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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를 지나 21세기를 살고 있는 지금, 많은 장난감 회사들이 어린이와 수집가들의 눈을 사로잡는 수많은 장난감들을 생산하고 있다. 여러 개의 브랜드를 앞세운 거대 장난감 회사부터 작은 신생 회사까지, 다양한 장난감들은 전 세계에 소비자들에게 공급되고 있다. 그중 유난히 독보적인 브랜드의 회사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레고(LEGO)다. 회사명과 브랜드 명이 일치하는 레고 사는 블록 장난감의 외길을 70년 동안 걸어왔다. 레고 사의 제품은 1년에 2억 박스 이상 팔리고 있으며 경제 전문가들에게 레고 사는 회사(company)가 아닌 기업(group)으로 불린다. 장난감계의 최고 기업으로 인정받는 레고 사는 레고 장난감뿐만 아니라 테마파크, 비디오 게임, 영화 제작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레고의 역사
목수 출신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얀센(Ole Kirk Christiansen)은 1932년 덴마크의 빌룬트(Billund)라는 지역에서 장난감 공장을 시작한다. 초창기에는 가정에서 쓰이는 나무로 만든 생필품과 장난감을 생산하던 그는 2년 뒤 회사를 '레고'라 이름 짓고 본격적인 장난감 생산에 들어간다. 레고는 덴마크어로 '레그 고트(leg golt)', 잘 논다(play well)는 뜻이다. 바퀴 달린 오리 인형 풀 토이와 자동차, 요요 등 목재 장난감으로 명성을 얻을 즈음 1942년 화재로 인해 공장이 불타버린다. 창업주 크리스티얀센은 나무 장난감 생산을 대폭 줄이고 그 당시 신기술인 플라스틱 장난감 제조를 목표로 공장을 재정비한다. 그는 단순하고 자유자재로 조립할 수 있는 장난감을 만들고 싶어 했다. 그러던 1940년대 초반 플라스틱이란 신소재는 그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었다. 당시 플라스틱의 신기술은 미국이 앞서 있었지만 지리적 여건상 가까운 영국의 기술을 차용하게 된다. 그는 영국의 한 회사에서 플라스틱 성형 기계를 들여온 후 영국의 '키디크래프트(Kiddicraft)' 사에서 셀프 로킹 브릭(Self-Locking Bricks)의 특허를 가져온다. 레고 사의 인터 로킹 브릭(Inter-Locking Bricks)이라는 블록 장난감은 이렇게 해서 탄생한다. 플라스틱 사출 성형기(injection-molding machine)는 속이 꽉 차거나 빈 플라스틱을 만들 수 있고 동그라미나 돌기 모양, 유선형까지 제작 가능했다. 형태가 잡힌 틀을 이용해 모양을 만든 후 여러 가지 도색을 입힐 수 있는 플라스틱 제조법은 레고 브릭에 날개를 달아준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문제는 재빨리 '딸까닥' 소리를 내며 브릭끼리 결합하는 것과 결합력이 어느 정도인가였다. 자료에 의하면 초창기의 브릭은 요즘 제품과 달리 매우 헐겁고 느슨했던 것 같다. 이후 브릭 간의 단단한 결속력을 위한 레고 사의 노력은 수년간 계속되었다.
레고의 디자인과 제조
레고의 브릭 부품들은 다양하지만 보편적이며 규칙이 있다. 따라서 디자인과 상품명이 다르더라도 1958년 이후 제작된 레고 브릭들은 자유롭게 호환이 가능하다. 각각의 레고 부품은 정밀하게 측정하여 제작된다. 두 개의 브릭을 맞물렸을 때 단단히 자리에 끼워지는지, 쉽게 분해되는지가 제품 테스트 과정의 핵심이다. 이런 과정으로 공장의 기계들은 10㎛ 오차 범위 내에서 브릭을 생산한다. 레고 본사에서는 120여 명의 디자이너들이 변화하는 장난감 시장에 맞는 제품을 디자인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그곳에서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평균 12개월 동안을 소모하며 3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첫 단계에서는 시장의 트랜드와 타사 제품의 품질에 관한 조사가 진행된다. 영국, 독일, 일본 등 각 나라에 퍼져있는 레고 사의 디자이너들과 리서치 조사를 토대로 시장을 분석한다. 리서치 조사는 장난감 상점에 주둔하다시피 하는 레고 사의 조사원들이 어린이 소비자와의 직접 실시한 인터뷰 결과로 이뤄진다. 두 번째 단계는 첫 번째 과정을 바탕으로 디자인과 제품을 연구하는 것이다. 아이디어 스케치는 3D 모델링(2008년 이후 레고 사는 이 방식을 적용했다)으로 구체화되고 스테레오 석판인쇄기기로 초기원형이 만들어진다. 이후 초기원형은 시험군으로 선정된 부모와 아이들의 테스트를 거친다. 마지막 단계는 테스트결과와 초기원형의 자체 평가를 종합한 다음 프로젝트에 관련된 모든 직원이 모여서 최종 회의를 한다. 이것은 제품의 확인과 비준의 과정이다. 각자의 의견을 교환하고 제품을 평가하며 합의를 통해 제품의 디자인을 수정한다.
