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발생

고대사회의 원시인들은 자연계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을 포획하기만 해도 필요한 의식의 재료를 충분하게 얻을 수 있었으므로 일정한 장소에 동물을 모아 사육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인구증가와 더불어 더 많은 동물을 포획할 필요성이 생겼고 이러한 필요성을 충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인간은 소·면양 등과 같이 집단으로 이동하는 습성을 가진 동물들을 따라 이동하게 되었다.

그리고 동물들로부터 필요한 생활재료를 얻는 대신 이들 유용동물에게 해악을 가하는 다른 동물들을 격퇴하고 보호하게 됨으로써 가축화가 시작되었다. 야생동물의 가축화는 곧 축산업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인간과 야생동물 간의 원초적 관계가 좀더 진전되어 보다 구체화된 축산업의 한 형태가 유목축산이었는데, 이러한 형태의 축산업은 오늘날에도 몽골·티베트 및 아프리카 북부지방에서 행해지고 있다.

경영방식

축산업의 경영방식은 각 지역의 기후·초지·토지이용·문화 등에 따라 기업적 목축업, 낙농업, 방목, 유목, 혼합농업 등으로 구분된다.

기업적 목축업은 자급자족을 위해 행하는 것이 아니라, 가죽·털·육류 등을 세계시장에 팔기 위해 효율적으로 생산하도록 하는 것이며, 낙농업이나 방목 형태가 대규모로 이루어진다. 낙농업은 현대사회에서 축산업의 가장 대표적인 양식이다. 사료작물을 재배하여 젖소를 기르고 우유를 짜서 버터·치즈 등을 제조하는 것을 뜻하나, 크게는 가공(加工) 부문의 독립과 경영분화로 생긴 착유경영(搾乳經營)·육성경영(育成經營) 등을 포함하여 젖소를 사육하고 경영하는 것을 총칭한다.

낙농업은 기계화가 가장 잘 진행되어 시설에 대한 자본투자가 많으므로 규모도 크다. 특히 미국에서는 가공업과 결합하여 기업적 농업으로 되어 있는 경우도 많다. 일반적으로 토지이용이 조방적인 지역에 전개되므로 지역주민 중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비율이 높다. 대표적인 상업적 낙농업지역으로는 북아메리카의 오대호 연안, 미국 태평양 연안 중부, 영국, 북서유럽, 스칸디나비아 반도, 알프스 지방,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을 들 수 있으며, 유럽에서는 덴마크·네덜란드·스위스 등이 대표적인 낙농국이다.

방목은 가축을 일정한 야외의 목장에서 방사하는 축산양식으로 소·양 등이 주요대상가축이다.

이것은 가축이 야외의 신선한 목초를 먹이로 하며 일광의 혜택을 입고, 충분한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유럽에서도 행해지는 곳이 있으나, 가장 대규모적인 지역은 북아메리카 대평원, 아르헨티나 팜파,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이다. 유목은 정착농경에 거의 의존하지 않고 가축의 무리와 함께 이곳 저곳으로 거주지를 옮겨다니면서 생활하는 방식이다.

유목의 형태는 크게 가옥을 짓지 않으며 농업관행도 없는 순수유목(사하라의 낙타유목민)과 건기에는 이동을 하고 우기에는 정착농경을 하는 반유목(동아프리카의 마사이족)으로 구분된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양·산양·소·말·낙타 등을 초지에 방목했다가 초지가 다 없어지면 또다른 지역으로 이동한다. 따라서 정착 가옥은 없고, 운반이 간단하고 쉽게 세울 수 있는 파오(Pao)나 유르트(Yurt)가 주거로 이용된다.

유목에서의 가축은 질이 좋지 못하며, 그 생산물은 자급자족인 것이 대부분으로 국제상품으로서의 가치는 적다. 아시아의 내륙부인 몽골, 타림 분지, 중앙 아시아, 리비아 등에서 사하라에 이르는 지역이 대표적이며, 시베리아 북부, 알래스카와 캐나다 등지에서도 순록에 의한 유목이 행해진다.

유목과 비슷한 형태로 계절에 따라 또는 정기적으로 가축의 무리를 이동시키는 이목이 있다.

겨울에는 산에서 계곡으로 여름에는 다시 산으로 가축을 몰고 돌아가는 산간지역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혼합농업은 작물재배와 가축사육이 결합된 농업형태이다. 즉 밭에서 식료용 작물인 밀·호밀과 사료용 작물인 보리·연맥·당근·무 등이 재배되며, 가축의 배설물은 그대로 밭의 지력유지(地力維持)를 위해 활용되는 상호관계이다. 미국의 옥수수지대와 유럽의 지중해식 농업지역에서 대표적으로 행해진다.

유럽에서는 오래 전부터 곡초식(穀草式)·삼포식(三圃式) 등의 농업이 행해지다가 삼포식의 휴한지(休閑地)에 사료작물을 재배하면서 혼합농업이 본격적으로 발달했고, 특히 19세기 이후에는 윤재식(輪栽式) 농법으로 변화했다. 낙농업은 본래 산업혁명 이후 혼합농업에서 분화된 것으로 혼합농업은 육류, 낙농업은 우유를 비롯한 낙농제품을 얻기 위한 것이다. 지리학자 D. 휘틀지는 혼합농업을 상업적 혼합농업과 자급적 혼합농업으로 분리하기도 했다.

