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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죽은 자에 대해 영적인 효과를 얻기 위해 사용하는 가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인간의 본원적인 감정이라 할 수 있는 만큼, 죽은 사람을 위한 의식은 인류의 모든 문화지역에서 발견된다. 또 에스키모는 지금도 장례식 때 죽은 사람의 모습을 본뜬 가면을 관위에 걸어 시체를 악령으로부터 지키려는 의지를 나타내며, 고대 이집트인들도 왕이나 귀족의 시체는 미라로 만든 후 보옥과 극채색으로 장식한 황금가면을 씌워 관에 넣었다. 이집트인들은 저승에서도 이승과 같은 생활을 영위하며, 시체를 원형대로 보존하면 영혼이 돌아와 부활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생전의 얼굴을 가면으로 만들어 돌아온 영혼이 자신의 육체를 찾을 수 있도록 했던 것이다.
미케네 문명의 유적에서도 그와 같은 황금가면이 발견되며, 남아메리카 안데스 지방의 여러 왕국에도 미이라에 사자의 가면을 씌우던 전통이 있었다고 한다.
멕시코 고원의 테오티와칸·마야·아스테카 문명에서도 사자를 위해 정교하고 화려한 가면을 만들었으며, 캄보디아와 타이에서도 죽은 왕의 얼굴에는 황금 가면을 씌우는 것이 관례였다. 이밖에도 중국, 일본, 그리스, 이탈리아, 크림 반도, 페니키아, 메소포타미아, 프랑스, 영국, 도나우 강 유역 등 세계 각지에서 금·은·동·테라코타 등으로 만든 매장용 가면이 발견된다. 특히 고대의 페니키아·이집트·그리스·아시리아 등지에서는 주요인물의 얼굴을 재현할 때 직접 그 사람의 얼굴에서 틀을 뜨는 방법을 이용해 가면을 제작했다. 로마인들은 밀랍으로 원형을 뜨는 방식을 고안했으며, 19세기 구미에서는 소성석고를 사용하는 기법이 유행했다.
한편 뉴기니의 아스마트파푸아족은 부락 주위를 방황하는 사령을 쫓기 위해 '지파에'라는 제의(祭儀)를 행했는데, 죽은 사람의 혼령을 다른 세계로 떠나 보내야한다고 생각했던 이들은 이 엄숙하고 비밀스러운 의식과 춤으로 사령을 쫓을 수 있다고 믿었다. 장례식은 죽은 당사자와 조령, 악령, 자비로운 사령, 신화적 존재 등 다양한 가면들로 장식했으며, 특히 난동을 부리며 좀처럼 육체를 떠나려 하지 않는 완고한 혼령을 위협하기 위해 무서운 형상의 가면을 사용하기도 했다. 아프리카 도네곤족의 장례식은 6일간이나 이어지는데, 그동안 가면을 쓴 무용수가 계속 춤을 추어 혼령을 육체에서 분리시키려 했다.
또 멕시코나 멜라네시아 등지에서는 두개골로 만든 가면이 발견된다.
고대 멕시코의 아스텍족은 정신이 머리에 깃들어 있다고 믿고 주요인물의 두개골을 소중히 여겨 이를 가면으로 만들고 벽에 걸어 우상으로 섬겼다. 멜라네시아에서는 사자의 상(像) 앞면에 장식을 단 두개골을 씌워 그 형상에 생명을 주었는데, 이는 알래스카 인디언의 추장이 죽으면 제사용 기둥의 구멍에 시체의 재를 넣어 기둥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것과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 알래스카 이퓨타쿠 유적의 선사시대 두개골은 악령이 들어가기 쉽다고 여겨진 눈·코·입 등의 구멍을 모두 바다코끼리의 송곳니로 봉해 놓아 훌륭하게 조형된 가면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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