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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시험에 의해 행정관료를 선발하는 이 제도는 과거 2,000년 이상 국가를 안정적으로 유지시켜왔으며, 중국 사회에서 신분상승을 위한 가장 중요한 돌파구 역할을 했다(중국사). 또한 훗날 아시아나 서구의 여러 국가들이 채택한 진보적인 공무원 임용시험제도의 본보기가 되기도 했다(과거).

중국 역사상 최초의 중앙집권적 국가였던 진(秦：BC 221~206)은 거대한 체제를 운용하기 위해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로 이루어진 관리조직을 필요로 했다.

그로 인해 관료를 선발하는 제도가 만들어졌는데 관료의 충원은 주로 지방관리들의 추천에 의해 이루어졌다. 진의 뒤를 이은 한(漢：BC 206~AD 220)도 처음에는 이 제도를 그대로 받아들였지만, BC 124년 무제(武帝)가 집권하자 유가(儒家)의 통치이론에 따라 관리들을 가르치고 그 배운 것을 시험하기 위해 태학(太學)을 세웠다.

수(隋：581~618)는 한의 시험제도를 보다 체계 있게 발전시켜 공식적인 관료의 충원에 이를 이용했다. 또한 지방관리도 지방장관이 아닌 중앙정부가 직접 임명하고 민병(民兵)의 지휘권 역시 중앙정부가 장악한다는 칙령을 만들었다. 당(唐：618~907)은 향교(鄕校)를 설립하여 학자들이 학문을 통해 관직에 오를 수 있게 했다. 당시 고위 관리가 되고 싶은 사람들은 유교 경전에 대한 이해도를 시험하는 진사과(進士科)에 응시해야 했다. 이 과거제도가 점차 관료충원의 주된 방침이 됨에 따라, 당말에 이르러서는 종래 귀족출신의 관료층이 몰락하고 대신 새로 관료가 된 학자출신들이 권력을 잡았다.

이 학자출신의 관료계층이 썼던 말이 만다린(Mandarin)이라는 베이징 관화(官話)였기 때문에, 그들은 서양에 만다린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문관제도는 송대(宋代：960~1279)에 더욱 확장되어 그 절정기에 이르렀다. 재능은 있지만 가난한 사람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나라 전역에 관학(官學)이 설립되었고, 혈연이나 혼인관계가 있는 관리 사이의 업무상 접촉은 금지되었으며, 황실의 친척은 고관이 될 수 없었다.

관료의 승진은 그 상관이나 다른 고관의 추천에 의해서만 가능했으며, 대신 추천자는 그 사람의 행실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했다. 송나라 고위 관직의 대부분은 정기적으로 치러진 진사과에 합격한 사람들에게 주어졌다. 1065년 이후 진사과는 3년마다 1번씩 있었는데, 먼저 향시(鄕試)에 합격해야만 진사과에 응시할 자격이 있었다. 명(明：1368~1644)에 들어와 문관제도가 완성되었으며, 그뒤 청(淸：1644~1911/12)은 명의 제도를 거의 그대로 본받았다.

청대에 관리들은 자신의 출신 지역에서 근무할 수 없었고 3년마다 그 관할지역이 바뀌었다. 시험은 3단계로 나뉘어 시행되었다. 즉 지방의 현(縣) 차원에서 시행된 향시, 예부에서 시행한 성시(省試), 수도 베이징에서 시행된 전시(殿試)가 그것으로, 합격자에게는 각각 수재(秀才)·거인(擧人)·진사(進士)의 칭호를 주었다. 전시에 합격한 진사들만이 고위관직에 오를 수 있었지만, 그전 단계를 통과한 사람들에게도 부역(賦役)과 체벌(體罰)이 면제되고 정부에서 장학금을 주며 상류계급으로의 진입이 허락되는 등 여러 특권이 주어졌다.

시험과정에서 부정을 막기 위해 세심한 조치들이 취해졌으며, 한 지역출신의 전횡을 방지하기 위해 각 지방별로 합격자 수를 일정하게 제한시켰다.

시험 출제 범위는 유교의 4서5경으로 국한되었다. 시험형식은 너무 정형화되어 답안작성 요령도 유명한 팔고문(八股文)의 형식으로 굳어져버렸다. 팔고문이란 주어진 문제에 대해 8개의 제목 밑에 700글자 미만으로 특정한 방식에 따라 서술하는 문장형식이다. 이러한 문장력 시험은 응시자의 경륜과는 아무 관련이 없었고, 내용보다 형식이 더 중시된다는 점 때문에 자주 비판을 받았다.

문관 등용의 제도적 장치였던 과거는 마침내 1905년 청의 근대화 노력의 일환으로 폐지되었으며, 전통적인 문관제도 자체는 1911(또는 1912)년 청의 멸망과 함께 소멸되었다.→ 과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