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요약 이탈리아 에트루리아(지금의 토스카나)에 살았던 고대 에트루리아인이 사용한 언어.
에트루리아인은 일찍이 로마인의 이웃 민족이었다. 에트루리아어는 인도유럽어족에 속하지 않는 듯하나 인도유럽어족에서 확실히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 언어는 오늘날 주로 BC 7세기부터 그리스도교 시대 초기까지 만들어진 비문을 통해 알려져 있다. 1만 개가량의 이 비문들은 대부분 짧고 똑같은 문장이 되풀이되는 묘비명이거나 신에게 바쳐진 제문들이다. 그러나 이례적으로 긴 비문도 다양한 지역에서 발견되었다. 한 예로 이집트에서 여러 조각으로 잘라 미라를 둘둘 감는 데 사용한 아마로 된 두루마리에는 281행이나 되는 긴 글이 씌어 있다. 또다른 예로 이탈리아 피아첸차에서 발견된 청동제 간 모형이 있는데, 이것은 점술을 가르치기 위해 사용한 형상으로서 에트루리아인의 소우주를 상징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여기에는 45개의 낱말이 새겨져 있다.
에트루리아어로 된 자료를 해독하려는 시도는 수없이 이루어졌고, 일부는 해독에 성공했다고 주장하지만, 아직도 이 기록들의 번역은 불가능한 형편이다. 그러나 일부 낱말의 문법적 범주는 확실히 밝혀졌고, 그보다 적은 수의 낱말의 뜻도 밝혀졌다.
이탈리아에서 살았다는 사실 이외에는 에트루리아인에 대해 확실히 알려진 것은 없지만, 모든 증거로 미루어볼 때 에트루리아인은 이탈리아어계는 아니지만 지중해에 뿌리를 둔 민족임에는 틀림없다. 따라서 그들의 언어가 지중해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의 언어와 발생학적으로 연관이 있었을 가능성은 없다. 즉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써나가는 에트루리아 문자의 자모는 아마도 그리스 문자 가운데 하나에서 유래했을 것이다. 이 문자가 어디에서 유래했는가를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데 각 기호의 음가를 어느 정도 정확하게 규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낱말에 나오는 모든 모음을 서로 비슷하거나 똑같이 만드는 경향은 에트루리아 문자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그리스어 'Klutaimēstra'를 에트루리아 문자로 직접 음역하면 'cluthemestha'가 되겠지만, 실제로는 'cluthumustha' 또는 'clutmsta'로 표기한다. 그리스어의 'Alexandros'는 'elchsntre'로 표기하는데, 'elchsntre'는 극단적인 예지만 이처럼 자음군(群)이 나오는 경우는 에트루리아 철자법에서는 그렇게 보기 드문 것이 아니다.
이렇게 표기되는 낱말들 때문에 일부 학자들은 과거에는 실제 발음과 동떨어진 경제적인 철자법이 사용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하게 되었다. 초기 에트루리아어는 낱말을 나누거나 구두점을 사용하지 않았다. BC 6세기경에 3, 4개, 또는 2개의 점을 수직으로 찍는 구두법이 도입되어, 낱말의 경계를 표시하거나 음절과 생략을 나타내기도 했다.
에트루리아인에 대한 신비는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왜 그들이 비문이나 의식용 제문 이외에 자신들의 위대한 문명에 대한 기록을 전혀 남기지 않았는가, 그리고 에트루리아인을 잘 알고 있었던 로마인들이 왜 에트루리아 문학이나 언어에 대해 후세에게 거의 아무 것도 전달하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 큰 의문이다. 로마의 일부 가문은 에트루리아인의 번영기가 끝난 뒤에도 오랫동안 에트루리아어를 말하거나, 적어도 에트루리아 문헌을 보존하고 있었을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