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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 | BC 640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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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 BC 546경 |
국적 | 그리스 |
그리스 최초의 철학자. 이오니아의 밀레투스 사람으로 밀레투스학파의 창시자. 기하학, 천문학에 통달하여 기원전 585년의 일식을 예언했으며, 1년을 365일로 나누고 한 달을 30일로 정했다고 전한다. '원(동그라미)은 그 지름에 의해 이등분된다' '이등변 삼각형의 밑각은 서로 같다' '두 직선이 교차할 때 맞꼭지각은 서로 같다' '삼각형은 밑변과 밑각이 주어지면 결정된다'는 등 여러 수학적 정리를 발견했다. 자석에 금속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는 사실도 발견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탈레스는 그 자석 속에 혼(넋)이 들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죽어 있는 물질(자석)이 무언가를 끌어당기는 현상을 달리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일식을 예언하다
7현인각주1) 가운데 제일인자이자 '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탈레스는 수학과 천문학 분야에 풍부한 지식이 있었다. 이집트 여행에서 기하학을 배워온 탈레스는 피라미드의 높이를 그 그림자의 길이로 추산해냈으며, 육지의 두 관측 지점에서 바다 위에 떠 있는 배까지의 거리를 계산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현대의 어떤 역사가는 "그리스 철학은 기원전 585년 5월 28일 시작되었다"고 표현했는데, 이 날은 바로 탈레스가 일식을 예언한 날이었다. 탈레스는 일식을 정확하게 계산해내는 데 성공했으며, 태양은 그가 예언한 그날 실제로 어둠에 싸여 그의 명예를 한층 높여주었다.
어느 날 어떤 사람이 학문하는 사람을 조롱하며 "도대체 학문 따위는 쓸모가 없는 것 같소. 당신같이 학문만 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가난하게 사니 말이오" 하고 말하자, 탈레스는 돈을 벌기로 마음먹고 하늘을 관측했다. 자신의 천문 지식을 총동원하여 살펴본 결과, 다음 해 가을에는 올리브 농사의 풍작이 예측되었다. 탈레스는 겨울 동안에 자신이 갖고 있는 돈을 다 털어서 밀레투스각주2) 일대의 올리브 착유기(기름 짜는 기계)를 싼값에 모두 사들였다. 다음 해 가을이 되자 그의 예상대로 풍년이 들었고, 착유기를 빌리러 사람들이 몰려왔다. 탈레스는 이들에게 비싼 값으로 기계를 빌려주고 많은 돈을 벌었다. 물론 탈레스가 그 돈을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이 에피소드를 전한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말했다.
"학자는 마음만 먹으면 부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학자의 목적은 부자가 되는 데 있지 않다는 것을 탈레스는 세상 사람들에게 가르쳐주었다."
자기 발밑에 있는 것도 보지 못하는 철학자
진정한 현자였던 탈레스는 깊은 사색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통찰했다. 어느 날 탈레스의 어머니가 그를 설득하여 결혼을 시키려 하자, 그는 "아직 결혼할 시기가 아닙니다"고 대답했다. 그 후 나이가 더 들어 어머니가 다시 결혼을 하라고 재촉하자, 탈레스는 "이제는 결혼할 시기가 지났습니다"고 말했다.
또 "왜 너는 자식을 낳으려고 하지 않느냐?"는 물음에 "자식들에 대한 사랑 때문에요"라고 대답했다. 탈레스는 "가장 쉬운 일은 남에게 충고하는 것이고, 가장 어려운 일은 자기 자신을 아는 일이다"는 명언을 남겼는데, 곱씹어볼수록 옳은 말이다.
플라톤이 탈레스에 관한 이야기 하나를 전하는데, 그야말로 철학적이다. 어느 날 탈레스가 별을 관찰하면서 하늘만 바라보고 걷다가 그만 웅덩이에 빠졌다. 그러자 익살스럽고 똑똑한 트라키아(발칸반도 동부 일원에 있는 지방)의 한 하녀가 "자기 발밑에 있는 것도 보지 못하면서 하늘의 일을 알려고 하다니!" 하며 그를 비웃었다. 생각해보라, 웅덩이에 빠진 철학자라니, 얼마나 우스꽝스러운가!
그러나 플라톤은 이 일화를 바탕으로 철학자들의 존재에 대해 진지하게 말한다.
"그와 똑같은 비웃음은 철학을 하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된다. 사실 철학자는 가장 가까운 친척이나 이웃이 무엇을 하는지, 심한 경우에는 자기가 인간인지 아니면 어떤 다른 존재인지조차 모른다. 철학자가 법정이나 다른 어떤 곳에서 자기의 발밑이나 눈앞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이야기해야 할 때, 그들은 트라키아의 하녀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비웃음을 살 것이다. 철학자는 경험 부족으로 웅덩이뿐 아니라 헤어날 길 없는 온갖 어려움에 빠진다. 그의 서툰 행동은 놀랄 만하고 우둔해 보이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철학자는 인간이 무엇인지, 인간이라는 존재가 다른 존재와 달리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경험해야 하는지를 탐구하고, 또 그렇게 하려고 노력한다."
어쩌면 트라키아의 하녀가 탈레스보다 영리하고 편리하고 안락하게 살았을지도 모른다. 탈레스에 비해 그녀의 일생은 오히려 더 행복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오늘날 그 하녀의 이름은 전해져오지 않는데 반해, 탈레스는 최초의 철학자로서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린다. 물론 이름을 남겨 무슨 필요가 있느냐고 조소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사람은 그저 먹고 마시고 즐기며 사는 것에 만족하는 존재는 아니지 않는가.
철학 속으로
탈레스는 만물의 근원을 물이라고 주장했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물은 모든 생물의 씨와 영양분 속에 들어 있다. 둘째, 어떠한 생명체도 물이 없이는 살 수 없다. 셋째, 물은 그 양이 엄청나게 많다. 넷째, 물은 그 양이 변하지 않으며 액체·기체·고체로 그 형태를 바꾸어가며 지구상의 기후를 지배한다.
그러나 탈레스가 물을 원소로 주장한 데 대해 정확한 증거가 없다거나 그의 생존 자체에 대해 의심하는 학자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나온 학설에 따르면 탈레스는 최초로 철학적 사색을 시도한 인물이다.
탈레스는 밀레투스학파에 속하는데, 밀레투스학파의 철학사적 의의는 첫째, 모든 선입견을 버리고 자연과학적 사상에 입각하여 문제에 접근하려 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그들의 학설이 오늘날의 관점에서 옳으냐 그르냐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둘째, 현상세계의 다양한 모습을 하나의 근본원리로 설명하려 했다는 대담성에 그 의의가 있다. 헤겔이 '정신' 하나로 인간과 자연과 역사를 설명해냄으로써 위대한 관념론자가 되고 마르크스가 '물질'로 그러한 것들을 해석해냄으로써 유물론의 대표자가 되었듯이, 결국 철학이란 다양한 이 세계를 하나의 원리로 설명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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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철학자 30인의 알려지지 않은 철학 이야기를 통해 세계철학사의 흐름을 읽다. 철학자의 사상보다는 삶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그들의 삶 역시 평범한 인간과 다..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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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탈레스 – 위대한 철학자들은 철학적으로 살았을까, 강성률, 평단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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