘는 도시에서 산다. 마을마다 우두 머리가 있어 가족집단의 대표들로 이루어진 협의회의 자문을 받으면서 주민들을 이끌어나간 다. 우두머리는 공동체의 토지를 관리하고, 분쟁을 해결하며, 모든 대규모 협동 작업을 조직 한다.

원래 누페 왕국은 통치를 위해 4구역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왕에게 충성을 바치는 관 리들의 집단이 있었고 베니족과 케데족은 대(大)누페 왕국에 속한 소왕국을 이루고 있었다. 주민들은 평민과 그보다 위계가 높은 여러 계급으로 서열되어 있다.

오늘날 누페족 대부분은 이슬람교로 개종했지만 아직도 여러 가지 전통 종교의식을 행하고 있다. 토착 종교에는 천신(天神), 조상의 혼령, 자연물과 관련된 정령 신앙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