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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호모 하빌리스라는 사람속의 멸종된 인류는 적어도 200만 년 전에 사하라 사막 남쪽 지역에 살다가 사람속의 다른 종이 출현할 때까지 약 50만 년 동안 살았다고 할 수 있다. 1959, 1960년에 최초의 호모 하빌리스 화석이 탄자니아 북부의 올두바이 협곡에서 발견된 이후 더 많은 표본이 발견됨에 따라 그 화석들이 대표하는 인류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다르다는 사실이 1964년 발표되었다.
호모 하빌리스라고 명명된 이유는 이 화석인들의 뇌용적이 더욱 늘어났고, 작은어금니와 큰어금니가 상대적으로 작으며, 손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에 근거를 둔 것이었다. 인간의 진화를 특징짓는 경향이 바로 이들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호모 하빌리스가 남긴 석기 및 조야한 형태의 역기와 날카로운 조각을 통해 초기 인류의 행동양식에 대한 중요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호모 하빌리스는 호모 에렉투스와 그뒤에 나타난 인류의 특질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개요
호모 하빌리스라는 사람속의 멸종된 인류는 적어도 200만 년 전에 사하라 사막 남쪽 지역에 살았다. 1959, 1960년에 최초의 호모 하빌리스 화석(OH 7로 명명됨)이 탄자니아 북부의 올두바이 협곡에서 발견되었다. 이것은 몇 개의 이빨과 1개의 아래턱뼈, 두개골 조각과 일부 손뼈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더 많은 표본이 발견됨에 따라 그 화석들이 대표하는 인류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1964년 이에 대한 공식적인 견해가 발표되었다.
호모 하빌리스라고 명명된 이유는 이 화석인들의 뇌용적이 더욱 늘어났고, 작은어금니와 큰어금니가 상대적으로 작으며, 손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에 근거를 둔 것이었다. 따라서 호모 하빌리스는 호모 에렉투스와 그뒤에 나타난 인류의 특질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화석상의 증거
최초로 발견된 화석(한 청년의 것으로 추정됨) 이외에 올두바이 협곡에서 발견된 다른 화석들도 호모 하빌리스로 분류되었다. 1963년 최초의 발굴지로부터 약간 올라간 곳에서 위턱과 아래턱뼈, 이빨(OH 13)과 함께 두개골이 나왔다. 1개월 뒤에 3번째 두개골(OH 16)이 발견되었으나, 협곡이 물에 잠기면서 소실되었다. 1964년부터는 올두바이 협곡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의 다른 지역에서도 화석이 발견되었다. 큰 흥미를 자아내는 OH 24 두개골은 올두바이에서 발견된 다른 호모 하빌리스 화석들보다 더 완전한 형태로 보존되어 있었다. 이 화석은 뇌의 크기와 이빨의 특성을 제외하고 얼굴의 생김새는 남아프리카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화석과 닮았다.
투르카나 호 동쪽 기슭 근처에 있는 쿠비포라에서 KNM-ER 1470으로 명명된 두개골을 비롯하여 중요한 유골들이 발굴되었다. 이 두개골은 사람속의 두개골과 비슷했으나 얼굴의 골격이 상대적으로 크고 아래쪽이 평평했다. 이 점에서 쿠비포라의 화석 표본 역시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비슷하다. 쿠비포라 지역의 다른 중요한 발굴물로는 KNM-ER 1813과 ER 1805가 있다. 주로 두개골로 이루어진 KNM-ER 1813 화석은 ER 1470보다 작으며 OH 13과 비슷하다. ER 1805 화석은 특이한 점이 몇 군데 있다. 이 두개골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두개골보다 크지만 골즐은 둥근 천장 모양이다. 이 화살촉 모양의 골즐은 서로 맞물려 있으며, 두개골 뒤쪽으로 가로질러 있다(→ 시상릉). 이러한 융기된 부분은 음식 씹는 기능을 하는 근육과 목 근육이 똑같이 발달했음을 나타낸다. 비슷한 특징이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로부스투스에서 나타나지만 사람속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ER 1805의 다른 특징들은 사람속과 비슷하다.
OH 7 화석과 비슷한 아래턱뼈들이 쿠비포라에서 발견되었고, 호모 하빌리스의 것으로 보이는 치아화석이 훨씬 북쪽에 있는 에티오피아 오모 강 유역의 계곡에서 발견되었다. 심하게 부서진 두개골을 포함하여 다른 화석 몇 점이 남아프리카 공화국 스와르트크란스에 있는 동굴에서 발견되었다. 이곳의 호모 하빌리스 화석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로부스투스 화석과 함께 발견되었다. 스테르크폰테인에서도 사람속의 초기 종의 화석이 발견되었다. 1986년 올두바이 협곡에서 이빨이 달린 턱뼈, 두개골 일부, 오른팔뼈 일부와 두 다리뼈 등 가치있는 화석의 발견이 이루어졌다. 1개체의 골격으로만 구성된 이 화석은 OH 62로 명명되었다. 이 두개골은 크게 부서져 있었지만 얼굴의 형상은 초기 사람속과의 유사성을 뚜렷이 나타냈다. OH 62가 매우 작은 사람과 생물이었음을 보여주는 사지뼈 덕분에 이 화석의 발견은 특히 중요하다. 그러나 팔이 다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기 때문에 더 진화한 사람과 생물(hominid)과는 전체적인 몸의 균형이 크게 다르다.
