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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글로색슨 예술은 9세기 덴마크인들이 영국을 침략하기 전과 후에 따라 뚜렷이 두 기간으로 구분할 수 있다.

9세기 이전에 사본 채식은 영국의 주요한 예술 형태였고 그 유파가 있었다.

하나는 캔터베리에 다소 국한된 유파로서 남부 영국을 그리스도교로 개종시키기 시작한 로마 선교사들의 영향을 받아 작품을 생산해냈으며 8세기 내내 고전적인 전통양식 안에서 찾은 모형에 충실했고, 다른 하나는 좀더 널리 영향력을 미친 노섬브리아에서 번성한 유파였다. 북부 영국에서는 7세기에 린디스판 섬과 노섬브리아의 위어머스·재로 등지에 주로 아일랜드 수도원 계통의 확장 시설로서 수도원이 설립되면서 학문이 부활하고, 사본 채식이 활기를 띠게 되었다.

아일랜드의 수도사들은 특히 밝은 채색과 동물형태를 본떠 서로 얽히게 만든 무늬가 특징인 토착 앵글로색슨족의 금속세공품에 전통적으로 써왔던 추상적 장식 무늬를 고대 켈트족의 전통적인 장식 무늬(소용돌이무늬, 나선형무늬, 펠타[작은 방패]로 알려진 2중곡선무늬)와 결합하여 사용했다. 그리고 남부 영국으로부터 지중해 예술의 영향을 받아들여 사람의 형상을 표현했다. 그러나 히베르노색슨족의 예술은 기본적으로 사실적인 표현보다는 기하학적인 무늬에 더 관심을 나타냈고 단순한 영역의 색채를 사랑하며 복잡하게 얽힌 무늬로 장식하는 등 이교도 예술의 특징이 남아 있었다.

이 모든 특징들은 〈린디스판의 복음서 Lindisfarne Gospels〉(8세기초)·〈더로의 책 Book of Durrow〉(7세기)·〈켈스서 Book of Kells〉(800경) 등 히베르노색슨 유파가 제작한 위대한 사본에 나타난다.

마침내 대륙에 수입된 아일랜드색슨 양식은 프랑스 카롤링거 왕조의 예술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수도원제도, 카롤링거 왕조 미술).

데인인들의 침략은 히베르노색슨족의 예술을 무참히 짓밟았는데, 그 영향은 수도원이 부활되고 건축에 대한 관심이 커진 10세기 중반까지 계속되었다. 당시의 건축은 그 시대의 기록과 유적의 발굴을 통해 어느 정도 추측할 수 있다. 많은 초기 석조교회들이 외국 석공들에게 의존했던 것 같으며 주로 수도원에 부속된 아주 작은 교회들로 이루어진 앵글로색슨족의 건물은 계속적으로 대륙 양식의 영향을 크게 입었다.

11세기에 이르러 대륙의 건축, 특히 노르만 프랑스 건축과의 유대는 매우 깊었다. 예를 들어 참회왕 에드워드의 로마네스크식 웨스트민스터 사원(1045경~50 착공, 1245년 지금의 고딕 교회로 대체)은 중앙탑과 서쪽에 2개의 탑이 서 있는 십자형 평면이 프랑스 모델과 비슷했다. 그러나 건축물에 목재를 자주 사용하고, 교회당 동쪽이 제단 뒤에 반원형으로 튀어나온 거의 보편적인 앱스[後陣] 대신 영국 고딕식 교회건축물에 부활된 특징인 4각형으로 끝나 있는 점 및 몇 가지 독특한 석조건축기법 등이 앵글로색슨 건축물의 고유한 특성이다.

수도원이 부활되자 방대한 양의 책이 출판되었으며 10세기 후반기에는 이른바 윈체스터파 사본 채식이 개화하기에 이르렀다.

새로운 양식은 카롤링거 예술의 고전적 자연주의에 기반을 두었으나 매우 개성적이고 활기에 넘쳐 있으며, 특히 힘차고 표현주의적인 선이 특징이었다. 회화와 드로잉의 걸작들이 남아 있는데, 예를 들면 10세기 윈체스터에서 만든 〈성 에셀월드의 축복〉, 1000년경 캔터베리에서 시작된 위트레흐트 시편서 사본 1권이 있다. 윈체스터 양식은 노르만 예술이 1066년의 영국 정복 이후에 영국의 사본 채식가들에게 상당히 수용될 정도로 프랑스의 사본 채식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