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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춤

다른 표기 언어 동의어 탈놀이

요약 탈을 쓰고 춤추며 말과 노래로 엮는 놀이적 연극.

탈춤

탈춤 공연 모습

ⓒ Isageum / wikipedia | CC BY 2.0

탈놀이라고도 한다. 판소리·꼭두각시놀음·무당굿놀이 등과 더불어 민속극의 중요한 한 갈래이다.

탈춤이라는 말은 본래 황해도 일원인 봉산·강령·황주·안악·재령·장연·은율·신원·송림·금산·연백 등지의 탈놀음을 일컫는 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중부지방·영남지방의 산대놀이·오광대·들놀음[野遊]·별신굿놀이 등 모두를 통칭하여 탈춤이라고 한다.

현재 전승되고 있는 탈춤으로는 송파산대놀이·양주별산대놀이·봉산탈춤·강령탈춤·은율탈춤·동래들놀음·수영들놀음·고성오광대·통영오광대·가산오광대·하회별신굿탈놀이·동해안별신굿·강릉관노탈놀이·북청사자놀음·제주입춘굿·남사당덧뵈기 등이 있다. 이들 대부분은 1960년대 이후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유래

봉산탈춤

한국 가면무용중의 하나인 봉산탈춤

탈춤이 오늘날과 같은 형태로 정착되기 시작한 것은 대략 조선 영조때 이후로 추정된다. 그러나 그 유래는 훨씬 이전일 것으로 생각된다. 부여의 영고(迎鼓), 고구려의 동맹과 같은 국중대회에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신에 대한 공연적(供演的) 성격의 무용 요소와 탈을 쓴 군중의 가무희(歌舞戱)가 있었다.

백제의 기악, 신라의 황창무(黃昌舞)·처용무(處容舞), 최치원의 〈향악잡영 鄕樂雜詠〉 5수 중 대면·산예, 고려의 산대잡극 등이 탈춤의 바탕이 되었을 것이다. 특히 하회별신굿탈놀이와 강릉단오굿놀이는 마을굿으로 행해진 서낭제 탈놀음으로 탈춤의 역사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산대희와 나례희(儺禮戱)가 계속되어 규식지희(規式之戱)·광대소학지희(廣大笑謔之戱)가 발전되었으며, 광대소학지희에서는 탈놀음·인형극·창(唱) 등이 발달했다. 그러나 1634년(인조 12) 도감에서 관장하던 산대극이 공의로 상연되는 일이 폐지되자 산대도감·나례도감에서 녹을 받던 연희자들이 민간의 도움으로 생계를 유지하게 되었다. 이로써 영조 때 광대들에 의해 민간에서 탈놀음이 연행되면서 민중오락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탈춤의 형성분파는 크게 3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다. 첫째, 궁중연희나 산대도감극 계통의 것, 둘째, 농어촌의 향토형 탈놀음, 셋째, 유랑연희집단의 탈놀음 등이다. 현전하는 탈춤은 지역 토착적인 선행예능을 기초로 하여 전문예인의 것과 궁중 연희가 혼융·적층된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고성오광대의 경우 고성 전래의 지신밟기·용왕제를 바탕으로 해서 초계밤마리 장터 대광대패 탈놀이를 수용한 것이다. 향토적 세시풍속과 깊은 관련을 맺으며 탈춤이 전승·발전되어온 점은 들놀음·오광대뿐만 아니라 어느 지역의 탈춤이든 비슷비슷하다.

두레공동체 중심으로 한 농경사회의 탈춤은 18세기 이후 초기 상업자본주의 사회로 이행하면서 도시의 대두와 더불어 도시성향의 탈춤으로 변화되었다. 특히 전문예인집단의 탈놀음이 이를 더욱 부추겼는데, 예를 들면 양주별산대놀이를 형성하는 데 서울 사직골 딱딱이패가 큰 영향을 미쳤음이 증명된다. 탈춤이 성행했던 곳은 대개 상업 중심지이거나 교통 요지, 또는 군사·행정 중심지들이었다.

향촌 중심의 폐쇄적인 탈춤은 도시성향의 개방적인 탈춤으로 이행하면서 새로운 예술 동반자로 상인·아전·몰락양반층이 등장했다. 이들 새로운 탈춤 동반자층은 그들의 생활이념·예술감각에 맞게 내용과 형식에 변화를 주었으며 현실주의 시대감각을 반영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의 민족문화 말살정책으로 탈놀음을 비롯한 민족예술은 자생적인 발전이 차단된 채 소멸 직전에 이르렀다. 이후 민족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1960년대에 이르러 새로이 발굴·복원되었다. 1970년대부터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민속극부흥운동이 일어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면서 탈춤의 역사상 또다른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연희내용

각 지역의 탈춤은 ① 벽사의 의식무, ② 파계승에 대한 풍자, ③ 양반에 대한 모욕, ④ 처첩의 갈등에 의한 가정비극 등이 주요제재이며, 그밖에 축사연상의 축원, 서민생활의 곤궁상 등을 담고 있다. 이러한 제재들은 관념적 허위에 대한 비판, 신분적 특권에 대한 비판, 남성의 횡포에 대한 비판이라는 공통주제로 요약된다. 탈춤에서 이러한 몇가지 제재와 주제는 현실에 대한 민중의 성장된 비판의식이라는 통일성을 지닌다. 바로 이러한 통일성이 서로 다른 주제에 따라 탈춤의 마당[科場]별로 분화되고 다양화되어 나타나고 있다.