화석인류 | 조사한 화석 표본의 수 | 평균뇌용적 (CC) |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 | 6 | 440 |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로부스투스 | 4 | 519 |
호모 하빌리스 | 4 | 640 |
자바 원인 | 7 | 883 |
베이징 원인 | 5 | 1,043 |
호모 사피엔스 | 7 | 1,450 |
화석의 연대
OH 24를 포함하여 가장 오래된 화석이 약 185만 년 된 바위 바로 아래에서 발견되었다. OH 7이나 OH 62 같은 다른 화석은 그보다 오래되지 않았으며, 가장 오래된 초기 사람속의 화석 OH 13으로서 약 150만 년 전의 것으로 추정된다. 쿠비포라 지역에서 발견된 ER 1470과 다른 호모 하빌리스 표본들은 약 200만 년 전의 것이다. 지표에서 발견된 다른 화석은 이보다 약간 최근의 것이며, 쿠비포라에서 발견된 화석 중에 OH 13보다 오래된 것은 없다. 따라서 동아프리카에서 발견된 화석으로 추측해볼 때, 호모 하빌리스는 사람속의 다른 종이 출현할 때까지 약 50만 년 동안 이 지역에서 살았다고 할 수 있다.
행동상의 추론
호모 하빌리스가 남긴 석기 및 조야한 형태의 역기와 날카로운 조각을 통해 초기 인류의 행동양식에 대한 중요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올두바이 협곡에서는 동물의 화석과 함께 많은 도구들이 발견되었다. 이것들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호모 하빌리스가 동물을 이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일부 동물뼈에 있는 표시는 석기로 새겨진 것이 분명하지만, 이것이 호모 하빌리스가 동물을 사냥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올두바이 협곡의 동물 화석을 분석한 결과 뼈의 표시는 석기에 의한 것이기도 하지만 설치류나 육식 동물의 이빨에 의한 것도 있기 때문에 적어도 이 동물들 중 일부는 사람이 아닌 육식동물에게 죽음을 당한 것이다. 호모 하빌리스는 영양과 같은 몸집이 작은 동물을 사냥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썩은 고기를 먹기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올두바이 협곡이 호모 하빌리스의 본거지였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동물의 뼈가 쌓여 있는 곳에서 인류가 살았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 이 지역이 죽은 동물을 빨리 처리하기에 편리한 곳으로 석기와 여러 가지 재료를 모아두는 곳이었을 수도 있다. 따라서 호모 하빌리스가 어디에서 살았는지, 또 후대의 수렵채집 민족들의 사회조직의 원형이 된 그들의 사회조직이 어떠했는지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사람속의 초기 종이 언어를 습득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도 중요한 문제이다. 일부 해부학자들은 호모 하빌리스의 두개골을 조사한 뒤 올두바이 협곡의 호모 하빌리스가 언어를 사용했다고 믿었으나, 다른 학자들은 이러한 평가에 동의하지 않았다. 위의 견해에 비판적인 학자들은 호모 에렉투스가 제작한 도구를 근거로 이들이 처음으로 상징과 언어를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이론에서 한 가지 문제는 기술적·언어적 행위 사이에 분명한 연결고리가 없다는 점이다. 언어를 사용하지 않던 인류에 의해서 훨씬 더 정교한 도구가 만들어진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현생인류를 특징짓는 언어의 기술이 언제 개발되었는지를 확실히 알 수가 없다.
진화상의 의미
호모 하빌리스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는 해부학적 특징을 달리 하는 인류로서, 인간의 진화를 특징짓는 경향이 바로 이들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중요한 진화상 특질은 뇌용적의 증가이다. 올두바이 협곡과 쿠비포라에서 발견된 일부 화석의 뇌용적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것보다 더 크다. 또한 호모 하빌리스에서부터 이빨이 작아지고, 얼굴 모양에서 특히 코 부분이 변화하는 등 여러 가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호모 하빌리스가 상대적으로 원시적인 플라이오세의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더 발달한 홍적세의 사람속과의 중간에 자리한다는 견해가 일반적이지만 이것도 여러 측면에서 도전을 받고 있다. 호모 하빌리스에 대해서는 아직도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동아프리카에서 발견된 각 화석간의 해부학적 차이는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쿠비포라에서 발견된 ER 1470 같은 일부 새로운 화석을 통해 초기 사람속의 두개골이 비교적 컸을 것이라는 추측이 확실해졌다. 다른 화석들은 호모 하빌리스로 분류하는 데 어려운 점이 많으며, 올두바이 협곡에서 발견된 OH 24와 쿠비포라에서 발견된 ER 1805와 ER 1813에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 이 두개골들은 크기 면에서 훨씬 더 작을 뿐만 아니라 형태면에서도 차이가 난다. OH 24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얼굴 모습은 위에서 언급한 대로 서로 연관이 있으나, ER 1805는 두개골의 융기한 모양이 다른 사람속의 것과 같지 않다. 이 화석들은 성적 이형을 보이는 하나의 집단이기보다는 2개의 분류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위의 화석 표본들을 2개의 집단으로 분류한다는 것은 2개 집단이 모두 사람과 생물의 계통발생과 맞아 떨어져야 함을 의미한다. 뇌용적이 작은 표본들(OH 24를 포함함)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로 분류할 수도 있으나, 이러한 견해에 따르면 뇌용적이 큰 화석들(OH 7과 ER 1470을 포함함)만이 사람속의 초기 진화를 대변하게 된다. 다른 학자들은 초기의 인간 집단은 기존의 견해와는 달리 매우 다양했으며, 뇌용적에 관계없이 두 집단이 모두 사람속에 속한다고 주장한다. 이 견해에 따르면 두 종은 150만~200만 년 전에 공존했지만, 이중 한 종만이 호모 에렉투스의 직계조상이 된다. 즉 뇌용적이 큰 집단은 계속 진화한 반면에 뇌용적이 작은 집단은 소멸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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