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2책. 필사본. 1471년(성종 2) 영의정 신숙주(申叔舟 : 1417~75)가 일본을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왕명에 의하여 저술했다. 여기에 언급된 해동제국이란 일본 본국, 규슈[九州], 이키 섬[壹岐島], 쓰시마 섬[對馬島]과 함께 유구국(琉球國)을 말한다. 그들의 지세를 지도로 그리고, 국정·교빙왕래(交聘往來)한 연혁 및 사신을 접대하는 예절을 수록했다.

권두에 서문과 범례가 있고, 이어 〈해동제국총도 海東諸國總圖〉·〈일본본국도 日本本國圖〉·〈일본국서해도구주도 日本國西海道九州圖〉·〈일본국일기도도 日本國一岐島圖〉·〈일본국대마도도 日本國對馬島圖〉·〈유구국도 琉球國圖〉 등 7장의 지도와 〈일본국기 日本國紀〉·〈유구국기 琉球國紀〉·〈조빙응접기 朝聘應接紀〉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에 3번의 추가기록이 있었다.

〈일본국기〉는 덴노의 계통, 바쿠후[幕府]의 장군인 국왕의 계통, 일본의 풍속, 도로의 길이 등에 대해 설명하고, 일본 8도 63주 및 쓰시마 섬과 이키 섬에 관해 설명했다. 주(州)의 설명은 그 위치, 소속 군(郡)의 수, 전답의 크기, 산출물, 우리나라와의 관계 등을 주로 서술하고 있다. 〈유구국기〉는 국왕의 계통, 국도, 풍속, 도로의 길이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으며, 〈조빙응접기〉는 사신의 선박 정수, 사선(使船)의 대소와 선부(船夫)의 정원, 약정서의 지급절차, 사신의 영송(迎送), 삼포(三浦)의 음식접대, 삼포에 정박하는 배의 수, 서울에 올라오는 사신의 인원수, 삼포의 연회, 올라오는 도중의 연회, 서울에서의 영전연(迎餞宴), 궁중연회, 예조의 연회, 선물, 급료 등 사신을 맞고 보내는 절차·예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3번에 걸쳐 추가기록된 것은 첫번째로 1473년에 〈전산전부관인양심조궤향일정서계 山殿副官人良心曹饋餉日呈書〉가 권말에 부록으로 수록되었고, 2번째로 1474년 3월 예조좌랑 남제(南悌)가 삼포의 왜인 주거지의 실화(失火)를 조사하러 갔을 때 왕명에 의해 비밀리에 삼포의 지도를 그리고, 거주하는 왜인의 호구를 조사하여 삼포에서 서울까지의 교통로와 소요시간을 기록한 〈웅천제포지도 熊川薺浦之圖〉·〈동래부산포지도 東萊釜山浦之圖〉·〈울산염포지도 蔚山鹽浦之圖〉 등 3장의 지도가 추가되었다. 3번째는 1501년(연산군 7) 유구(琉球)의 사신이 왔을 때, 병조판서 이계동(李季仝 : 1450~1506)의 건의로 성희안(成希顔 : 1461~1513)이 그들의 국정에 관하여 사신들에게 얻어 들은 것을 기록하여 권말에 부록으로 첨부한 것이다.

책은 조선 초기 일본과의 외교관계에 관한 유일한 자료일 뿐만 아니라, 일본의 무로마치 시대[室町時代]를 연구하는 데도 매우 귀중한 자료이다.

〈해행총재 海行摠載〉에 지도를 제외한 전문이 수록되어 있고, 일본에 몇 종류의 간본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