한국의 축산업

발달과정

부여와 고구려시대에 유목형태의 축산업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한반도 내에 있어서는 이러한 형태의 축산업에 그치지 않고 곧바로 정착농업이 시작되었고, 이들 정착농가에서 필요한 가축을 일정한 장소에 모아 사육함으로써 축산업의 형태가 형성되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축산업이 농업의 중심이었던 서양과는 달리, 한국은 오랜 역사를 두고 곡물생산이 농업의 중심이었기 때문에 축산업은 1960년대 초반까지도 부업축산의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즉 가축은 농가의 경영이나 생활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으며, 경종농업(耕種農業)을 위한 보조수단에 불과했고 전체 농가수입 중에서 축산수입이 차지하는 비중도 15％ 미만이었다.

그러나 1960년대 후반부터 축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국민경제의 급속한 신장은 국민의 식생활에도 변화를 초래하여 곡물에 대한 수요는 점차 감소하고 축산물을 비롯한 동물성 식품에 대한 수요를 급속도로 증가시켰다. 축산물 중에서도 육류와 유류에 대한 수요증대는 세계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급속했다. 이러한 경제적·사회적 여건의 변화는 축산업 전체의 성장을 가속화시켜 축산을 부업으로 하는 농가에서도 농업수입 중 축산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증가했으며, 축산업을 주업으로 하는 전업축산이나 축산을 통한 이윤 추구를 목표로 하는 기업축산 또는 상업축산의 형태가 등장했다.

현재 국내에는 부업축산·전업축산·기업축산 등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축산업이 공존하고 있으나 부업축산은 점차 사라지고 전업 또는 기업형태의 축산업만이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업 또는 기업축산은 규모의 확대와 더불어 특정 축종(畜種)만을 선택하여 집약적으로 생산하는 형태로 세분화·전문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축산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는 각종 축산물의 가공과 이용에 관한 새로운 형태의 산업을 탄생시켰고, 이들 산업과 연관된 새로운 산업의 탄생을 유도하여 다양한 형태의 축산업을 탄생시켰다.

축산정책

한국의 축산정책은 농림부 축산국 산하의 축산정책과·축산경영과·축산물유통과·가축위생과를 중심으로 수립·추진되고 있다.

농축수산물의 수입개방에 대비하여 국내 축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축산농가의 소득을 증대시켜 농촌의 복지를 증진함은 물론 양질의 축산식품을 공급하여 국민 일반의 건강증진에 기여함을 목표로 삼고 있다. 축산정책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축산물 수급 및 가격안정：축산물 공급의 지나친 과부족을 방지하여 시장가격을 안정화시킴으로써 생산자의 지나친 손해와 소비자의 과중한 부담을 막을 수 있는 적정가격의 형성과 유지를 도모한다.

② 축산업의 구조개선：축산구조 개선사업 및 경영개선사업을 지원함으로써 축산기반을 확충하고 축산농가의 소득증대를 유도한다. ③ 축산업의 경쟁력 제고：축산경영진단, 전업양축(專業養畜)에 적정한 규모의 축사 및 분뇨제거시설 모델 개발, 한우고급육 생산, 축산계열화 및 축사시설개선 등을 통하여 축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한다.

④ 유통구조의 개선：축산물 수급 및 가격안정을 도모하고 축산물의 수출기반을 조성하며 합리적인 유통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축산물 생산자와 소비자의 공동이익을 증대시킨다. ⑤ 사료자원 개발과 사료의 수급안정：사료의 품질관리, 초지조성과 관리, 사료작물재배, 부존사료자원의 개발 및 조사료생산, 기계화 단지조성 등을 통하여 사료의 자급률을 높이고 가축생산의 안정적 기반을 구축한다. ⑥ 축산공해방지：식품 중 유해잔류물질 검사, 축산물검사원 교육, 축산물작업장 위생관리, 위생도계(衛生屠鷄) 유통강화, 원유(原乳)의 위생관리 강화 및 축산폐수처리사업 추진 등을 통해 축산공해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환경보호에 기여한다.

전망

농업이 한국 산업의 주종이었고 또한 곡물생산이 농업생산의 중심이었던 과거에도 축산업은 경종농업의 보조수단 또는 농가의 부업으로서 일정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즉 가축은 농경과 농산물의 운반수단으로서, 토지를 윤택하게 만드는 퇴비의 생산원 또는 농한기에 잉여노동력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한 수단으로서 기여한 바가 크다. 그러나 오늘날처럼 농업생산이 전문화·기계화된 상황하에서 축산업은 더이상 주곡농업의 보조수단이나 잉여노동력의 소화수단 또는 토지를 비옥하게 만드는 퇴비생산자로서의 역할만을 수행할 수는 없게 되었다.

그대신 다양한 형태의 고급 동물성 식품의 생산과 보급을 통하여 국민의 건강을 증진하고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으로 각광을 받게 되어 농업생산 중 축산업 생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축산업이 하나의 산업으로서 확실한 위치를 굳히고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미래의 과학이라고 일컬어지는 생물공학과 같은 학문에 의해 개발되는 첨단기술을 과감하게 도입하여 기술상의 혁신을 거듭해야 하며, 축산폐기물에 의한 환경오염이나 파괴 등과 같은 부작용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함은 물론, 국제적 경쟁에서도 이길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