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미술에서는 장소·디자인·기능·형태·색채·주제 등 회화의 이미지를 규정하는 도상학적 체계가 매우 일찍부터 발달했다.
그 예로 초기 비잔틴 벽화의 위치는 바실리카의 상징적 건축설계를 반영한다. 따라서 천상의 존재들에 둘러싸여 있는 그리스도의 형상은 바실리카 중앙의 돔에 그려져 있고 성모는 제단에 표현되어 있으며, 사도들·예언자·순교자·군주들은 회랑벽을 차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회화에서 하느님과 부처는 구도의 중심, 즉 관람자의 눈높이 위에 위치하며, 주변 인물들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그려진다(불화). 그리고 성삼위일체 같은 그리스도교적 주제에 대한 전통적 구도에서는 하느님이 중앙에 있고 대천사가 양측에 있으며 예수는 십자가에 못박혀 있다. 하느님과 그리스도 사이에는 성령을 나타내는 비둘기가 있다.
부활한 그리스도를 표현할 때는 그리스도가 관중을 향하고 성모 마리아가 왼쪽에, 세례 요한이 오른쪽에 있다. 극동에서는 전통적으로 연꽃으로 만든 옥좌에 부처가 앉거나 수소가 끄는 마차를 타고 구름을 가로지르는 것으로 묘사했다. 신은 보통 미묘한 흰색(영원, 무를 의미)·푸른색(천상의 하늘)·황금색(빛의 구름으로 인한 햇살이나 영기)을 배경으로 하여 나타낸다.
그림을 그릴 바탕 표면에 대한 정교한 준비작업과 값비싼 재료로 공들이는 제작과정은 신에게 바치는 그림이 영원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주제·형태도 정신적 상징의 기능을 갖는다. 사냥에 대한 기원이라 생각되는 빙하시대 동굴벽화에는 대체로 인간을 도식적으로 표현한 반면, 동물은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으며 고대 이집트 벽화에는 세속사의 즐거운 일들을 묘사하는데, 이것은 고인이 사후에도 계속 즐거움을 누리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북아메리카 인디언의 모래그림은 주술적 치료 의식을 위한 것이며, 탄트라(탄트리즘과 관계된 마하야나 불교)의 만다라는 명상과 계몽을 위한 목적으로 제작되었다.
동양화에서의 상징주의는 그림의 분위기와 정신성에 대한 체험을 심화시키고자 한 것으로 서양예술보다 보편적·시적으로 나타난다. 중국과 일본 불화의 제작 및 주제설정은 종교적·형이상학적 의미를 갖는다.
작가의 직관적·서체적 필치는 자연과의 불가사의한 공감을 상징하며 그림에 나타난 윤회적 풍경과 꽃은 자연의 형태와 그 힘의 정신적 조화에 대한 믿음을 나타낸다. 대체로 상징주의적인 인도 회화는 시각적으로도 매우 뛰어나며 뱀, 바나나 잎, 양성 파충류들, 물결 무늬 등에서는 관능적인 특징이 두드러진다. 특히 상징적 표상과 더불어 색채 사용 등에서 인도 회화 고유의 신비한 특성을 찾아볼 수 있다.
한편 서구의 상징체계는 보다 지적인 경향을 보이며 각각의 형상도 명쾌한 의미를 드러낸다.
또한 그 주제에 따라 색채의 사용도 근본적으로 규정된다. 예를 들어 초기 그리스도교 미술에서 도상학은 시점·행위·표정·팔·손·다리의 자세가 종교적 형상으로서의 복합적 형식을 규정하고 있다. 성인들과 대천사들을 구별하기 위해 확립된 도상학적 원리로는 흰 수염의 성 베드로와 검은 수염의 성 파울루스, 바퀴를 들고 있는 성 카타리나, 칼과 피부껍질을 들고 있는 성 바르톨로메우스 등이 있다.
그리스도교도상은 그리스 로마와 유대교의 상징적 이미지들을 수용해 다듬어졌다. 예를 들면 담쟁이와 물고기의 이교적 상징과 그리스의 헤르메스 크리오포로스에 기초한 선한 목자로서의 그리스도 이미지 등이 그것이다. 중세와 르네상스의 미술이론가들은 초승달, 섬게, 이단을 의미하는 올빼미, 악마를 나타내는 두꺼비·적적새, 성적 상징으로서의 계란·백파이프 등 회화에서 쓰이는 방대한 상징적 이미지들을 규명해 저술했다.
천사와 악마, 지옥불과 황금빛 천국, 영혼 및 부활을 나타내는 천상의 하늘과 새 등은 다양한 종교적·신화적·은유적 전통에 공통적인 상징 의미가 있는 좋은 예이다. 그러나 몇몇 문화권에서는 하나의 이미지가 매우 다른 의미를 나타내기도 한다. 예를 들어 중세 유럽의 우의에서는 탐욕을 나타내는 용이 일본 미술에서는 우정을 상징하며, 서양에서는 유혹과 에로티시즘의 상징인 뱀이 극동에서는 허물을 벗음으로써 새롭게 태어나는 부활을 상징하는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서양회화사).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미술과 같은 주제의 항목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