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미국 최초의 단편소설 작가'로 불리며, 문학적으로 가장 성공한 작품은 〈스케치 북 The Sketch Book of Geoffery Crayon, Great〉이다.

엄격한 장로교도인 아버지와 자애로운 성공회 신자인 어머니 사이의 11자녀 중 막내로 태어난 어빙은 허약했으나 여유있는 분위기 속에서 사랑을 독차지하며 자랐다.

어빙은 아버지가 형들에게 요구한 대학진학의 의무를 면제받았으나, 조시아의 오그던 호프먼의 사무실에서 주기적으로 법률을 공부했다. 호프먼의 아름다운 딸 마틸다는 그의 첫사랑의 연인이었다. 1802~03년 피터 어빙이 발행하는 신문 〈모닝 크로니클 Morning Chronicle〉에 조너선 올드스타일이라는 필명으로 기발한 풍자문을 썼다. 허드슨 강을 따라 여러 차례 여행했으며, 요양차 캐나다에도 가고, 1804~06년에는 유럽을 두루 여행했다. 여행에서 돌아온 뒤 1806년말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여 법조계로 나갔다. 그러나 1807~08년 그는 변호사 일보다 형 윌리엄과 제임스 K. 폴딩과 함께 〈잡문 Salmagundi〉이라는 제목의 평론 20편을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일에 더 열중했다.

당대 사회의 과도기적 측면을 주로 다룬 이 평론들은 사회환경에 대한 지표로서 중요성을 지닌다.

〈뉴욕의 역사 History of New York…… by Diedrich Knickerbocker〉(1809)는 뉴욕의 네덜란드인 정권에 대한 해학적 역사서로서, 창세기부터 당대까지의 세계를 짐짓 현학적으로 설명한 서문이 붙어 있다. 1809년 4월 마틸다 호프먼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슬픔에 잠겨 한때 이 책의 집필을 중단하기도 했다.

1811년 워싱턴 D. C. 라는 더 넓고 새로운 곳으로 무대를 옮겨 어빙 형제들이 차린 기계설비 수입회사의 로비스트로 나섰으나, 몇 년 동안 그의 삶은 목적없이 떠도는 듯했다. 미국판 토머스 캠벨의 시집을 준비했고, 〈애널렉틱 매거진 Analectic Magazine〉을 편집했으며, 1812년 전쟁중에는 참모 대령의 직책을 맡았다. 1815년 형들의 회사 이권을 도모하기 위해 리버풀에 갔으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파산했다. 런던에서의 문학적 교제는 나름대로 결실을 맺어, 월터 스콧 경으로부터 다시 글을 써보라는 격려를 받았다.

그결과 나온 작품이 풍자와 기이한 착상, 사실과 허구, 구세계와 신세계가 혼합된 〈스케치 북〉(1819~20)이다. 여기에 실린 30여 편의 글 가운데 근대 단편소설의 효시로 불리는 〈슬리피 할로의 전설 The Legend of Sleepy Hollow〉·〈립 밴 윙클 Rip Van Winkle〉·〈유령신랑 The Spectre Bridegroom〉 등이 있다.

이 책이 대성공을 거두자 어빙은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겠다는 자신을 얻었다. 1822년 〈스케치 북〉의 속편인 〈브레이스브리지 홀 Bracebridge Hall〉을 발표했다. 독일·오스트리아·프랑스·스페인·영국을 여행하고 그뒤 미국 각지를 돌아보았다.

1826년초 그는 알렉산더 H. 에버릿의 초청을 받아들여 스페인 주재 미국 공사관의 일원이 되었다.

그곳에서 〈콜럼버스 Columbus〉(1828)·〈콜럼버스의 일행들 The Companions of Columbus〉(1831)을 썼으며, 무어인의 전설에 매료되어 〈그라나다의 정복 Conquest of Granada〉(1829), 〈스케치 북〉의 스페인판이라 할 수 있는 〈알람브라 궁전 The Alhambra〉(1832)을 썼다. 17년의 외국생활을 마치고 1832년 뉴욕으로 돌아온 어빙은 환대를 받았다. 서부를 여행한 뒤 〈대평원 여행 A Tour of the Prairies〉(1835)·〈애스토리어 Astoria〉(1836)·〈보너빌 대위의 모험 The Adventures of Captain Bonneville〉(1837)을 잇따라 발표했다.

스페인 주재 공사로 지낸 4년간을 제외하고는 여생을 줄곧 허드슨 강변 태리타운에 있는 자택 '서니사이드'에서 집필에 몰두하며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