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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2년(선조 25) 4월 일본군의 부산포 침략으로 개시된 전쟁에서 조선관군은 20여 일 만에 서울까지 함락당했다.
패퇴하는 관군을 대신하여 지방의 사림(士林) 가운데 명망있는 자들이 창의(倡義)하여 문하(門下)·종유인(從游人) 등의 호응을 얻은 다음, 그들이 다시 각기 노복(奴僕)이나 거주지의 향민(鄕民)들을 동원하여 일본군과 싸우는 의병들이 곳곳에서 조직되었다(사림파). 의병이 강력한 전력을 보유했던 것은 서원(書院)을 중심으로 한 학연(學緣)·지연(地緣)이 가장 크게 작용하면서 근왕정신(勤王精神)으로 무장된 사림유학자들과, 동족·향촌 방위의식으로 결속된 양인농민들과 노비 등이 '섬오랑캐'인 일본의 침략에 대한 격렬한 민족적 적개심으로 쉽게 결합된 것이 주된 이유였다.
전쟁중 의병이 가장 먼저 일어난 지역은 일본군이 제일 먼저 침입한 경상도로, 선봉장은 의령(宜寧)의 곽재우(郭再祐)였다. 곽재우 의병은 조식(曺植)의 문인인 경상도의 북인(北人)들과 농민·하급관리·노비 등으로 구성되었는데, 낙동강을 오르내리며 승전을 거듭하여 의령·삼가(三嘉)·합천(陜川)·현풍(玄風) 등을 수복했고, '홍의장군'의 별칭을 얻었다. 역시 북인들인 합천의 정인홍(鄭仁弘), 고령(高靈)의 김면(金沔) 등도 문인 및 향민들로 의병부대를 조직하여 경상우도 지역의 전투에서 승리했고, 영천의 권응수(權應銖)는 관군과 협동작전을 전개하여 영천을 수복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했다.
전라도는 백인걸(白仁傑)의 문인인 담양(潭陽)의 고경명(高敬命)·유팽로(柳彭老)·고종후(高從厚) 등이 의병을 조직하고, 그해 7월 금산(錦山)에서 고바야가와[小早川隆景] 부대와 처절한 격전을 벌여 고경명 이하 대다수의 의병들이 전사했으나 일본군이 호남으로 침입하는 것을 저지했다. 충청도에서는 서인인 조헌(趙憲)과 승려 영규(靈圭) 등이 부대를 조직하여 청주를 수복한 데 이어 8월 금산에서 일본군과 치열한 접전을 벌여 700여 명이 전사했으나, 호서지역에 침입했던 일본군에 막대한 타격을 가했다.
경기도에서는 홍계남(洪季男)·우성전(禹性傳) 등이 활약했고, 황해도에서는 전(前) 연안부사 이정암이 부대를 조직한 뒤 강화의 김천일(金千鎰) 부대 등과 연합하여 연안방어전투에서 승리했다. 평안도에서는 승려 휴정(休靜:서산대사)이 묘향산에서 전국각지의 승려에게 격문을 보내어 일본군에 맞서 싸울 것을 호소하고, 승병부대를 조직해 평양성 수복전투에 공을 세웠으며, 충청도의 영규, 강원도의 유정(惟政:사명대사), 전라도의 처영(處英) 등도 의승군을 조직하여 호응했다.
함경도에서는 북평사 정문부(鄭文孚) 등이 부대를 조직하여 경성·단천·길주를 수복했다. 그외에도 김덕령(金德齡)·최경회(崔慶會)·유종개(柳宗介)·이대기(李大期)·손인갑(孫仁甲)·조종도(趙宗道)·변사정(邊士貞) 부대 등이 전국 각지에서 활약하여 1593년 1월 전국의 의병 수는 2만 2,600명에 달했다. 특히 당시 일본군은 중도·좌도·우도의 간선도로를 따라 급진격했기 때문에 후방에는 요지에만 수비군이 주둔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나머지 지역은 의병들의 근거지가 되었고, 이들은 민들의 지지와 지형을 이용한 유격전으로 계속 일본군을 괴롭힐 수 있었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정부가 군비와 경제적 안정을 위해 삼수미세(三手米稅)의 제정과 둔전경작을 통해 농민에 대한 징세를 강화하자, 의병으로 참전했던 많은 민들은 삼남지역을 중심으로 폭동을 일으켰고, 마침내 의병모집을 명목으로 무장력을 확보한 송유진(宋儒眞)·이몽학(李夢鶴)의 난 등이 일어났다(송유진의 난). 정부는 각 도의 의병을 통제하기 위해 김덕령을 선전관으로 임명하여 의병부대들을 통솔하게 했으나, 명목에 지나지 않았고 오히려 김덕령을 이몽학의 난에 가담했다 하여 옥사시키자, 정부에 대한 민들의 신뢰는 더욱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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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임진왜란 때의 의병 – 다음백과,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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