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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르크는 엘베 강 하류(강 너비 8~13㎞)의 북쪽 끝에 있다. 엘베 강은 구(舊)도시의 남동부에서 북부 엘베와 남부 엘베로 갈라졌다가 서부의 알토나 맞은편에서 다시 합류해 엘베 강 하류를 형성하여 함부르크로부터 104㎞ 떨어진 북해로 흘러들어간다. 북부에서 알스터 강과 동부에서 빌레 강이 함부르크에서 엘베 강과 합류한다.

함부르크의 중심부는 중세의 거주지인 알트슈타트(구도시)로서 옛 요새를 따라 나 있는 도로 및 항구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이 중심부에 위치한 5개의 주요교회만이 방문객들에게 1,000년 역사의 도시를 회상시켜줄 수 있는데, 이것들도 본래의 모습을 갖추고 있지는 못한 편이다. 대화재로 거의 모든 옛 주거와 항구의 창고가 파괴되었으며, 피해를 입지 않은 건물도 종종 현대적 목적에 맞게 재건축되었다. 그러나 일부 옛 건물들이 산재하여 보존되어 있으며, 예전의 가로명이나 알스터 강과 엘베 강의 독을 잇는 운하에서 구도심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롬바르트 다리에서는 5개 교회의 첨탑이 현대 건물들과 조화를 이루며 솟아 있는 아름다운 도시경관을 바라볼 수 있다.

도심에는 알스터 강을 막아서 만든 면적 184㏊의 호수가 있으며, 롬바르트 다리를 경계로 비넨알스터(내부 알스터)와 아우센알스터로 나뉜다. 아우센알스터를 둘러싸고 로터바움·하페스터후데·울렌호르스트 등과 같은 우아한 교외지역이 전개되며, 유람선이 다닐 수 있는 가항수로가 이어진다. 마지막까지 손상되지 않은 전통적 함부르크 건축물의 앙상블은 니콜라이 운하와 인접해 있는 제방거리(다이히슈트라세)에서 발견되며, 암스테르담을 연상하게 하는 높고 좁은 주택은 원래 17~19세기에 건축되었다.

현재까지 남아 있는 또다른 옛 건축물은 장크트미하엘리스 교회 부근의 크라머암츠보눙겐이다. 이것은 좁은 안마당을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건축된 반목조벽돌 건물로 상점주인들 중 과부들의 주거지로 지어졌으며, 현재 이 도시에서 이런 종류의 17세기 건축물로는 유일하게 남아 있다. 1971~74년 말끔히 복원된 이 거리는 이제 레스토랑, 소규모 상점, 함부르크 역사박물관의 분관 등이 있는 격조 높은 뒷골목을 이루고 있다.

함부르크의 5대 교회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장크트미하엘리스 교회는 화려한 내부장식을 자랑하는 18세기 바로크 양식의 프로테스탄트 교회이다. 1906년 화재로 파괴되었다가 재건축되었으며, 제2차 세계대전중 다시 폐허가 된 뒤 전후에 복원되었다. 1890~1910년의 전성기에 정교한 건축물이 많이 세워졌는데 아우센알스터 주변의 널찍하고 우아한 귀족주택들은 그 좋은 예이다. 이들 주택 중 다수가 지금은 영사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1920, 1930년대의 건축 전성기 때는 건축 자재로서 전통적인 북부 독일의 검붉은 벽돌을 다시 이용했고, 이런 흐름은 프리츠 회거와 프리츠 슈마허 같은 건축가가 주도했다. 이 시기에 건축된 훌륭한 건축물로는 회거가 설계한 거대한 오피스 빌딩인 칠레하우스(1922~24)가 있다.

최근 들어 함부르크에는 1973년에 개원한 의회 센터와 높이 271.5m의 텔레비전 송신탑 같은 매우 기능적인 현대 빌딩이 들어서기도 했지만, 건물을 헐고 새로 짓기보다는 옛 주택을 개량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전체적인 함부르크의 도시경관은 많은 독일 도시에 결여되어 있는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온난한 겨울, 늦은 봄, 비교적 쌀쌀한 여름, 높은 습도, 잦은 안개 등의 기후조건을 갖추었으며, 겨울 평균기온은 1.2℃이고, 여름 평균기온은 16.9℃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