레고 블록은 2×4플레이트, 2×3플레이트, 4×4플레이트를 비롯, 수백 가지가 넘는다. 이 블록들은 탄력 있는 ABS 소재로 만들어진다. ABS 플라스틱은 섭씨 232도의 열을 가하면 밀가루 반죽처럼 변한다. 이때 금형에 주입하고 25~150톤의 압력을 가해 모양을 만든 후 약 15초 정도 열을 식힌다. 오차 범위 2㎛ 내의 블록은 감사원에 의해 감별되고 불량 제품은 폐기된다. 레고 사의 브릭은 백만 개 중 8개 정도의 불량이 나온다고 한다. 레고 브릭의 제조는 여러 나라에서 이루어진다. 금형과 원형의 제작은 덴마크와 헝가리, 멕시코의 공장에서 진행된다. 브릭의 장식과 패키징은 덴마크, 헝가리, 체코에서 이루어진다. 레고 사에서 추정한 바에 따르면 지금까지 4,000억 개의 레고 블록이 생산되었고 1초에 1140개 씩 생산되는 브릭은 1년이면 36억 개라고 한다.
레고 브릭의 영향력
전 세계에서 레고 완제품 박스는 1초에 7개, 1분에 420개, 1시간에 2만 5,000개가 팔린다고 한다. 1년에 레고 브릭을 조립하는 전 세계 사람들의 시간은 50억 시간이며 70여 개국의 아이들에게 제일 인지도가 높은 장난감이 바로 레고다. 이런 레고 사의 엄청난 성공은 1950년대 레고 사의 2대 대표에 취임한 고트프레드가 자신이 정한 레고 브릭의 원칙을 충실히 이행한 결과였다. 이 원칙은 '수많은 놀이가 가능하고, 쉽게 부품을 구할 수 있으며, 창의력을 키울 수 있어야 하고, 계절에 관계없이 남녀노소 모두 가지고 놀 수 있는 안전한 제품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견고하면서 분해가 쉬운 구조로 만들기 위해 세세한 부분까지 연구하는 그의 치밀함은 레고 브릭 전용 타이어의 개발로 정점에 이른다. 2006년 〈비즈니스 위크〉는 레고 사가 타이어 제조업체 1위를 차지했다고 기사화했다. 기사의 내용은 '레고의 작은 고무 타이어 3억 600만 개가 전 세계의 도로를 점령했다'는 것이다. 레고 장난감의 천문학적인 매출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이 기사는 '레고 시티'의 위엄을 느끼게 한다. 도로 위에 건물을 짓고 자동차가 다니는 전형적인 현대 도시의 모습을 재현한 '레고 시티'는 60년 넘게 사랑받는 레고 사의 장수 아이템이다. 1963년 고트프레드는 '레고 시티'의 확장판, 레고 테마 파크 '레고 랜드'의 공사에 착수한다. 레고로 만들어진 세상 '레고 랜드'는 1968년 문을 열었고 1년 만에 이곳은 덴마크 왕국보다 더 유명한 곳이 된다. 레고 사는 무한 변신이 가능한 레고 브릭은 만드는 사람의 역량에 따라 다양한 창작물이 가능하다는 것을 '레고 랜드'를 통해 보여줬다. 현재 레고 브릭은 9억 1,510만 3,765가지의 형태를 만들 수 있다고 하며 세계 여기저기에서 다양한 창작물이 등장하고 있다. 작은 브릭이 갖는 무한한 가치와 상상력은 이제 예술의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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