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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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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극장 내의 무대 설비와 장치를 이용해서 만들어진 춤.

무대춤이라고도 한다.

르네상스 이후 극장은 17세기 전반에 출현한 무대양식인 정면액자무대(正面額子舞臺 proscenium arch stage)가 설치된 실내극장을 전형으로 하여 발달하였다. 서양 극장춤의 효시인 발레도 16세기 후반 프랑스 궁정에서 기원하였으나 17세기 후반부터 점차 실내 극장의 정면액자무대를 중심으로 발전하였다. 20세기초까지 발레는 서양 극장춤의 대표적 산물로 군림하면서 사실적 묘사를 특징으로 하였다. 한국 최초의 서구식 극장은 1908년에 세워진 원각사(圓覺社)인데, 원형무대로 된 이 극장에서 춤이 공연되었다는 기록은 없다.

다만 1914년 2월 신창(信彰) 기생들이 단성사(團成社)에서, 그해 3월 신남부(新南部) 기생들이 남성사(南成社)에서 자선공연을 하였고, 1915년 4월 광교(廣橋)의 기생조합이 공진회 행사에 대비하여 수관(壽館)에서 연습을 가진 사실이 있다.

그리고 1915년 10월 배구자(裵龜子)가 쇼쿄쿠사이 덴카쓰[松旭齋天勝] 마술단의 일원으로 공진회장 안의 연예관에서 레뷔 춤을 비롯하여 마술과 연극 〈살로메〉를 공연했다.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1916년부터는 유락관(有樂館)에서 거의 해마다 공연했고, 1921년 4월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 교포학생들이 종로에 있는 중앙기독교청년회관에서 무도회를 열었다.

이렇듯 한국의 극장춤은 1910년대에 전문극장을 갖지 못한 채 서울에 소재한 강당과 연회장에서 '관람형태의 간략한 춤'(당시로서는 舞蹈)으로 출발했다.

이후 서울의 공회당에서 1925년 11월 일본 여성 후지마[藤間靜枝]가 레뷔 춤을 공연하였고, 1926년 3월과 1927년 10월에 일본 무용가 이시이 바쿠[石井漢]가 무용시(舞踊詩) 소품(小品)들을 공연하였다. 1930년 2월 '최승희무용연구소 제1회 공연'을 비롯하여 최승희·배구자·조택원이 공회당과 단성사 등에서 지속적으로 무대춤 형태의 무용시 등을 공연함으로써, 무용이란 용어가 보편화되는 동시에 한국의 극장춤은 '무용공연'으로서 자리잡았다.

한국에서 무대춤을 목표로 한 본격적인 무대공연 공간이 만들어진 때는 1970년대 이후이다.

국립극장(1973), 세종문화회관(1978), 문예회관(1981), 리틀앤젤스예술회관(1981) 등의 정면액자무대식 극장들과 가변무대 형태의 많은 소극장들이 문을 열었다. 일제시대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는 다목적용의 정면액자무대가 구비된 강당이나 회관이 극장춤 공간의 주류를 이루었을 때이므로 한국 극장춤의 준비기에 해당한다. 이때는 비록 극장춤의 전문 공간을 얻지 못했지만 춤이 실내공간에서 창작되는 관행을 확립한 의의를 지닌다.

나아가 극장무대에 적절한 극장춤의 형식·내용을 모색할 수 있었던 것은 극장춤의 설비공간이 많이 들어선 1970년대 중반 이후로서 한국 극장춤의 전기(轉機)를 마련했다. 아울러 1980년대 전반에 서울의 공간사랑(空間舍廊)·공간소극장, 후반에 춤 전용공간이었던 창무(創舞)춤터(1988 폐관)를 비롯하여 다수의 소극장들이 소극장 형태의 극장춤을 활성화시켜 춤을 널리 알리는 데 이바지하였다.

1990년대초 한국의 극장춤은 소극장(객석 100석 이상)·중극장(300석 이상)·대극장(1,000석 이상)을 무대로 행해지고 있으며, 점차 부산·대구·광주 등지를 비롯하여 지방으로 널리 퍼져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극장춤은 서세동점(西勢東漸)의 산물로서 출발하였다. 극장춤이라는 명칭은 1980년대 후반에 쓰이기 시작한 현대용어이며, 일제시대부터 1980년대초까지 신무용이란 용어가 극장춤을 비롯한 근대적 형식의 춤을 아우르는 용어로 쓰였다.

우리나라에서 신무용은 개념상 전통무용에 대비되는 춤으로서 근대적 의식과 형식에 바탕을 두고 새롭게 창작된 관람형의 춤을 말한다.

관람형의 춤에서 작품의 제반요소는 기호(記號)로 존재한다. 특히 폐쇄된 공간 속의 극장춤은 중립적인 무대구조와 설비 내에서 전개되기 때문에 기호의 표현은 객관적이다. 모든 춤의 모태가 되는 몸 움직임과 율동도 극장춤에서 객관적인 어법을 통해 수용된다.

그러므로 극장춤에서는 작품의 제반요소를 기호로 객관화하는 것은 필수적이고, 춤 창작에서 근대적 의식이란 춤의 형식과 내용을 객관화하는 창작의욕을 포함한다(→ 근대춤). 이런 점에서 한국에서는 사실상 극장춤이 예술춤과 동의어로 사용되어왔다. 따라서 반사적으로 민속춤이나 전통춤 그리고 놀이춤 계열의 춤들은 예술춤의 범주에서 배제되기도 했는데, 이는 춤 가운데 예술의 범위를 좁게 하는 폐단을 가져왔다.

극장춤 전문 공간이 자리잡고 나서 극장 공간 설비의 미적 특성을 의식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본다면 한국의 극장춤은 1980년대 이후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몸 움직임의 개발을 비롯하여 극장춤에 관한 여러 가지 방법론이 연구되어야 하며 작품전개의 타당성 등 작품의 예술성을 지탱하는 예술적 논리도 심화되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한국의 극장춤은 규모면에서 10~30분간의 소품과 수십 명의 춤꾼들이 1시간 이상 펼치는 대작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기교형식면에서는 한국춤·현대춤·발레로 구분되어지나 실제 작품에서 그렇게 나눠질 수 없는 경향이 1980년대 중반부터 조성되어 사실상 기교형식면에서의 구분은 무너진 편이다.

내용면에서는 무용사 계열의 춤, 서사적인 춤, 서정적인 춤, 역사물 등으로 구분된다. 구성면에서 고전 발레의 구성방법을 활용하여 막(幕)과 장(場)으로 나누는 작품도 있는데, 이들 작품은 사실적 움직임과 장치가 특징이며 대개 대작인 경우가 많다.

고전 발레 구성방법을 활용하는 춤들은 대체로 무용극으로 분류되며 이와는 달리 기승전결 구성방식을 따르지 않는 극무용도 1990년대를 전후해 등장했다.→ 근대춤, 신무용, 창작춤, 한국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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