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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출신의 온건한 인물로 경쟁자인 민주당의 그로버 클리블런드 후보에게 일반 투표에서 9만 표 이상을 뒤졌지만 선거인단 투표에서 승리하여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미국의 제9대 대통령인 윌리엄 헨리 해리슨(1840 당선)의 손자로, 젊은시절인 1850년대 중엽 변호사로 개업하기 위해 인디애나폴리스로 이주했다가 거기서 새로 창당된 공화당을 자신의 정치적 야망을 위한 매력적인 무대로 선택했다.

미국 남북전쟁(1861~65)에서 북군 장교로 3년간 복무한 뒤 변호사 활동과 함께 정치에 대한 관심을 재개했으며, 공화당 급진파의 단호한 남부재건정책을 공식 지지했다. 1876년 인디애나 주지사 선거에 출마해 낙선했지만 정열적인 선거운동을 통해 전국적인 명성을 획득했다. 1881년 연방 상원의원에 선출되었고, 1888년 공화당의 대통령후보로 지명되었다. 선거인단 투표에서 233 대 168로 클리블런드를 누르고 당선되었다.

해리슨 행정부의 두드러진 업적은 혁신적인 대외정책과 미국의 해외 영향력 확대였다. 제임스 G. 블레인 국무장관은 워싱턴 특별구에서 제1차 범아메리카회의(1889~90)를 주재했다. 이 회의는 문화 및 과학에 관한 지식의 교환을 위한 범아메리카 연맹을 결성했으며, 총체적인 범아메리카 운동을 위한 선례를 제공했다.

그밖에도 블레인은 사모아 제도에 대한 미국의 이권을 포기하라는 독일 및 영국의 압력을 성공적으로 극복했으며(1889), 영국과의 조약으로 베링 해협에서 바다표범을 사냥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오랜 분쟁을 해결했다(1892). 또 여러 외국 정부와 호혜 통상조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해리슨 정부의 국내 정책은 공화당이 의회의 양원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 성공적인 것은 아니었다.

농업지역인 서부와 남부의 경제불황으로 공화당 보수파는 으레 거부해왔던 법률을 승인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에 직면했다. 그결과 보수파들은 대부분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실질적으로 인상하는 매킨리 관세법(1890)을 통과시키는 데 성공한 반면, 농민과 개혁가에게 양보하여 무역을 억제하고 있는 기업연합을 불법으로 규정한 셔먼 독점금지법(1890)과 통화량을 증가시키기 위한 셔먼 은매입법(1890)의 통과를 허용했다.

1890년의 의회 선거에서 민주당이 크게 이겨 하원 의석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했다. 따라서 남은 2년의 임기 동안 해리슨은 입법에 거의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 미니애폴리스 공화당전당대회(1892)에서 대통령후보로 재지명되었지만, 임기 말년에 인민당의 불만세력이 증가하고 3, 4차례 전국적인 파업이 발생하여 오랜 경쟁자인 클리블런드에게 선거인단 득표수에서 145 대 277로 대패했다.

인디애나폴리스의 변호사업으로 복귀한 해리슨은 베네수엘라와 영국의 국경 분쟁을 중재하는 협상에서 베네수엘라측 고문으로 잠시 동안 공무를 담당했다. 예수회 수사 해리 J. 시버스가 쓴 〈벤저민 해리슨, 인디애나의 전사, 1833~65 Benjamin Harrison, Hoosier Warrior, 1833~1865〉(1952)와 〈벤저민 해리슨, 인디애나 출신의 정치가, 1865~88 Benjamin Harrison, Hoosier Statesman, 1865~1888〉(1959)는 완전하지는 않지만 훌륭한 전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