벽사의 의식무로는 길놀이·앞놀이·서막고사의 연장선상으로써 주지놀음·상좌춤·오방신장무·사자춤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는 판씻음과 판벌임으로써 무속굿의 청배·청신 거리에 견줄 수 있다. 이는 탈판을 매개로 하여 자연·우주·사람이 땅 위에서 함께 교감하기 위한 통과의례이기도 하다.

파계승에 대한 풍자는 탈춤에서 거의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마당으로, 탈춤에 따라서 파계승마당·양반마당을 그 판놀음을 풀어가는 첫머리에 두기도 한다. 파계승마당은 산대놀이나 해서탈춤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고 다른 지역에서는 없거나 약화되어 있다. 특히 산대놀이의 상좌·옴중·목중 등은 시정 잡배와 같은 세속적인 물욕·음욕에 들뜬 타락상을 보인다. 해서탈춤의 목중은 구나의식과 불교의식이 혼융된 형태인데, 호쾌한 남성적 춤으로 거칠 것 없는 육체해방감을 누린다.

소무로 인한 노장의 파계로 파계승마당은 절정에 이르는데 노장의 내면적 갈등은 관중 모두에게 관념적 형식도덕의 허구를 객관적으로 보게 한다. 관중은 노장의 파계로 성속 갈등의 배반감을 느끼는 한편 성속일여의 속시원한 동류감을 느낀다. 이러한 이중적 모순은 취발이의 공격을 통해 해결되고 관중은 이에서 신명을 얻는다. 노장이나 목중의 파계에 대한 뒷마무리로서 등장하는 연잎·눈끔적이·사자의 춤은 불교 교리의 민중적 회복을 위한 판엮음의 산물로 이해된다.

양반에 대한 모욕은 양반과 대립하는 말뚝이마당을 통해 탈춤마다 핵심적인 대목으로 부각되어 있다. 말뚝이는 초랭이나 이매가 보이는 단순해학에서 벗어나 한결 공격적·비판적인 위화감을 보인다. 현실에 어두운 양반에 맞서 능란한 입씨름으로 양반을 이기는데, 특히 들놀음·오광대에서는 거침 없는 욕설과 가차 없는 질타가 두드러진다. 말뚝이가 봉건적 질서의 한 보루인 대부인마님을 범접했다는 사실을 폭로하자 양반은 크게 낭패한다.

이는 체제 유지의 도덕을 허물어뜨리는 행위로, 이때 관중은 인간보편의 도덕성이 파괴됨에 대한 불안정한 배반감과 함께 봉건적 도덕이 붕괴되는 역사진보의 통쾌감을 맛본다. 이는 말뚝이마당에서 표면적으로 보이는 유희적·성적 본능과는 다른 모습이고, 관중이 느끼는 통쾌감은 탈춤 전편에 흐르는 예축적 현실주의의 산물이자 현실향유이다. 영노마당에서는 영노와 양반이 몸싸움을 벌이는데 이때 관중의 대리만족감은 극대화된다.

처첩간의 갈등에 의한 가정비극을 그린 미얄(할미 광대)마당은 영감을 사이에 두고 본처인 미얄과 첩인 덜머리집(제밀주) 사이에 빚어지는 갈등을 통해 남성의 횡포를 비판하는 내용이다. 이는 사회적으로 구조화된 봉건윤리가 끝판에 다다랐음을 아울러 말해준다. 미얄의 죽음은 죽음과 삶이 다르지 않아 삶의 무기로써 일상적인 죽음이며, 이는 취발이 아들의 출생과 함께 민중적 축전의 도화선이 되어 민중적 신명을 분출시키고 일상화하는 통로가 된다.

양식적 특성

탈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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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춤은 이 주요매체인 독특한 가무극이다.

탈은 사회적 계층을 전형적으로 형상화했고 춤은 몸짓의 율동화를 통해 사실을 전달한다. 재담은 운율이 있는 연극적 약속으로서 유형화되어 있다. 즉 탈춤은 탈·춤·재담을 토대로 유기적 관계가 맺어진 시가악무극의 총연행물이다. 탈춤은 각각 다른 마당이 한데 엮어져 함께 나아가는 옴니버스 형식의 극 구성을 보인다. 이러한 형식은 한 마당 속에서도 나타나며, 각 마루채의 자유로운 선택적 엮음에 따라 극적 내용과 연행의 시공간이 축소되거나 확대되어 열려진 시공간 속에서 공연상황을 즉흥적으로 재구성한다.

탈춤은 놀이꾼과 구경꾼이 함께 판을 짠다. 이는 극적 상황을 토대로 하는 연극과 다른 점이며, 오늘날의 상황극에서처럼 동참 형식을 중시한다. 또 문제상황이 지속적·반복적으로 나타나 문제의 핵심이 계속해서 굴러가면서 현장적 즉흥성과 가변적 창의성을 낳는 데 탈춤의 연행적 특성이 있다. 탈춤은 희극 이전의 소극적 재담놀이, 비극 이전의 멜로드라마적 유희이다. 비속성과 비극성의 희화화에 치우쳐 있으나, 희극도 비극도 없는 희비극의 세계는 그것이 관념의 세계가 아닌 한 현실세계의 인식상 양면을 아우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탈춤은 신명난 살풀이로서 현실에 맞서면서 향유하며, 눈물 어린 웃음과 함께 능청스런 싸움 속에서 친화력을 아우르는 독특한 민중적 미의식이 들어 있다. 또한 주관적 세계인식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스스로를 폭로하는 자기객관화의 과정이 전제되어 있는 전지적 시선을 공유화하는데, 마당판이라는 원형적 연행공간이 이같은 전지적 시선을 가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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